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라기보다는 듀오, 악기라기보다는 친구
  • 등록일2013.06.22
  • 작성자김성현
  • 조회2036




더블 베이스를 볼때면 언제나 그 크기에 압도되곤 했지만, 오늘은 퍼포먼스에 더 눈길이 갔습니다.



공연 전반적으로 "열심히"하고 "잘"한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연주의 연속이었는데,



지나치게 기교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감정으로 치우치지도 않았다는 느낌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정말 완급조절을 잘한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담백하고 깔끔한 연주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슈페르거의 곡에서는 각 파트별 테크닉 조화가 굉장히 균형감이 있었던것 같았습니다.



서로가 계속 시선을 맞춰가며 호흡을 맞추고 조율했기 때문에

더 훌륭한 하모니가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되는데,



성민제군은 가족이라 시선마주치기가 어색하다고 했지만,

오히려 가족이기때문에 다른 듀오들보다 더 좋은 화음이 나올 수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쇼팽 녹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단연코 악보를 뚫어버릴 것 같은 눈빛이었는데,

전반적으로 악기와 선율 그리고 연주자가 하나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몬티의 차르다시 역시 무작정 달리기보다는 적당히 완급조절을 하며 절제했기에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도니제티의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두 대의 더블베이스 사이의 하모니가 약간 깨지지 않았나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곡으로의 감정이입이 정말 빠르게 이뤄지는 모습을 때문에 잘한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나머지 곡들의 편곡도 훌륭했지만, 라스트 왈츠는 더블 베이스 특유의 깊고 중후한 매력을 잘 살려 편곡한 것 같았습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끝까지 분출시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깊은 심연으로 빠져드는 분위기였습니다.



마지막 로시니의 곡은 처음 듣는 곡이었지만 주제 선율이 반복되고 곡 자체가 지루할 틈이 없었기에 즐거웠습니다.



끊임없이 눈을 떴다 감았다 반복하며 각각의 곡들을 즐겼지만,

눈을 뜨든 감든 즐겁게 즐길 수 밖에 없는 연주였습니다.



눈을 감고 들으면 더블 베이스의 깊은 울림이 몸 속 깊은 곳까지 연주자들의 숨소리와 함께 했고,

눈을 크게 뜨고 보면 화려하면서도 열정적인 현과 활의 움직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가장 신선한 웃음을 줬던

"정말" 마지막 앙코르인 도레미송을 포함하여

오늘의 공연은 전반적으로 정말 "유쾌"했습니다.



민제군의 입담은 물론이고, 바닥과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더블베이스의 묵직함까지

오늘의 공연 역시 연주자와 관객이 소통한다는 취지에 훌륭하게 부합하는 공연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테크닉만 뛰어나고 영혼없이 기계적으로 연주하는 연주자들도 굉장히 많은데,

요즘말로 표현하자면 느낌있고 감각있는, 말그대로 "센스 넘치는" 연주였습니다.



더블 베이스에서 날 수 있는 모든 소리 심지어 날 것 같지 않은 소리까지 뽑아내며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사뿐하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블 베이스는 이들에게 단순히 악기라기보다는

그들의 영원한 친구같다는 생각이 드는 공연이었습니다.



즐거운 공연 감사합니다.

댓글

0개의 의견이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