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 동행 review
- 등록일201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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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우스콘서트는 2013년, 인천문화재단과 함께 인천 지역의 신진예술가를 선발하고 공연무대를 마련하는 작업을 함께했습니다. 2013년 여름에 선발된 4명의 연주자들과 11월 공연을 마쳤고, 2014년에도 지속적으로 공연무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아래 글은 첫 시도였던 2013년의 공연을 마치고 인천문화재단이 발간하는 격월간지에 기고된 리뷰입니다.

인천문화재단 발간 격월간 문화비평지 <플랫폼> 43호 기고
동행의 첫 걸음
4회에 걸쳐 진행된 ‘동행’의 마지막 공연이 끝났을 때, 무대 위에서 할머니 손을 잡고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꼬마가 있었다. 4살쯤 되었을까, 눈썹 위로 가지런히 정리된 앞머리를 찰랑이는 너무나 작은 이 아이. 공연을 보러 가야 한다는 손주의 동동거림에 이끌려 나온 할머니는 오늘까지 4번의 공연에 모두 다 참석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 무대가 마지막임을 너무나 아쉬워하는 꼬마를 달래며 다시 집으로 향했다. 4살배기 아이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이 공연은 무엇이었을까?
관객, 무대 위에 앉다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 있는 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천문화재단 신진음악가 지원사업의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지난 8월, 두 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4명의 연주자들이 최종 선발되었고, 이들은 11월 매주 일요일마다 송도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볼에서 독주회를 통해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신진음악가들의 무대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 컨셉트를 만나 더욱 빛났으며, 매 회 많은 관객들과 뜨거운 11월을 보냈다.
공연이 열린 송도 트라이볼은 볼(bowl) 형태의 3개의 구조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우주비행선에 탑승하는 것 같은 느낌의 독특한 외관을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나무재질로 만들어진 바닥이 펼쳐지고, 플로어를 따라 걸으면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멋진 나타난다. 그런데...... 관객들은 무대를 반원으로 둘러싸고 있는 객석이 아닌 무대 위에 앉아 있다. 방석을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은 관객들로 가득 채워진 무대는 마치 사랑방에 방문한 것 같은 기분을 안겨준다. 안내에 따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리를 찾기도 하고, 습관처럼 객석에 앉아 있다 겸연쩍은 표정으로 무대로 내려와 앉기도 하고, 새로운 관람 경험에 한껏 들떠 있기도 한 많은 관객들의 표정 속에 공연은 시작되었다. 연주자도 관객도 무대라는 하나의 공간을 공유하는 것, 이것이 바로 ‘하우스콘서트 형식’의 공연이다.
인천문화재단의 신진음악가로 선발된 연주자 4인의 공연은 모두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졌다. 관객이 무대에 앉음으로써 훨씬 가까워진 연주자와의 물리적 거리는 심리적인 거리마저 좁혀주어 연주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관객들은 연주자들이 연주 중간중간 호흡을 고르는 소리, 세세한 표정의 변화,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까지 모두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음악이 클라이막스에 다다를 때면 그들의 팽팽한 긴장감이 직접적으로 느껴졌고, 곡을 마칠 때마다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음 곡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연주자들의 해설은 때로는 조금은 어색한 듯하면서도 풋풋하게 다가왔다. 휴식 없이 진행된 1시간 동안 관객들은 웃어야 할 때, 박수로 격려를 보내주어야 할 때, 자연스레 환호가 터져나올 때 등 매 순간 적극적인 감정표현으로 공연을 함께 만들어 나갔으며,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진 사인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연주자와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하우스콘서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간에 함께 한 모든 이들의 마음의 경계를 허물어주었다.
무대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장면은 간혹 연극 무대나 서양 클래식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것이지만, ‘하우스콘서트 형식’이 차별화 되는 것은 관객들이 의자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버린 공간에서 ‘의자’라는 장치적인 요소마저 배제한 상태는 연주자와 관객 모두에게 가장 순수하고 정겨운 형태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형태가 마치 TV를 보는 것과 같은 3인칭 관찰자적 시각을 제공한다면, 무대 위에서 아무런 인위적인 요소 없이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1인칭 주인공으로서의 시각을 제공하기에 관객들에게 공연을 보는 행위는 ‘관람’이 아닌 ‘참여’의 의미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주 어린 아이들조차도 공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새로운 형식의 공연에 갈증을 느껴 온 관객들로 무대는 가득 채워졌고, 이들은 앞으로 활발히 커리어를 쌓아나갈 인천 출신의 연주자들을 가장 먼저 만나는 검증인이 되었다. 4살배기 꼬마부터 희끗희끗한 머리의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새로운 관객들로부터 받는 격려는 4명의 신진음악가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리라.
