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의 특별한 기쁨, 하우스 콘서트
  • 등록일2012.09.23
  • 작성자주시완
  • 조회2408
  큰 기대를 품고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고 약속을 잡아서 하우스콘서트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오랜 친구 만나듯 무심하게 들렀을 때 더 큰 감동이 온다는 말을 누군가의 관람기에서 본 듯 하네요. 제가 그랬나봐요. 요새 최고 인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중요한 경기가 있던 날인데 같이 보자는 친구의 유혹을 뿌리치고 혼자 하우스 콘서트에 들렀어요. 무슨 공연이냐고 묻는 친구에게 음 가을이니까 재즈공연이었나 하고 대답했었지요.

  그래서 어떤 곡이 나오는지도 몰랐는데, 첫 연주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유튜브로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음악을 듣고는 끌려서 씨디를 사기로 맘먹었는데, 마침 그 곡이 첫 곡으로 흘러나오더라고요. 우연이 아니고 세상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끈으로 이어져있는가 보다, 노트북으로만 들어도 좋던 음악을 라이브로 듣게 되다니 참 기분이 좋았죠. 하우스 콘서트에 정말 오랜만에 왔는데 라이브로 듣는 생생한 소리에 깜짝 놀랐고, 이렇게 좋은 것이 곁에 있었는데 더 자주 올 걸 하고 잠깐 후회도 했어요.

  클래식 음악이 이렇게나 역동적일 수 있구나, 조금 부드럽게 연주가 이어지다가도 연주자들이 숨을 훕 들이마시면서 빵빵 터트리는데 덩달아 저도 숨을 쉴 수가 없더라고요. 끝난 줄 알았지? 하고 끝날 듯 끝날 듯 하다가 열정적으로 쏟아내는 풍성한 소리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묵직했는가 하면 부드럽고, 애절했는가 하면 유머러스하고, 그 변화들이 너무 멋지고 좋아서 입을 못 다물고 공연을 봤답니다. 그 소리들을 상상하고 종이에 표현해내는 작곡가나 그것을 구현해내는 연주자나 참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첼로였어요. 말로는 표현 못하겠는데 제 마음을 확 잡아끄는 소리가 많았어요. 풍성하고 깊이 있게 중심을 잡아주는가 하면 현을 통통 튀기는 익살스런 연주까지 참 감동적이었어요. 조금 아쉬웠던 건 샤콘느였어요. 조금 더 피 흘리고 처절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좁은 공간에서 날이 선 소리 때문에 관객들이 힘들어할까봐 걱정이 되었고, 공간이 넓은 성당에서 연주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연주자의 말을 듣고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답니다.

  어림잡아도 하우스콘서트에 온 게 10번은 넘는 것 같은데 어떤 공연보다도 더 자주 웃었던 거 같네요. 재기 넘치고 열정적인 연주가 너무 재미있어서요. 감동 받은 관객들을 위해 앵콜을 3번이나 해주신 연주자 분들 감사드려요. 너무 박수를 쳐서 손바닥이 따끔따끔 했지만 장장 1시간 50분에 걸친 열정적인 연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겠지요. 일상 속의 특별한 기쁨을 늘 준비하시는 스탭들께도 감사드리고요, 하우스 콘서트 마음 깊이 응원합니다. 아, 그리고 처음으로 씨디도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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