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유쾌한 소풍
  • 등록일2012.02.25
  • 작성자배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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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른 공간에서 있었던 공연이어서 색다른 기분이었습니다. 메일지기님의 메일과 오프닝에서 박창수선생님도 소풍이라고 비유해주신게 맞아떨어지네요.

금새 예약이 끝났던 공연이었던만큼 관객분들의 기대는 공연장 오픈 전에 길게 이어진 줄이 대신 말하는 듯했습니다. 공연장은 금새 발디딜틈 없이 관객들이 꽉 들어찼습니다.입구에서 신발을 벗으려고 하니, 율하우스가 아니어도 괜히 친근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말하기에 약간 쑥스럽지만 입구에 놓여있는 베이지색 방석이 학교 밖에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더라구요. 공연장에는 여러점의 그림이 걸려있어 신선한 느낌이었는데, 공연 후에 오늘 공연을 위해 여러 작가님의 작품을 준비하신거라고 소개해주셨습니다. 특히 첼리스트와 피아노를 모티브로 하여 붉고 열정적인 느낌의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창수선생님의 오프닝과 작곡가 류재준님 그리고 카잘스 페스티벌 Lethiec 음악감독님의 인사말이 이어졌습니다. 카잘스 페스티벌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는데, 한국인 관객에게 프랑스 인 연주자가 영어로 소개를 하는게 참 재미있지 않느냐는 말에 다함께 웃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쓰는 언어는 달라도 음악으로는 모두 통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자주 들어 익숙해도 오늘따라 더욱 공감이 되더군요.

첫곡은 첼리스트 송영훈님의 바흐 무반주 모음곡을 연주했습니다. 평소 송영훈님의 연주를 무척 좋아했는데 이 곡을 들을 수 있어서 참 기뻤습니다. 맑은 물과 같은 느낌을 주는 연주가  무대 뒤의 그림 속 첼리스트의 붉은 불의 이미지와 더욱 큰 대비를 이루는 듯했습니다. 첼로의 울림이 공기를 가볍게 떨리게 하는 듯 깊게 다가왔습니다. 울림이 깊은 소리가 여러가지 빛깔의 스펙트럼을 만들어내는 듯 오묘한 기분에 푹 빠졌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밤하늘과 밀레니엄타워의 불빛도 첼로의 현으로 특별해보였습니다.

 프로코피예프의 곡은 들을 때마다 참 어려운 듯하지만, 연주자는 어느 작곡가의 곡보다 멋지게 보입니다. 바이올리스트 백주영님과 김소옥님의 팽팽한 연주도 강렬하고 긴장감 넘치는 모습이 참 멋졌습니다. 오늘 연주곡이 전체적으로 아름답고 다정한 느낌이었는데, 이곡은 아주 매섭게 톡 쏘는 듯했습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아름답게 기억할 연주를 들었습니다. 모차르트 클라리넷 오중주! 첫번째 음부터 마지막까지 한순간순간 행복했습니다. 따스한 클라리넷의 음색에 아늑하면서, 앙상블이 균형잡힌 느낌에 마음 속이 따끈따끈해졌습니다. 음악을 통해서 이런 좋은 느낌을 가득 충전해둘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새가 날개짓을 하여 하늘 속으로 날아들어가는 듯한 카잘스의 곡이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잊지못할 연주가 이어졌습니다. 첼리스트 Noras의 70번째 생일을 맞아 연주자들이 생일 축하곡을 준비했는데 "생일축하합니다"한곡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드보르작, 폴카, 헐리우드영화음악, 헝가리무곡 풍으로 다양하게 변주하여 들려주었습니다. 아하!하며 무릅을 치게 할만큼 위트있게 작곡가의 성격을 집어내어 흥겹게 연주하는 분위기가 정말 즐거웠습니다.

특별한 생일 축하를 되돌아보니 정말 즐거운 소풍같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학교다닐 때보면 소풍날 생일인 친구가 있으면 깜짝 생일파티도 하고 그러잖아요. 소풍오느라 평소의 몇배 애를 쓰셨을 하콘여러분들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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