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회 하우스 콘서트 | 박진경, 박승희 + 박창수
  • 등록일2007.05.21
  • 작성자정성현
  • 조회3922


"질투는 나의 힘"
처음 이 영화에 눈이 간 건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다른 누군가 때문이었어요.
어느 봄 날 내가 읽고 있던 기형도 전집을 본 그가 물었거든요
“질투는 나의 힘 알아?”
“난 빈집이 더 좋은데요…”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
우연히 그가 쓴 글에서 “질투는 나의 힘”을 발견했고
그리고 마음속으로 시가 들어왔습니다.

삶은… 사람은…
이렇게 늘 모방이 되풀이 되곤 합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원상과 같이 말이죠.
영화를 보고 있자면,
딱히 우리시대 하나의 아이콘이 된 개성이니 개별성이니 하는 것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뛰어봤자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여하튼 이 영화는 지적이면서도 집요하게
인간 행동의 배면을 들추고 있는,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는 아주 마음 불편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영화가 참 마음에 들었더랬습니다.
빈 틈이 많은 영화여서 말이죠.
게다가 나오는 사람들 모두 소심하기도 하고, 바보같기도 하고,
또 비겁하기도 해서 틈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마치 내 모습의 부분, 부분들을 떼어놓고 만들어놓은거 같아
한 번씩 생각이 나곤 하는 영환데,
지난 금요일 집으로 돌아오면서 잠깐 이 영화 생각을 했던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예술이라는 쟝르는 틈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뭐, 틈을 주지 않으려면 아예 완벽해서 아무도 토를 달 수 없게 해버리던가요.
작품이 살아 숨을 쉬려면 상대방이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구체적으로 많은 것을 제시해서 결국은 뻔한 이야기로 만들어버린다거나
이건 이런거에요… 하고 정의를 내려버려서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시키지 못하는 작품은
글쎄요… 재미가 좀 떨어지지 않나요?

삶은 사람은… 그리고 작품은…
늘 모방을 되풀이한다지만…
이왕이면 진부한 모방이 아닌 Something New 였으면 좋겠습니다.
실재로 우리네 삶은 늘 지루하고 한결같으니… 예술만이라도 말이죠.



// 151회 관객이었던 하콘스텝 권유정님의 관람기입니다. //



제151회 하우스콘서트

일시: 2007년 5월 18일 월 저녁 8시
출연: 박진경, 박승희 + 박창수



PROGRAM

soundrawing-다섯 인물의 꿈과 무의식에 관한 이야기

인물1(아기)
아기는 구체적인 형상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아기에게는 형상의 기초적 요소인 선과 색 그리고 소리가 아이의 꿈을 주로 지배한다. 선과 색은 소리와 함께 춤을 춘다. 경험한 이미지의 변주나 연속으로 구성되는 내용과 함께, 아기의 꿈에서는 아직은 구체화 되지 않은 소리, 색, 선이 서로 엉키면서 경험된다.

인물2(젊은 여성)
젊은 여성은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과 함께 그 욕망의 날카로움을 꿈꾼다. 그녀에게 날카로움은 강한 욕망의 이면에서 무의식적으로 경험되는 것인데, 그것은 어지럽게 흔들리는 고통이 되기도 하고 불안 속에서 묘하게 교차되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욕망은 고통과 만나고 다시 에너지가 된다. 또한 에너지는 창조와 생명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인물3(중년 남성)
중년 남성에게는 파괴와 정복에 대한 갈망이 있다. 그에게 있어서 파괴는 창조의 전단계이다. 즉 허무는 것은 다시 만듦을 위한 과정으로서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정복의 문이 열리게 된다. 또한 분출이나 해소에 의한 카타르시스, 그리고 그것들과 공존하는 어지러움이나 현기증이 그의 무의식의 한편을 차지하고 있다.    

인물4(중년 여성)
중년 여성은 세월 속에 사라진 자신의 여성성에 대한 절망을 느낀다. 상실에 대한 슬픔과 인간적인 고독의 연속은 과거 기억에 대한 강박증적 회상을 일으킨다. 또한 형상들은 괴기스럽게 변형되면서 이탈하고 일그러진다. 생명의 에너지를 붙잡으려 하지만 그것은 자꾸만 사라지고 파멸되려 한다.

인물5(노인)
노인은 아마도 본능적으로 죽음을 예감한다. 인간의 본연이 그러하지만 홀로인 것이 다시금 느껴진다. 뿌연 잔상들이 눈앞을 스치고, 기억이 희미한 만큼 자주 숨이 가쁘다. 휘청거리고 흔들리고 떠도는 느낌이다. 금세라도 모든 것이 닫혀버리고 끝날 것만 같다. 주문을 왼다. 혹은 누군가가 주문을 외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