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에 젖은 가을밤에 현의 진동을 느끼며 !
  • 등록일2013.10.12
  • 작성자곽선경
  • 조회1496
오랜만에 하콘 연주를 듣고 .. 또 오랜만에 후기를 남깁니다.
워낙 인지도가 높은 분들이 연주하시기도 했고, 또 어느 계절보다 연주를 가까이 하기에 적합한 가을 바람 부는 날이라 발걸음을 재촉하며 율 하우스에 갔습니다.

처음에 무대 배치를 보고, " 어 왜 피아노와 나란한 방향으로 바이올린 악보대가 배치되어있을까? 두 분은 굳이 눈빛 교감이 필요 없는 그런 사이인가? 아니면 두분 너무 각각 독립적으로 자기 소리만 내려고 하나? "  라는 우려를 (나중에 보니 정말 쓸데없는 우려였지만 ^^) 마음 속으로 하면서 두 분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소라 색 드레스를 휘날리며 들어오신 백주영님과 언제나 온화한 미소를 머금으신 조재혁 피아니스트가 등장하고 연주가 시작되자 그런 우려는 금방 사라지고 연주 속으로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모차르트의 첫 곡이 마치 순수하고 발랄한 세상이 온통 아름답게만 보이는 20대 초반 소녀의 가벼운 발걸음 같았다면, 두 번째 스트라우스의 곡은 격정적인 풍파를 한참 겪고 난 후 좀더 성숙된 40대 여인의 한걸음 한걸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후 쭉 이어진 바이올린 솔로와, 보칼리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삽입곡, 앙코르 무대에서 이어진 명상곡 등 좀더 귀에 익숙한 곡들의 향연으로 정말 어느 때 보다 귀가 호강했던 시간 이었습니다.

연희동 때부터 하콘에 가끔 들르던 관객으로서, 쿠폰도 발행해 주시고, 컴필리에이션 CD도 주시고 뭔가 점점 발전된 시스템이 갖추어 지는 것 같아서 괜히 제가 다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뭔가 숨쉴 여유가 필요하다던 회사 후배도 처음 함께 했는데 너무 좋다며 종종 들리고 싶다고 얘기하더군요......  하콘 fore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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