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9 하콘 스케치 by 현서 (하남문화예술회관)
  • 등록일2013.08.30
  • 작성자SARA
  • 조회1869


무성영화가 소리를 만나면 어떨까?..라는 궁금증보다,

선생님의 소리가 구체적인 영상을 만나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더 강했던 어제.



8살 현서도 눈 동그랗게 뜨고 잘 보는 영화를 무서워하며 벌벌 떨고 이내 고개를 돌리던

겁많은 저에게사실 어제의 영화는 굉장한 호러물이었어요 ㅜ.ㅜ

무성영화만 보았다면 그 직설적인 묘사에 웃음이 나왔을지도 몰랐을텐데

피아노로 배우의 대사 하나하나, 호흡 하나하나가 전해지다보니 저에게는 최고의 호러물로 느껴지고 말았죠...ㅜ.ㅜ



첫 영상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영상에 맞춰 즉흥으로 연주된다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어울어진 조화와

피아노 건반이 그림자처럼,,

배우의 움직임을 따라 함께 거친 숨을 몸아 쉴 때 느껴지던 극도의 긴장감이 압권이었습니다.

그리고 서로간의 교감이 아닌 일방적으로 다른 대상에 맞춰서 연주하시면 어떨까.. 궁금했는데,

일방적으로 맞춰준다기보다 함께 간다는 느낌이어서 좀 놀랬어요. 내공의 힘이겠죠? ^^

다만 피아노 악기 자체가 좀 단면적인,,약간 덮여있는듯한,,  

음... 미세하게 다 소리를 내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선생님의 움직임을 다 받아내주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두번째 사진 영상은..

여백의 미를 음악으로 극대화시켜 보여주시지 않았나 생각해요.

중간에 피아노건반이 움직이지 않던 2분여의 시간은..

곡의 시작부터 차근차근 쌓여오던 감정들을 소리로가 아닌 여백으로 한꺼번에 확 밀려들게 했고

그것은 일반적으로 곡이 절정을 치달으며 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못지않게

또 다른 빛깔의 클라이막스를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동양화에서 느껴지는 "여백의 미"라는게 소리로 표현된다면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답니다.

그리고 중반부부터 바닥에 완전히 몸을 밀착시켜서 (손바닥도 쫘악.. 펴고) 공연을 함께했는데

꿈에 그리던 그 순간이었던거죠!

상상.. 그 이상.  

무언가 내 몸의 온 신경이며 혈관이며 근육들을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휘젓고 다니는데

정신을 차릴수도 없는 혼미한 상태에서 느껴지던 짜릿한 희열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ㅜ.ㅜ

언제 또 기회가 있겠죠..?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



또 다른 발견.. 친절한 박창수선생님.

관객들이 궁금해할 법한,, 평소 피아노에서 들을 수 있지 않은 피아노에서 나는 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부연설명도 좋았고

지금의 이 연주과정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과 함께 피아노 건반에 손을 올리고 그 과정을 함께해보는 시간이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더불어 꼬마관객의 요청에 의해 연주하셨던 일명 "밝은 곡"..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친절한 박창수선생님 ^^



반면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관객의 많은 수가 아이들이었는데 영상의 이미지가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좀 더 선택의 폭을 다양하게 두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그리고.. 좀 더 개인적인 아쉬움이라면,,

앞서 언급했듯이 악기때문인지

선생님 특유의 고농축된 초고밀도의 소리가 다 나지 않았다는 느낌이있어요.

극도의 집중력으로 만들어지는 소리요..

(아.. 잔인하게도 저의 기대치는 날로 높아만 갑니다. ㅜ.ㅜ)



현서는 공연 끝나자마자 화장실 앞쪽 바리케이트 앞에 지키고 서서 선생님 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는걸

연주 끝나고 정리도 좀 하시고 나오시려면 시간 걸리니까 화장실부터 다녀오자고 겨우 설득해서 다녀왔어요 -.-;;;

멀리서 선생님 발견하자마자 한달음에 뛰어가는데.. 누구 딸인가 싶었다니까요.

현서도 저도 선생님 팬인거 아시죠? 건강 잘 챙기시고요. 무대에서 연주하시는 모습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반한 그 소리.. 선생님만의 그 특유의 소리와 느낌.. 자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나네요. ^^

참, 그리고.. 누워도 좋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ㅎ

짜릿하고 황홀했던 그 순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그 자리에 계셔 주셔서,, 마음껏 느끼게 해주셔서 항상 감사드려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첫째도 둘째도 건강.건강. 건강 잘 돌보셨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항상 응원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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