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7.28 하콘 스케치 by 현서
- 등록일2013.07.29
- 작성자SARA
- 조회1984

현서의 증조 할머니께서 입원하셔서 퇴계원에 갔다가 다시 버스타고 매봉으로.
"이모가 네비게이션 해줘서 너무 좋아!" 라는 아이의 고백처럼
동생이 최대한 편안히 움직여도 되는 노선을 상세히 알려주어서 무사히 제시간에 도착.
생각보다 사람이 많네... 로 시작했던 것은.
어..어....어.
말 그대로 점점 밀려드는 관객들로 인해 윌리를 찾아라 수준의 빈공간 찾기로 발전했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앞으로 가자며 아이의 방석을 앞으로 당기던게 수차례.
퍼즐조각처럼 이리저리 옮겨지며 관객들의 자리는 모두 완성.
아주 오랜만에 앉아보는 입구 쪽 자리.
연주자의 고된 연습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악보도 한눈에 보이고
(관객 중 한 아이가 악보를 보더니 이렇게 어려운걸 연주하냐고 눈 동그랗게 뜨던게 생각나네요.
하콘이 아니면 어떻게 연주자의 악보를 그렇게 쉽게 볼 수 있겠어요. ^^)
가운데 자리와는 또다른 느낌의 진동.. 더구나 연주자와 가까이라 더욱 크게 느껴지는 마루의 울림.
첼로의 옆모습을 그렇게 오랜시간 바라보았던 기억이 없는데
연주자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더불어 옆태의 매력을 실컷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어제 공연 내내 제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첼리스트의 왼팔.
더 자세히 말하하면..
지판을 짚는 위치마다 변하던 근육과 힘줄.
첼로의 현이 그어진다는 느낌보다는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음표들이 공기방울처럼 톡톡 튀어나오는 듯 했어요.
몇 해 전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를 보았는데 남자 무용수들의 몸을 보며
처음으로 남자의 몸이 아름답다 느꼈었는데 그에 못지않게 아름다우시더이다.
레이저 눈빛으로 왼쪽 팔뚝만 뚫어져라 보던 제 모습을 다시 떠올려보니 좀 민망스럽기 그지없지만,
소리의 움직임을 눈으로 직접 바라보는 듯한 기분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자의 팔뚝에 집착하던 시간이었습니다. (양심고백합니다..)
탄탄하면서도 은근히 마초적인,, 충분히 사람을 끌어당기는 소리를 가진 첼로.
물안개가 꽃잎, 나뭇잎 하나하나에 조용히 그리고 차분이 내려앉는 듯한 피아노.
하콘의 사우나에는 음악이..열정이 있었네요.
개운하게 감정을 정화시키고 에너지 듬뿍담아 일상으로 돌아온 오늘.
앵콜곡으로 만족해야했던 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 전곡이 몹시 듣고싶어지네요.
8월16일 예당 독주회에서 류재준님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초연도 기다리고 있다는데
하콘 사우나 만큼 많은 분들이 함께하는 좋은 연주 되셨으면 좋겠네요
(어제 류재준님 오셨었죠..?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저만 아는 페친이라 항상 응원한다고 혼자 마음속으로만 인사를^^;;; )
그리고
어제 하콘 처음 오셨던 분들..
변화무쌍한 열정 가득한 하콘의 다양한 모습 보러 또 오세요.
매스컴의 힘이 아니라 하콘만의 에너지를 느끼실 수 있을테니까요. ^^
다음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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