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 음악회를 경험하다- 305회 이효주 피아노 콘서트
  • 등록일2012.03.11
  • 작성자김명희
  • 조회2861
최근 갑자기 생긴 작은 음악회에 대한 관심..
박창수 하우스콘서트를 발견하고 일찍부터 자리 잡으러 간다.

도곡2동 주민센터 건너편 House Concert 안내판을 따라 지하로.

와, 나무로 온통 메워진 실내.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는데 무슨 소리 상자에 들어가는 기분.
편하게 기댈 사람은 벽에 붙어 앉고,, 방석 깔고 자유로이 여기저기...

내 눈에는 벽에 기대는 좌석이 상석인듯... 벽 앞에 자리를 잡는데 역시 탁월한 선택... 그 이유는 잠시 후 밝혀진다.

박창수 하우스콘서트 대표의 인사말.
벌써 이 콘서트의 역사가 10년이 되었단다.
헉... 난 오늘 처음 왔는데..
"바닥에 앉게 한 것은 바닥에서부터 타고 올라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큰 공연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리를 느끼게 될 것이다"라고 하시는데,,,, 그렇게 음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은 처음 듣는 터라... 과연??? 그게 뭘까...

사실 바닥에 앉게 되어 있어 앉기에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는데 더 듣기 좋기 때문이라고 하니 기대로 반전.

이어서 말 그대로 넘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서 연주가 진행된다.
다른 하우스콘서트도 가보았지만,, 이렇게 가깝게 앉기는 처음이다. 관객들의 작은 움직임은 물론이고 연주자의 페달 소리까지도 들린다.

인사말에서 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소리를 느껴보라는 말을 들어서인지,,, 그 경지를 느끼는데 신경이 집중된다.
첫번째 모짜르트의 소나타 9번에서는 별무. 역시.,,, 그런건 프로나 느끼는 게 아닐까?...
그러나,
두번째 슈베르트의 방랑자 판타지.
와우,,, 벽에 기대 앉아 있으니 벽에서 부터 작은 울림이 전해오고, 바닥에서도 약한 진동이 올라온다. 휴대폰 진동보다 약한 진동.
파워풀한 연주에 음이 귀로, 다리로, 등으로, 사방에서 내 안으로 침범해 들어온다.
앗,, 이런 경지가 있다니....
인터미션을 거쳐 이어진 세번째 곡.
쇼팽의 전주곡들.
솟구치는 듯한 강력한 음.
이제는 바닥, 등은 물론, 가슴으로까지 진동이 파고 돌어오려 한다. 특히 가슴으로 진동이 침투하는 것은 약간 불편한 느낌마저 든다.  다리나 등은 휴대폰 등이 몸에 닿았을 때 진동을 느껴보기는 했으나 가슴으로 어떤 파장이 들어오는 것은 첫 경험이어서인지,,, 난감한 느낌이다.
가슴 쪽 진동은 내 몸을 파고 들어 무슨 레이저 검으로 치고 들어오듯 파장이 내 몸을 관통이라도 할 것 같은..
아,,
이게 뭐지,,
이게 뭐지?
소리로, 촉각으로 느끼는 연주의 경험...
그래,,
이거야 말로 4D야!

가까이에서 느끼는 음의 새로운 경지에 빠져 소리통 안에서 허우적대다가 연주가 끝났다.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쳐서 두 번의 앵콜을 들었는데....

연주자가 살짝 웃으며 두번째 앵콜 곡으로 "쇼팽의 왈츠 6번"이라고 하는데 귀엽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든다. 워낙 연주가 힘이 있어서 그 분위기에 젖어 있다가 보니...
귀여운 느낌을 갖고 들어서일까 왈츠 6번은 정말 가볍고 경쾌하게 날아가듯 연주한다.
내 눈 높이가 건반과 거의 같아서 검은 건반이 잘 안 보였는데 그래서인지 손가락이 건반 위로 살짝 떠서 흘러가는 듯 미끄러진다. 지금까지의 힘있는 곡과는 다른 귀여운 곡으로 마무리.


연주가 끝나자 다시 하콘 대표님이 나와서 인사를 한다.
콘서트 끝나고 그냥 가지 말고 와인 한 잔 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라는...
어디서 와인을 마시나 했더니 바로 실내로 접이식 테이블이 들어오고 와인과 음료, 치즈 등이 차려진다.

와인 한 잔과 치즈를 접시에 담아 들고 주변을 둘러 보니 이름을 아는 분이 딱 한명 있다.
바로 연주자 이효주님. ㅋㅋ
그 분도 음료 한 잔을 들고 서 있으니 더 편한 느낌.. 이야기를 걸어본다.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연주하는 기분이 어떻냐고..
"유럽에서는 많이 했어요. 이런 공간은 물론, 카페에서도 하구요. 관객이 다섯 명이었을 때도 있고, 숫자는 중요하지 않아요. 가까이에서 교감하는 느낌이 좋아요."^^
너무 가까이 관객이 있어 관객들의 자잘한 움직이는 소리도 들렸을 텐데 방해되지 않을까?
"내 연주에 대한 반응을 바로 알 수 있어서 좋아요. 숨소리, 한숨소리까지 들리니까요."
나도 페달밟는 소리까지 들려서 참 신기했는데..
"오늘 페디큐어를 안해서 좀 신경쓰였어요.." ㅋㅋ


현장에는 이효주님의 매니저도 와 계셔서 이야기를 더 나눈다.
이효주님은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연주에 바쁜 촉망받는 연주자란다.
파워풀한 연주에 귀여운 연주까지 소화해 재미있다고 했더니 이 또한 이 분의 장점이라고. 연주장이 울릴 만큼 소리를 크게 내는 것도 드문 능력이라고 소개한다.  나이는 불과 26세! 앞날이 그야말로 창창하네...


매달 두번씩 진행되는 하콘.. 다음 행사인 노부스콰르텟의 문웅휘 첼로 연주회도 벌써 기대가 된다.

아,,,
이런 콘서트 처음이야!

*** 사진을 올리려는데 게시판 이름을 지정하라는 에러가 뜨면서 안 올라가네요.
많은 사진은 제 블로그에서 확인하세요. 연주자님 사진도 예쁘게 나왔는데...
http://blog.naver.com/enikia/12015480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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