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콘서트, 꿈꿔오던 한 장면 속의 금요일 밤.
- 등록일2013.03.23
- 작성자김연주
- 조회2243
대학 새내기의 3월. 늘 정해진 테두리에서 살아온 나는 내 앞에 놓여진 백지를 보며 생각했다. 채워야 할 공간이 너무 많고 그래서 조금은 막막하다고. 세상에 있을 수많은 빛깔들을 어디서부터 만나야 할 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하우스 콘서트를 알게 되었다. "하우스 콘서트"라는 이름이 색다르긴 했지만 작은 규모의 공연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실제 공연 공간은 이름보다 훨씬 충격을 주었다. 아기자기한 카페 옆 계단을 내려가 신발을 벗고 들어가 처음 마주한 마룻바닥과 피아노. 그 곳에 마음 가는 대로 방석을 깔 때부터 이미 설렘은 시작되었다. 집주인이신 박창수 선생님이 몇 번 온 친구를 알아보셨고 덕분에 책을 선물받을 수 있었다. 많이 접해보지 못한 클래식과 새로운 공간에 대해 자세히 알 기회를 얻은 것 같아서 기뻤다. 8시가 되어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박창수 선생님이 나와 같은 자세로 앉아 인사하실 때부터 묘한 기분이었다. 조용하지만 집중되어 있고 웃음이 흘러나오는 분위기. 군중과 둘러 앉아 나지막이 대화해 본 적이 있는가.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님과 피아니스트 양지선님이 들어오셨고 김재영님의 간단한 소개와 곡의 포인트 설명이 그때까지도 조금은 경직되어 있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곡이 시작되자마자 연주자의 숨소리가 들리고 땀방울까지 다 보이는 공간적 배치에 놀랐다. 클래식을 들으러 가도, 앞자리에 앉아도 연주자의 모습이 보일 뿐이지만, 하우스 콘서트에서 한 사람의 집중력, 한 사람의 에너지, 두 사람의 호흡. 다 느껴졌다. 넋을 놓고 보기도 했고 눈을 감고 듣기도 했고 어떤 사람을 떠올리기도 했고 에너지를 얻기도 했다. 드라마의 한 장면 속에 있는 것 같은 황홀함도 느꼈다. 악장이 끝날 때마다 숨소리도 안 들리는 관객들의 집중력이 놀라웠다."얼마나 꿈꿔오던 한 장면 속에 있는가." 이 공간의 모든 것들이 새롭고 놀랍다고 생각했다. 연주가 이어질수록 소리도 조금씩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앵콜 땐 완전히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공연 후 이어지는 와인파티에서 박창수 선생님께 인사도 드렸고 그 곳에서 처음 인사한 사람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다가가서 말을 하는 것은 어색한 일이었지만 나보다 적극적인 친구 덕분에 여러 사람과 우연처럼 인사를 하고 좋은 말을 듣고 연주자와 사진까지 찍고 싸인을 받는 모든 과정들이 너무나 새로웠다. 모두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지만 역시 적극적인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금요일 저녁. 하우스 콘서트에서의 순간순간이 꿈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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