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다가 문득 생각난 "하콘이 아름다운 이유"
  • 등록일2013.05.05
  • 작성자김신중
  • 조회2154
[일단, 일반적인 공연장에서 소위말하는 "힐링"을 느끼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음...
관객들, 그리고 연주자들은 대부분 그 공연장에서의 만남으로써의 의미를 다하지만,
그날의 연주를 마친 공연장은 불을 끄고 문을 꼭 닫은채
그날의 감동, 환호, 아름다운 연주를 고이 간직한 채로 조용히 음미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음날이 밝아오고, 공연장은 다시 문을 열고, 다른 맛을 기다린다.
그 공연장을 찾는 연주자들, 관객들, 그리고 그날의 연주는
하나의 양분이 되어 공연장의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공연장도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음악회를 찾아온 사람들은 음악에 취한채 집으로 돌아가기도 하지만,
(극히 드물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
많은 사람들은 공연장이 주는 분위기를 더 많이 느끼고 가는 것 같다.


[그렇다면, 하콘에서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고 가는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하콘이 아름답고, 기분좋고 자유로운 이유는 하콘의 분위기에 있는 것 같다.
(하콘 공연장이 건강검진을 한다면 "아주아주 건강함"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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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럽다.
하콘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연주자들은
그날의 공연을 위해 기존에 있는 레퍼토리를 대충 쓰지 않는다.
하나의 연주에도 "하콘만을 위해" 준비하고 "그날의 관객을 위해" 준비한다.

편안하다.
하콘은 공연장의 딱딱하고 움직일 수도 없는 일반적인 공연장과 다르다.
벽에 기대어 보기도 하고, 다리를 펼 수도 있다.
와인을 마실 수도 있고, 연주자를 보고 싶은자리에서 볼 수도 있다.
편안한 옷차림으로 와도 아무도 눈치주지 않는다.

기분이 좋다.
일반적인 공연장이 출입을 금지시키는 (아이들이 무슨 죄인가...)
7세 미만의 아이들도 들어올 수 있다.
(사실 그날 함께 온 아이들은 음악에 취해 낑낑거렸다.
아이들이 들어올 수 있는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친구네 집에 놀러온것 같다. (그러고보니 중학교 이후로 친구집에 놀러가본 기억이 없다.)
누군가 날 위해 집을 열어준다는 것은 참 기분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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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같은 공연이 00의 전당이나, 00아트센터에서 있었더라면,
음악이 주는 기쁨, 짜릿함, 오묘한 기분보다는
"나 이정도는 봤어"라는 자부심을 더 얻고 가지 않았을까...
(藝術(예술)이 아니라 禮術(예술) 이 아닌가....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콘에 오면 친구가 날 초대해줬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분명히 난 2만원을 내고 들어왔는데 말이지... 참으로 매력적인 공간이다.!!)
친구네 집에서 신나게 놀고 나올때
"오늘 잘 놀았어, 맛있는 것도 먹고... 정말 고마워. 다음엔 우리집에 놀러와." 라고 하듯.

하우스 콘서트의 공연장을 나올 때 이렇게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정말 잘 놀았어! 정말 최고의 밤이었어!
다음에 우리집에 놀러오라고 하고 싶지만,
내가 널 감당 할 수가 없으니....또 놀러올게!!"

정말 기분좋은 분위기를 뿜는 곳이다.



p.s. 한국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기침을 많이 하는 이유는
생리적인 이유보다 정신적인 이유가 더 크다고 한다. 긴장하고, 불편하게 느끼기 때문에...
(사실 비슷한 공간이지만 영화관에서는 기침을 거의 안하는걸 보면....)

하콘 관객들은 기침한걸 아직 못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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