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8회 하콘 <소리공감 -느루> 관람기
  • 등록일2013.10.20
  • 작성자이지연
  • 조회1498
저에겐 두번째 하콘...
매봉역에서 친구를 만나 공연시각 20분 전에 도착했는데 우리는 3,4번째 입장객이었어요. 그래서 연주자들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지요. 첫번째때엔 편히 앉기 위해 벽에 기대앉았는데, 재즈공연이라 연주자들과 같이 호흡하는 앞줄 사람들이 부러웠거든요.
연주하는 모습을 보기위해 앞사람을 피해서 기웃거리는 것이 싫어서 제일 앞에 앉았는데 너무 바짝 앉았나봐요. 연주자들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한걸음만 뒤로 앉을걸 살짝 후회했어요^^

사람들이 들어오고 박창수씨의 간단한 소개와 함께 연주가 시작되었는데 처음 두세곡까지는 관객들이 얼어 있어서 정말 썰렁했어요. 세번째 곡인 안성댁의 아리아가 재밌는 내용이어서 조금씩 긴장이 풀리더니 왕서은씨가 "재밌으면 웃어도 되요~" 라고 말한 이후 관객들이 많이 자유로와진듯 했어요. 점점 흥이 나기 시작해서 마지막 곡에선 절정이었어요.

모든 곡들이 다 좋았지만 시나위 And는 정말 강렬했어요. 시나위라면 시끄러울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너무 멋진 합주였습니다. 각 악기가 자신들의 기교를 뽐내는 시간도 좋았구요.
연주자들의 열정적인 연주에, 특히 장구의 최영진씨, 너무나 신나는 표정으로 추임새를 넣어서 절로 어깨가 들썩들썩~ 흥겨운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표현이 적어서 무뚝뚝하게 보였는지 모르지만 그건 오햅니다^^;

시나위가 제일 좋았지만 앵콜곡으로 다시 시나위가 선정되어 살짝 아쉬웠는데, 처음과 조금씩 다르게 연주해주셔서 더 재밌었어요.

무엇보다 작은공간이라 엠프를 통하지 않은 악기소리와 창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너무나 멋진 중후한 음색의 대아쟁을 알게되서 기뻤어요.
가야금도 여러 종류의 가야금을 바꿔가면서 연주했는데, 음색을 잘 구분하진 못했지만 어떤 악기였는지 궁금해요. 송정아씨 주위엔 사람들이 많아서 아쉽게도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했네요.

저는 이번공연에서 장구 및 북의 최영진씨에게 반했는데, 제 친구는 소리의 왕서은씨에게 반했어요.
관객 대부분이 연주자들의 제자들이어서 뒷풀이 시간에 우리끼리 조용히 와인을 홀짝거리고 있었는데 제 친구의 간절한 눈빛이 통해서 서은씨가 저희 자리로 와주었어요.
이미 뒷풀이는 마무리되고 있던 터라 더 많이 얘기하지는 못했지만 서은씨가 하고 있는 연구와 판소리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뜻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하콘, 또다시 찾을 것 같은 예감으로 아쉬움과 뿌듯함을 가슴에 품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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