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와 오보에 바순의 트리오를 거쳐 임철호 테너의 공연은 제가 이 날 가장 즐긴 순서 중에 하나였습니다. 오랜만에 무대에 서신다더니 어찌나 멋진 무대매너와 노래 솜씨로 관객들을 사로잡으셨는지요.

또 가장 즐기고 빠져들었던 김혜진, 김민지, 김태형의 브람스 공연. 아 정말 몸이 찌릿찌릿할 정도로 몰입했던 공연입니다. 세 연주자들이 팽팽하게 뿜어내던 에너지가 어찌나 강렬하고 깊이 있던지. 세 사람의 조화도 너무나 좋았고, 한 명 한 명의 연주도 너무나 인상깊었던지라 한 사람 한 사람의 독주도 따로 듣고 싶다는 열망이 들었더랍니다.

아... 그러나 저는 감히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3부였다고 주장하렵니다. 와인과 치즈를 먹으며 훨씬 넓어진 공연장에서 편하게 이리저리 주저앉아 피아노 배틀을 감상한 3부는 그저 신선놀음이었다고 말입니다. 술에 취해 사람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기분대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다리 뻗고 편히 앉아서 코앞에서 보다니요. 손가락 놀림도, 신발도 없이 양말만 신은 맨발로 밟는 페달의 움직임과 피아노의 울림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 곳에서 숨을 죽이고 그들의 유흥을 바라 보았습니다.

덕분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리를 뜨고 있지 못하다가 전철이 다 끝난 후에야 간신히 버스로 집을 향했습니다. 마지막의 여운이 특히 더 좋았기에 감동적인 하우스 콘서트였습니다. 피아니스트들도 훨씬 편하고 여유롭게 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구요.

좋은 자리 만들어주신 하우스콘서트 측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좋은 공연을 또한 좋은 곳에 쓰신다 하니 관람한 입장에서도 기분이 더 좋습니다. 또 다른 좋은 음악으로 다시 뵙길 기다리겠습니다.
(일부내용 생략)

// 210회 관객으로 오신 이미현님의 관람기입니다. //
* 이미현님의 관람기 원문 보기

제210회 하우스콘서트

일시: 2008년 12월 27일 토 저녁 6시




PROGRAM

1부 ==========

김한 고우리
- R. Schumann / Fantasiestücke op.73
Ⅰ. Zart und mit Ausdruck
Ⅱ. Lebhaft, leicht
Ⅲ. Rasch und mit Feuer
- A. Schreiner: Immer Kleiner

강은일 박창수
- Free Music

장성찬 한선미
- S. Rachmaninoff / Sonata for cello and piano in g minor Ⅲ. Andante
- Valentini / Sonata in E Major Ⅰ. Grave-Allegro Ⅱ. Allegro

나M 밴드 (나M 정재영 방진호)
- Veinte años  
- Padam Padam
- Bella ciao

DUO SEMPRE (박지은 김미연)
- M. D. Pujol / Suite BUENOS AIRES
Ⅰ. POMPEYA
Ⅱ. PALERMO
Ⅲ. SAN TELMO
- R. Lovland / You Raise Me Up

휘진 정겨울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You Raise Me Up


2부 ==========

손정범 박종해
- P.I.Tchaikovsky / The Nutcracker Suite, Op. 71A -
Marche
Danse De La Fée-Dragée
Dance Russe (Trepak)
Danse Des Mirlitons
Valse Des Fleurs

Dr. L (최용수 김수연 이신애 이지혜 문경재)
- 손.
- 왜 나를 떠났니.
- 향기로웠던

임수미 김용원 임수연
- F. Poulenc / Trio for Piano, Oboe and Bassoon (1926)
Ⅰ. Presto
Ⅱ. Andante
Ⅲ. Rondo(Très vif)

임철호 최주영
- E.D Curtis / Non ti scordar di me
- Puccini / La Boheme 中 Che gelida manina

진보라 허진호 발칭유
- Fly me to the moon
- Soul me
- Just the two of us

김혜진 김민지 김태형
- J.Brahms / Trio No.2 in C major, op.87,
Ⅱ. Andante con moto
Ⅳ. Finale; Allegro gioco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