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하콘
- 등록일2013.02.18
- 작성자정움
- 조회2180
서울을 갔다 온 후 나는 감기에 걸렸다. 감기의 원인을 찬찬히 되집어 봤다. 최근에 나는 오랫동안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퍼뜩퍼뜩 생각나는 정보를 찾다보면 새벽 4시가 되어서야 간신히 잠에 들었다. 침대를 편안한 책상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친구는 그런 내게 하우스콘서트 후기를 어디로 보내냐며 메일주소를 물어왔고, 나는 힘들어서 문자로만 답했다.
친구에게도 미안했다. 시작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한 곡을 놓쳤을 뿐 아니라, 연주자의 뒷모습만이 보이는 자리에 앉게 됐기 때문이다. 내가 그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연주자의 얼굴에 쓰여졌다가 지워지는 다양한 표정들이었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작년 나는 대한민국 공연장습격작전의 일주일동안 익산에서 하콘을 처음 만났다. 그때 연주자들의 표정은 연주되고 있는 감정의 진폭에 맞춰 꿈틀거렸다. 하우스콘서트라는 작은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은 이내 연주자의 음악에 전염돼 갔다. 몇은 미간이 올라가거나, 입술이 봉긋해지며 현 끝을 미끄러져 나오는 음을 쫓거나, 관 속의 맴도는 소리를 내장에 담았다. 음악은 빛처럼 이내 사라졌지만 기억은 오래 남았다.
이것이 내가 하우스콘서트를 위해 서울로 올라간 경위이다.
비올라와 피아노는 손때가 가득했다. 오래된 악기 위로 그들의 젊은 땀이 스며들 때 절정은 조금씩 찾아왔다. 나는 분명 그들의 뒷모습을 봤다. 하지만 이승원 박종해 두 아티스트들의 표정이 보이기 시작했고, 좀 있다가는 그들의 음악이 지탱하고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대부분 훤칠한 몸매와 근육들이 타이트한 정장차림의 옷 위로 도드라지는 모습뿐이었지만, 비올라가 주는 묵직함을 동반한 애련함과 그에 맞춰 피아노의 좌우를 통통거리며 건너다니는 피아니스트가 어떻게 악기가 주는 독특한 서정을 내면화 했을 지가 읽혔다.
처음 내가 하콘에서 연주자들의 표정을 읽어내던 때와 조금 다른 양상이었다. 같이 온 두 명의 친구들도 눈을 감고 연주에 빠져 있었다.
비올리니스트의 피아노 앵콜-쇼팽의 녹턴-이 밤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듯 이어졌다. 그리고 정말 깊은 밤이 왔고, 와인과 함께 나와 내 친구는 언제나 그랬듯 시를 읽었다.
친구는 그런 내게 하우스콘서트 후기를 어디로 보내냐며 메일주소를 물어왔고, 나는 힘들어서 문자로만 답했다.
친구에게도 미안했다. 시작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한 곡을 놓쳤을 뿐 아니라, 연주자의 뒷모습만이 보이는 자리에 앉게 됐기 때문이다. 내가 그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연주자의 얼굴에 쓰여졌다가 지워지는 다양한 표정들이었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작년 나는 대한민국 공연장습격작전의 일주일동안 익산에서 하콘을 처음 만났다. 그때 연주자들의 표정은 연주되고 있는 감정의 진폭에 맞춰 꿈틀거렸다. 하우스콘서트라는 작은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은 이내 연주자의 음악에 전염돼 갔다. 몇은 미간이 올라가거나, 입술이 봉긋해지며 현 끝을 미끄러져 나오는 음을 쫓거나, 관 속의 맴도는 소리를 내장에 담았다. 음악은 빛처럼 이내 사라졌지만 기억은 오래 남았다.
이것이 내가 하우스콘서트를 위해 서울로 올라간 경위이다.
비올라와 피아노는 손때가 가득했다. 오래된 악기 위로 그들의 젊은 땀이 스며들 때 절정은 조금씩 찾아왔다. 나는 분명 그들의 뒷모습을 봤다. 하지만 이승원 박종해 두 아티스트들의 표정이 보이기 시작했고, 좀 있다가는 그들의 음악이 지탱하고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대부분 훤칠한 몸매와 근육들이 타이트한 정장차림의 옷 위로 도드라지는 모습뿐이었지만, 비올라가 주는 묵직함을 동반한 애련함과 그에 맞춰 피아노의 좌우를 통통거리며 건너다니는 피아니스트가 어떻게 악기가 주는 독특한 서정을 내면화 했을 지가 읽혔다.
처음 내가 하콘에서 연주자들의 표정을 읽어내던 때와 조금 다른 양상이었다. 같이 온 두 명의 친구들도 눈을 감고 연주에 빠져 있었다.
비올리니스트의 피아노 앵콜-쇼팽의 녹턴-이 밤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듯 이어졌다. 그리고 정말 깊은 밤이 왔고, 와인과 함께 나와 내 친구는 언제나 그랬듯 시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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