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3.28 김제 습격작전 스케치 by 현서
  • 등록일2013.03.30
  • 작성자SARA
  • 조회2222




초등학교 끝나자마자 바로 아이를 데리고

설레임 가득 품고 용산역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다행히 어제 동생이 기차표를 미리 예매해 주어서 표끊는 번거러움 없이 기차에 오를 수 있었죠 ^^



김제...

하콘을 통해 처음 들어본 지명. 처음 가보는 낯설음.

하지만 동영상으로 눈에 익혀진 왠지모를 친숙함.



아이는 학교생활 적응하느라 5살 이후로 한번도 자지 않던 낮잠을 요즘 자곤 하는데

김제로 향하는 기차에서도 처음에는 신나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곤히 낮잠에 빠져들었습니다.



드디어 도착.

와.............시야에 하늘이 가득하더군요.

워낙 건물이 낮아 굳이 고개를 들지 않아도 하늘이 가득했습니다.

높은 건물들 틈에 고개를 올리는 의식적인 동작이 없이는 하늘 한번 보기 어려운 서울인데

김제는 하늘이 저희를 먼저 맞아주었죠 ^^



김제문화예술회관 가주세요~~.. 택시를 타고 7분여를 달려 도착.

다시 돌아가는 택시잡기 어렵다고 콜택시 명함도 하나 챙겨주시는 기사님의 센스~



조금은 쌀쌀한 날씨. 서둘러 건물 안으로..

아이는 출입문 들어가자마자 오른편에 보이는 정수기의 깔대기 종이컵에 마음을 빼앗기고

10여잔의 물을 그 예쁜 종이컵으로 마시고 나서야 의자에 아주 잠시나마 착석했어요 -.-;;;

(깔대기 종이컵을 머리에 올려서 뿔도 만들어보고 귀마개도 만들어보고.. 그렇게 한참을 놀았어요;)



얼마지나지 않아 관계자 포스의 한 남성분 도착..

휴대폰 충전할 곳도 알려주시고 그곳이 굉장히 익숙해 보이는 모습이셨는데

알고보니 자주 그곳을 찾으시는 관객분이시더라고요 ㅎㅎ

하콘도 거의 빠지지 않고 찾아오신다고 하셔서 굉장히 반갑더라구요.

순간 저도 모르게 "하우스콘서트 어떠세요?" 라는 말로 시작되는 짧은 인터뷰를...ㅋㅋ

얼마 후 3남매 아이의 손을 잡고 등장하시는 어머니 한분과 또 인사를 나눴어요.

어머니 락밴드에서 보컬과 기타를 다루신다고 하시는 멋진 분이셨는데

이런 저런 음악얘기 하콘얘기 문화예술회관 관련 얘기 나누다보니 이쪽 관련 일 하시는 분인가 했는데 농사지으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좋은 공기 마시며 즐겁게 인생을 사시는것 같아 부러웠어요. ㅜ.ㅜ

"사람들이 이 좋은 공연들의 가치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관람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서울 도곡동 율하우스도 꼭 오시면 좋겠다..." 등등의 얘기들에 함께 고개를 끄덕였죠.^^

저 원래 말 많지 않은데... 참 이상하리만치 사람들에게 말을 걸더라구요.. 제가... -.-;;;



드디어 공연장 입장.

연주자들만의 공간이던 무대가 두 팔 벌려 관객들을 맞아주었습니다.

율하우스의 차분하고 아늑하고 포근함과는 조금 다른 느낌.  

무대에 올라와 객석을 앞에 두고 앉으니 마치 그림을 거꾸로 들고 보고있는 느낌이랄까요..

약간 어색하기도 하면서 재미있는.. ㅎㅎㅎ

그리고 얇은 율하우스의 방석과는 달리 도톰한 방석도 색달랐구요.



공연 오프닝 멘트를 김제문화예술회관 관장님께서 담당해주셨는데

"어..그..음......................."에 익숙한 저희에게 달변의 멘트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ㅎㅎㅎ

해설이 있는 음악회 형식으로 곡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재미난 이야기들이 곁들여져

클래식을 친구처럼 편안히 만날 수 있었죠.

꼬마 관객들이 많아서인지 활발한(?) 분위기가 연출되었습니다 ^^;;;;;;;

지금이야 이렇게 얘기할 수 있지...

사실.. 연주자분들 초능력에 가까운 집중력을 발휘해야 했을 것 같아요.

저는 "이것도 하나의 음향효과다....." 최면을 걸며 저도 그 초능력에 동참했습니다 ㅋㅋ

그래도 아이들에게 팔딱팔딱 살아있는 음악을 들려줄 수 있다는 뿌듯함으로 그 시간을 즐겼죠.



연주가... 연주가...  ㅠ.ㅠ  

행복해 미쳐버릴듯한 기분으로 즐겼습니다 ^^

이런  연주를 단돈 1000원에 보다니...너무 죄송스러워서 어쩔줄 모르겠더라구요.

더구나 이런 멋지고 값진 기회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지 못해 너무 아쉬웠구요.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편안히 율하우스만 지켜도 될텐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가며 마치 독립운동이나 개혁운동 하는 사람들처럼

본인들 스스로가 양쪽 어깨에 올려 놓은 커다란 사명감을 빛나는 훈장으로 만들며 움직이는 그들..



지방공연 한번만 가보시길 강.력.추.천. 합니다...

왜 그렇게 애쓰는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 고스란히 담겨져있으니까요..

율하우스의 그것과는 또 다른 하콘의 모습과 가치를 느끼실 수 있으니까요..

지금 글을 적으면서도 그날의 벅차는 감동으로 마음이 뜨거워지네요..



더불어....

프로그램을 따로 준비하고

연주자로서의 자존심을..유명 공연장의 이름값으로 내세우지 않고

오로지 연주로 프라이드를 뿜어내는....

그 먼 길을 달려가 기꺼이 무대를 관객에게 선물하는 연주자들의 모습은 너무나 큰 감동이었습니다.

연주자들의 그 소중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음악에 담겨져있기에

관객들이 느끼는 감동의 크기와 무게가 남달랐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감동과 찌릿한 전율...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함에 안타깝습니다..

마음으로만 응원할 수 없음에 죄송스럽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빌어

김제문화예술회관 관장님께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사람 좋은 미소로 맞아주시고 아이 먹으라고 피자도 한조각 주시고..

돌아가는 길에도 따뜻히 배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리고 그 무엇보다 문화예술회관을 물리적인 건물로만 남겨두지 않으시고

진정한 의미의 문화예술회관으로 예술의 향기를 시민들에게 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제... 문화의 도시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하콘 덕분에 멋진 도시를 알게 되었네요 ^^



사실 너무 요란떠는 것 같아 글 안남기려 했는데...

시간이 허락되신다면 지방공연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남겨봅니다... ㅠ.ㅠ



지방 인심도 느껴보고, 좋은 공기도 마시고, 멋진 음악도 듣고

가슴 뜨거워지는 감동도 느껴보고...



다른 모습의 하콘... 매력적이지 않나요?? ^^





 

댓글

0개의 의견이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