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09회 하우스콘서트를 관람하고
  • 등록일2014.08.29
  • 작성자김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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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하우스콘서트는 처음이었는데 운이 좋아 이번에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많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그렇게 넓지 않은 공간에서 연주자와 가까이 앉아 공연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이런 콘서트가 앞으로도 번창하기 바랍니다.

바로 가까이서 공연을 들으면서 몇몇 생각이 떠올랐었습니다. 현대 들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1등이 아닌 연주가들이 살아가기 참 피곤한 세상이 되었지요. 대중들이 그냥 잘 하는 사람의 연주를 실황으로 듣기보다는 최고 연주자의 녹음된 연주를 더 선호하고 또 기술의 발달로 언제 아무데서나 소비자가 최고의 연주자들이 연주한 곡들을 들을 수 있게 되면서 1등이 아닌 실력좋은 연주자들의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하지만 직접 듣는다는 것은 녹음된 연주를 듣는 것과는 차이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연주는 녹음된 연주와는 다르게 항상 새롭습니다. 그리고 연주자의 곡 해석은 칠 때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겠지요. 그러한 연주자의 의도와 관객의 소망이 잘 소통된다면 이런 콘서트에선 녹음 연주를 듣는 것에서는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들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베토벤, 드뷔시, 슈베르트와 쇼팽의 순서로 곡이 연주되었습니다. 분명히 이 곡들을 이 순서로 선정한 것에는 의미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연주한 피아니스트는 분명 여러 곡들에 대한 자신의 해석과 의견이 있었겠지요. 그런 의미들이 미리 소통된 상태에서 곡들을 들었다면 더욱 특별했을 것이고 녹음된 파일에서는 느끼기 힘든 실제 사람 연주자와 관객 사이의 교감이 더 깊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또한 이번 콘서트에서 특이했던 점으로는 연주가 시작되기 전에 콘서트를 주관하신 박창수 선생님께서 "화가 난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지요. 무언가 관객들에게 자신의 느낌을 전달하려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선생님의 답답하신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무언가 제가 감히 말을 하자면 화는 그것이 정당하게 돌아갈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어느 지위 이상 올라간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에도 오히려 당당하게 아래를 향해 화를 냅니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몸을 사리고 윗사람의 이유없는 화를 받아냅니다. 정당한 분노는 마땅히 그 돌아가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 하며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이유없는 분노에서 보호받아야 합니다. 분노가 가야 할 곳으로 가지 못하고 항상 아래로 흐르며 강자는 보호받고 분노를 받아내는 약자가 다른 약자에게 화풀이를 하는 모습이 한국에서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좋은 공연의 관람 기회를 만들어주신 것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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