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 진짜 이상한 관람기
  • 등록일2013.02.09
  • 작성자황인호
  • 조회2195
1. 그것은 엔돌핀이었다.
제법 피곤했을법한 하루였음에도
콘서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그토록 가벼웠던 것은
그가 뿜어대던 엔돌핀 때문이었다.

2. 조카를 생각하며 그렸던 딴뚠송은 사랑 그 자체. 지난 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내 유년시절의 무언가가 자꾸 떠올라 조금은 목구멍이 뜨거워졌기도 했고. 뭐.
공연 후 아이들을 대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왜 딴뚠송이 그토록 사무치게 행복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3.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그의 음악에서 느낀 것은
그가 보여주는 끝을 알 수 없는 유쾌함의 이면에
어쩌면 그 만큼의 슬픔-혹은 유쾌함과 상반되는 무언가-이 존재할수도 있겠다는 생각.

4. 연주 중 빈번히 볼 수 있었던 그의 x 마려운 듯 한 표정은
음악에 중추신경이 마비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따라하게 만드는 신기한 마법이었다.
남자에게 이런 표현 쓰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나는 그의 똥 x려운 듯한 표정을 사랑하게 되었다.

5. 공연이 끝나고 두밤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의 엔돌핀의 마취에서 풀려나지 못한 것 같다.
그 날의 사진을 정리하면서도 베시시 웃어버리곤 하니까.
이상하게도 사진들이 아주 맘에 들진 않는데,
아마도 사진보다 공연에 집중하게 만들어버린 연주자의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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