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회 하우스 콘서트 | K. Miyako(Performance), H. Yoriyuki(Piano)
  • 등록일2010.09.06
  • 작성자신호철
  • 조회3102


쿠로타니 미야코가 인형을 들어올리는 순간, 인형들의 얼굴에 표정이 드러나고, 그녀는 인형들의 압도적인 존재 밑으로 가라앉아 버린다. 그녀가 왜 굳이 얼굴에 온통 흰 분칠을 하고 무대에 등장해야 했는지가 명료해지는 순간이다. 그녀는 자신의 호흡을 기꺼이 인형들에게 내어준다. 인형만이 아니다. 관객들이 내놓은 온갖 물건들, 멋대로 구겨지는 종이에도 그녀는 자신의 숨결을 불어넣고, 그들이 그녀를 마음대로 이용하도록 내버려둔다.

인간의 언어로 말하지 못하는 것들과 대화하기를 일찍이 포기해버린 사람들에게, 그녀의 인형극은 더더욱 놀랍고 기이하게 느껴진다. 마츠자와 카요의 인형들을 더이상 버려진 헝겊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처럼, 쿠로타니 미야코가 연기하는 인형들은 이제 단순히 인형이라고만은 부를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녀의 손에서 벗어난 인형들은 마룻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지만, 언제라도 스스로의 발로 문을 향해 걸어나갈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일부내용생략)

// 262회 관객으로 오신 candy 님의 관람기입니다. //
* candy 님의 관람기 원문 보기



제262회 하우스콘서트

일시: 2010년 9월 3일 금 오후 8시
출연: Kurotani Miyako(Performance). Harada Yoriyuki(Piano)



PROGRAM

1부 : 부재(不在)
2부 : Improvisation
Curtain C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