설레임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무대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인천문화재단 신진음악가들의 공연 ‘동행’은 연주자 4명의 무대로 진행되었다. ‘동행’의 첫 문을 연 연주자는 첼리스트 이성빈. 이성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에 재학 중으로, 학생다운 특유의 풋풋함으로 무대를 이끌어나갔다. 평소 서왔던 무대보다 관객들이 너무 가까이 앉아 있어 떨린다고 고백하며 한 곡씩 이어나간 이성빈의 무대는 20대의 순진무구한 청년의 미래를 마음으로 응원하게 했다.
피아니스트 정재원은 무대를 완전히 장악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국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공연에 임하는 자신감이 돋보였다. 슈베르트가 말년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낭독 하는 등 관객들에게 아카데믹하면서도 난해하지 않은 설명을 곁들였는데, 곡목 이해를 돕는데 있어서도 여유가 느껴져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주었다. 이날 공연에는 유독 어린이 관객들이 눈에 띄었는데, 연주곡이 각각 다소 긴 호흡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몰입하여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미 인천의 다양한 무대를 통해 잘 알려진 바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태선이는 피아니스트와의 안정된 호흡을 자랑하며 시원시원한 보잉(bowing)으로 대담한 연주를 선보였다. 자신의 화려한 음색에 맞는 멘델스존 소나타와 더불어 관객들의 귀에 익숙한 곡을 적절히 배치한 완급조절이 그녀의 외모 만큼이나 돋보였다.
무대 아래 계단에서부터 노래하며 등장한 바리톤 안갑성은 시작부터 많은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피아노, 타악기, 기타의 이색 편성으로 오페라와 오페레타의 발췌곡, 한국가곡과 뮤지컬까지 다양한 색깔의 프로그램을 소화한 그는 각 곡목마다 적절한 연기를 곁들이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당당하게, 각양각색의 무대를 선사한 그는 관객들에게 안갑성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우스콘서트는 기성연주자들에게도 가장 긴장되는 무대이다. 관객과 연주자가 직접적으로 만나듯, 음악 역시 가장 날 것의 형태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연습량, 그날의 컨디션, 연주자 고유의 음악성 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와 같은 무대는 신진음악가들에게 있어서는 선발된 자로서의 영광스러운 자리이기도 하지만, 또 한 번 시험의 장이기도 하다. 이 무대를 통해 네 명의 신진음악가들은 불과 2-3m 거리에서 자신에게 오롯이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관객들을 마주하며, 설레면서도 떨리는 감정이 교차했을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뒤로하며, 각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이유를 얻었을 것이다.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대
신진음악가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대부분 금액적 지원이나 단발성 공연에 그칠 뿐 지속적인 지원을 위한 플랫폼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천문화재단 신진음악가 지원사업은 타 지역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써, 공연 무대 마련을 통한 지속적인 지원이라는 명확한 목표아래 구체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점이 이번 본 지원사업의 성공 요소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오디션은 출신 학교와 수상실적 등을 완전히 배제한 채로 철저히 연주실력만으로 연주자들을 선발했으며, 선발 과정(심사위원 인천시향 부지휘자 이경구, 작곡가 박창수, 작곡가 류재준)부터 작곡가 박창수 씨가 12년째 운영하고 있는 더하우스콘서트와 협력하여 전문성을 높였다. 또한 전국문화예술회관에서 연간 260여 회의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더하우스콘서트의 공연 모델을 지원 사업에 접목시켜, 선발된 연주자들의 공연을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는 독특한 컨셉트를 시도했다. 이는 연주자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 자리였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많은 연주회에서 지인들로 객석을 채워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해내고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컨디션을 만들었다. 재단에서 직접 지원하는 두 차례의 공연 이후에는 하우스콘서트의 전국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연주력으로 평가 받고 더 많은 무대기회를 확대시킬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멀고 먼 예술의 길을 걸어나가야 할 음악가들에게는 연주할 수 있는 무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관객들이 기다리는 무대, 새로운 관객을 만날 수 있는 무대를 갈망한다. 특히 예술이라는 마라톤의 출발선상에 서 있는 신진음악가들에게는 지속적인 연주기회야말로 부지런히 달려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에, 이들이 걸어야 할 고된 길에 함께하며 지원하겠다고 나선 인천문화재단의 적극적인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인천의 새로운 시도가 음악가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지원이 널리 퍼지는 바이러스가 되기를 소망한다.
