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5 하콘 스케치 by 현서
- 등록일2012.10.06
- 작성자SARA
- 조회2487



전혀 예상이 되지 않던.. 공연이었기에 금요일 당일 까지도 가야하나 고민했던 하콘이다.
7살 아이가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일지..
혹시 울어버리거나 해서 다른 분들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을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던.. 새로움에 대한 설레임과 반응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했었다.
스크린이 내려오고 시인의 시는 짧은 영상으로 시작했다.
아이는 잠시 보더니 "언제 시작해요??.." 라고 아주아주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하긴.. "시가 뭐예요?"라고 묻는 아이가 그것을 이해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
그간 보아왔던 공연을 기대했던 아이가 가질 수 있는 당연한 질문일게다.
"시"라는 형태로 담겨져 있던 어떤이의 감정이
누군가의 소리로, 몸짓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때로는 속삭임으로, 때로는 하소연으로, 때로는 울부짖음으로, 때로는 희미한 미소로..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예술에 어울리지 않나보다.
그저 느끼면 그만인 것을..
평소보다 일찍 끝난 공연이라 하콘의 또다른 즐거움 와인파티도 잠시 참여하기로 했는데
그날의 공연에 대한 평은..
"박창수 아저씨가 아주 멋졌어요. 피아노를 아주 멋지게 연주하던데요"
무섭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왜 무서워야 하냐는 눈빛을 보내더니 "영화가 조금 그랬어요"라고 한다.
아마도 그것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나보다.
공연장에서 숨소리와 에너지를 그대로 느끼는 것이 아니다보니 감정을 공유하기 더 어려웠겠지..
그리고 아이가 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물어보았다.
"스카프 두르고 으...우... 소리내시던데 그건 어땠어?"
"음..그건 이야기하는 거잖아요"
그 순간 모든 것이 멈춘듯 했다. 나는 놀라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아이는 모든 호흡을 함께 하고 어렴풋하게나마.. 아니 그 어떤 이보다 더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면 깊은 인간 본연의 걸러지지 않은 그 감정의 소리를 아이는 이야기로 듣고 있었다니...
인간의 내면 그 밑바닥 어딘가에서부터 흐르는 그 무엇을
아이는 거부감 없이... 아니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아이가 두려움을 느낄지도 모른다는 어른의 편견을 그렇게 뒤집어버렸다.
아...
나는 얼마나 아이에게 편식을 시켰던가.
이런 흐름의 공연을 하콘이 아니었다면 7살 아이와 함께 보러갈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니 영양소 골고루 담겨진 하콘을 빼먹을 수가 없단 말이다.
길게만 느껴지는 2주 후면 현서가 좋아하는 바이올린이다..
* 추석에 있었던 일...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이모들 삼촌 다 모이세요~~ 하더니 하우스콘서트를 한단다.
거실에 모인 우리는 그간 이뤄졌던 현서의 독주회쯤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이모의 매니큐어 병을 거꾸로 들고 차분히 걸어오던 현서는
박창수 선생님의 모습에 빙의된 듯 인사말을 하고는 (아주 차분히... ..)
방에 들어왔다 나갔다는 반복하며 노래도 하고 연주도 하며 콘서트를 열였다.
마지막 연주 후에는 다시 매니큐어 마이크를 들고 와인파티에 대한 공지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는 주방으로 들어가더니 달그락 달그락...
쟁반에 가지런히 담겨진 음료수잔들... 우리는 그렇게 와인파티를 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2주에 한번씩 아이의 손을 잡고 하콘으로 가는 일뿐이지만
공연을 기대하고 손꼽아 기다리고..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으로 남기고..
이렇게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각 사람마다의 모습도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관찰하고, 음악을 느끼고, 분위기를 경험하고
이런 것들이 아이에게 어떤 향기로 남게 될까...
관찰추적연구라도 해볼까..? ㅎㅎㅎ
* 박창수 선생님의 연주는... 음.. 연주라는 표현보다는...
소리의 모양새를 빌린 몸짓이랄까... 멋지다는 표현 그 이상의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짧은 시간이라 너무 아쉬웠어요..
다음에 박창수 선생님의 소리 몸짓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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