제12회 하우스토크 | 이경숙(Piano)
  • 등록일2015.03.07
  • 작성자관리자
  • 조회2687





제12회 하우스토크



일시: 2015년 3월 4일(수) 7시 30분 

출연: 이경숙(Piano)






6.25전쟁 그리고 1.4후퇴 후 부산으로 피난길에 올라 외국인 선교사가 남기고 간 피아노를 장난감 삼아 치는 행운을 가진 명랑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가진 악보는 피아노 명곡집(상/하)이 전부지만 ‘소녀의 기도’, ‘꽃 노래’, ‘은파’ 등을 멋드러지게 연주하면 동네 오빠들이 냄비국수와 호떡으로 보답해주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이경숙은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쳐서 돈 벌었어요”라며 힘겨웠던 옛 시절을 ‘명랑’하게 회고했습니다.



ABC도 모른 채 예쁜 원피스를 차려 입고 볶은 머리로 미국행 비행기를 탄 소녀는 호적과 다른 생일, 이북에 끌려가신 아버지 때문에 스파이라는 오해까지 받으며 철저한 감시하에 미국땅을 밟습니다. 제대로 듣고 배우지 못했기에 건반을 부수듯 치는 소녀를 보고 미국에서 만난 선생님은 도저히 가르칠 수 없다며 선뜻 받아주지 않았고 가지고 있는 소중한 악보도 형편 없는 악보라고 핀잔을 들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이경숙은 당시를 회상하며 어릴 때 잘 못 배웠기 때문에 배우는 과정이 신기했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지루한 적이 없었다며 현재 활동하는 젊은 연주자들이 금방 습득할 수 있는 환경에 있지만 천천히 성장하고 더 오래 노년의 나이가 되기까지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했습니다.



"피아노가 좋으니까 계속 하는 거고.. 저는 피아노를 정말 좋아해요. 살면서 몇 번 힘들 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저를 일으켜준 게 피아노고 음악이고,, 힘들다 하기 싫다라고 해봤지만 피아노는 저와 함께 쭉 살아왔고, 제가 앞으로 얼마나 더 피아노와 지낼지는 모르겠지만 끝날 때가지 같이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추측이고 그렇게 되길 바래요.”



오는 3월9일 드디어 처음으로 하우스콘서트를 찾는 피아니스트 이경숙. 베토벤의 ‘비창’, ‘월광’, ‘열정’에 대해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20대에게서 찾아볼 수 있을법한 빛나는 눈빛을 보여줬습니다.



“저도 그 동안 실패를 많이 해서 이번에는 제대로 쳤으면 좋겠고, 최선은 다하고 있어요. 연습은 많이 못하고 눈이 안 좋아서 밤에는 선글라스 끼고 연습해요. 연습량이 부족해서 불안한데, 곡들이 이걸 커버 해주는 것 같아요.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요. ‘월광’은 왜 그렇게 썼는지,, 울적한 느낌 없이는 연습이 안돼요. 우리나이 되면 잘 울거든요. 어떤 날은 이상하게 그냥 연습을 못하겠어요. 빠져들면 월광 소나타 1악장을 쭉 못 치겠어요. 그런 곡들이니까 내가 못 쳐도 다 좋아할 것 같아요. ‘열정’은 왜 그렇게 어려운지 치면 칠수록 어렵고, 그래서 자꾸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뭐 제가 만족을 하면 또 하겠어요? 만족하면 끝나겠는데, 만족 한번 해보면 소원이 없겠는데 안돼요.”



토크 중간에 연주한 쇼팽의 즉흥환상곡과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은 그 시절 그 소녀의 연주를 보는 듯 70대의 연배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명랑한 소녀의 연주였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