글: 강선애(더하우스콘서트 수석매니저)



인천문화재단 발간 격월간 문화비평지 <플랫폼> 43호 기고
동행의 첫 걸음
4회에 걸쳐 진행된 ‘동행’의 마지막 공연이 끝났을 때, 무대 위에서 할머니 손을 잡고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꼬마가 있었다. 4살쯤 되었을까, 눈썹 위로 가지런히 정리된 앞머리를 찰랑이는 너무나 작은 이 아이. 공연을 보러 가야 한다는 손주의 동동거림에 이끌려 나온 할머니는 오늘까지 4번의 공연에 모두 다 참석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 무대가 마지막임을 너무나 아쉬워하는 꼬마를 달래며 다시 집으로 향했다. 4살배기 아이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이 공연은 무엇이었을까?
관객, 무대 위에 앉다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 있는 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천문화재단 신진음악가 지원사업의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지난 8월, 두 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4명의 연주자들이 최종 선발되었고, 이들은 11월 매주 일요일마다 송도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볼에서 독주회를 통해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신진음악가들의 무대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 컨셉트를 만나 더욱 빛났으며, 매 회 많은 관객들과 뜨거운 11월을 보냈다.
공연이 열린 송도 트라이볼은 볼(bowl) 형태의 3개의 구조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우주비행선에 탑승하는 것 같은 느낌의 독특한 외관을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나무재질로 만들어진 바닥이 펼쳐지고, 플로어를 따라 걸으면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멋진 나타난다. 그런데...... 관객들은 무대를 반원으로 둘러싸고 있는 객석이 아닌 무대 위에 앉아 있다. 방석을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은 관객들로 가득 채워진 무대는 마치 사랑방에 방문한 것 같은 기분을 안겨준다. 안내에 따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리를 찾기도 하고, 습관처럼 객석에 앉아 있다 겸연쩍은 표정으로 무대로 내려와 앉기도 하고, 새로운 관람 경험에 한껏 들떠 있기도 한 많은 관객들의 표정 속에 공연은 시작되었다. 연주자도 관객도 무대라는 하나의 공간을 공유하는 것, 이것이 바로 ‘하우스콘서트 형식’의 공연이다.
인천문화재단의 신진음악가로 선발된 연주자 4인의 공연은 모두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졌다. 관객이 무대에 앉음으로써 훨씬 가까워진 연주자와의 물리적 거리는 심리적인 거리마저 좁혀주어 연주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관객들은 연주자들이 연주 중간중간 호흡을 고르는 소리, 세세한 표정의 변화,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까지 모두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음악이 클라이막스에 다다를 때면 그들의 팽팽한 긴장감이 직접적으로 느껴졌고, 곡을 마칠 때마다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음 곡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연주자들의 해설은 때로는 조금은 어색한 듯하면서도 풋풋하게 다가왔다. 휴식 없이 진행된 1시간 동안 관객들은 웃어야 할 때, 박수로 격려를 보내주어야 할 때, 자연스레 환호가 터져나올 때 등 매 순간 적극적인 감정표현으로 공연을 함께 만들어 나갔으며,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진 사인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연주자와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하우스콘서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간에 함께 한 모든 이들의 마음의 경계를 허물어주었다.
무대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장면은 간혹 연극 무대나 서양 클래식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것이지만, ‘하우스콘서트 형식’이 차별화 되는 것은 관객들이 의자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버린 공간에서 ‘의자’라는 장치적인 요소마저 배제한 상태는 연주자와 관객 모두에게 가장 순수하고 정겨운 형태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형태가 마치 TV를 보는 것과 같은 3인칭 관찰자적 시각을 제공한다면, 무대 위에서 아무런 인위적인 요소 없이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1인칭 주인공으로서의 시각을 제공하기에 관객들에게 공연을 보는 행위는 ‘관람’이 아닌 ‘참여’의 의미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주 어린 아이들조차도 공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새로운 형식의 공연에 갈증을 느껴 온 관객들로 무대는 가득 채워졌고, 이들은 앞으로 활발히 커리어를 쌓아나갈 인천 출신의 연주자들을 가장 먼저 만나는 검증인이 되었다. 4살배기 꼬마부터 희끗희끗한 머리의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새로운 관객들로부터 받는 격려는 4명의 신진음악가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리라.
설레임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무대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인천문화재단 신진음악가들의 공연 ‘동행’은 연주자 4명의 무대로 진행되었다. ‘동행’의 첫 문을 연 연주자는 첼리스트 이성빈. 이성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에 재학 중으로, 학생다운 특유의 풋풋함으로 무대를 이끌어나갔다. 평소 서왔던 무대보다 관객들이 너무 가까이 앉아 있어 떨린다고 고백하며 한 곡씩 이어나간 이성빈의 무대는 20대의 순진무구한 청년의 미래를 마음으로 응원하게 했다.
피아니스트 정재원은 무대를 완전히 장악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국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공연에 임하는 자신감이 돋보였다. 슈베르트가 말년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낭독 하는 등 관객들에게 아카데믹하면서도 난해하지 않은 설명을 곁들였는데, 곡목 이해를 돕는데 있어서도 여유가 느껴져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주었다. 이날 공연에는 유독 어린이 관객들이 눈에 띄었는데, 연주곡이 각각 다소 긴 호흡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몰입하여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미 인천의 다양한 무대를 통해 잘 알려진 바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태선이는 피아니스트와의 안정된 호흡을 자랑하며 시원시원한 보잉(bowing)으로 대담한 연주를 선보였다. 자신의 화려한 음색에 맞는 멘델스존 소나타와 더불어 관객들의 귀에 익숙한 곡을 적절히 배치한 완급조절이 그녀의 외모 만큼이나 돋보였다.
무대 아래 계단에서부터 노래하며 등장한 바리톤 안갑성은 시작부터 많은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피아노, 타악기, 기타의 이색 편성으로 오페라와 오페레타의 발췌곡, 한국가곡과 뮤지컬까지 다양한 색깔의 프로그램을 소화한 그는 각 곡목마다 적절한 연기를 곁들이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당당하게, 각양각색의 무대를 선사한 그는 관객들에게 안갑성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우스콘서트는 기성연주자들에게도 가장 긴장되는 무대이다. 관객과 연주자가 직접적으로 만나듯, 음악 역시 가장 날 것의 형태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연습량, 그날의 컨디션, 연주자 고유의 음악성 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와 같은 무대는 신진음악가들에게 있어서는 선발된 자로서의 영광스러운 자리이기도 하지만, 또 한 번 시험의 장이기도 하다. 이 무대를 통해 네 명의 신진음악가들은 불과 2-3m 거리에서 자신에게 오롯이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관객들을 마주하며, 설레면서도 떨리는 감정이 교차했을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뒤로하며, 각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이유를 얻었을 것이다.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대
신진음악가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대부분 금액적 지원이나 단발성 공연에 그칠 뿐 지속적인 지원을 위한 플랫폼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천문화재단 신진음악가 지원사업은 타 지역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써, 공연 무대 마련을 통한 지속적인 지원이라는 명확한 목표아래 구체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점이 이번 본 지원사업의 성공 요소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오디션은 출신 학교와 수상실적 등을 완전히 배제한 채로 철저히 연주실력만으로 연주자들을 선발했으며, 선발 과정(심사위원 인천시향 부지휘자 이경구, 작곡가 박창수, 작곡가 류재준)부터 작곡가 박창수 씨가 12년째 운영하고 있는 더하우스콘서트와 협력하여 전문성을 높였다. 또한 전국문화예술회관에서 연간 260여 회의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더하우스콘서트의 공연 모델을 지원 사업에 접목시켜, 선발된 연주자들의 공연을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는 독특한 컨셉트를 시도했다. 이는 연주자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 자리였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많은 연주회에서 지인들로 객석을 채워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해내고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컨디션을 만들었다. 재단에서 직접 지원하는 두 차례의 공연 이후에는 하우스콘서트의 전국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연주력으로 평가 받고 더 많은 무대기회를 확대시킬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멀고 먼 예술의 길을 걸어나가야 할 음악가들에게는 연주할 수 있는 무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관객들이 기다리는 무대, 새로운 관객을 만날 수 있는 무대를 갈망한다. 특히 예술이라는 마라톤의 출발선상에 서 있는 신진음악가들에게는 지속적인 연주기회야말로 부지런히 달려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에, 이들이 걸어야 할 고된 길에 함께하며 지원하겠다고 나선 인천문화재단의 적극적인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인천의 새로운 시도가 음악가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지원이 널리 퍼지는 바이러스가 되기를 소망한다.
글: 강선애(더하우스콘서트 수석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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