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회 하우스 콘서트 연주 후기
  • 등록일2011.07.25
  • 작성자전필승
  • 조회3781
제가 처음에 하우스 콘서트 무대에 서게 되었다고 지인들에게 말했을 때,
음악을 좀 즐기는 이들은 무척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그날 제가 연주를 보러 가는 것이라고 잘못 이해한 이도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하우스 콘서트의 무대에 관객으로서가 아니라
연주자로서 먼저 발을 디뎠다는 사실이 아직도 잘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하우스 콘서트를 아시는 분들로부터, 관객이 바로 내 앞에서 연주를 보고 있으므로
전문 연주자들조차 무섭도록 긴장하여 실수를 연발하기도 한다는 경고를 누차 들어왔습니다만,
문이 열리고 입장하면서 관객의 위치를 확인하고 나서부터 정말 떨렸습니다.
활로 현을 마찰시켜 소리를 발생시키는 현악기 연주의 특성상 과도한 긴장은
손떨림으로 이어지고 이는 오른손의 고른 운궁을 방해하기 때문에,
이를 애써 제어하느라 초반에 특히 무척 고생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좁은 공간으로 인하여 다시 하지 못할 좋은 경험 또한 많이 하였습니다.

무대와 객석이 더 넓고 천정이 더 높은 일반 공연장에서는 유니스트링 앙상블 정도 규모의 연주시
함께 연주하는 울림을 연주자 개개인들은 사실 제대로 느끼기가 힘듭니다.
반면에, 하우스 콘서트의 낮은 천정과 좁은 공간은 관객 뿐만 아니라
연주자들 또한 전체가 내는 소리를 상당히 잘 들을 수 있었고,
항상 궁금했던, 우리가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내는 소리를 연주와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무척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좁은 공간으로 인한 밀집된 자리 배치는
연주시 운궁이나 몸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일말의 불편함을 끼쳤을 수는 있으나
오히려 연주자 간에 서로 눈빛을 교환하거나 표정으로 살짝 살짝 대화를 나누는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평소에는 자신의 연주에 집중하느라 놓쳤던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동료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하우스 콘서트 전체를 감싸고 있던 따뜻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는 아마도 관객과 연주자가 근거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 배치 덕분이 아니었나 합니다.
정말 얼굴 표정까지 자세하게 다 보일 줄은 몰랐습니다. 심지어 저와 관련된 관객이
저를 보고 있는지 아닌지 마저 생생하게 보였습니다.
이렇듯 좁혀진 거리는 연주자와 관객 사이의 심리적 거리마저 좁혀,
함께 즐기는 분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기가 울고, 원하는 때에 박수를 치는, 다른 공연장이었다면 누군가 눈쌀을 찌푸렸을 법한 일들이
편하게 받아들여지는 그러한 따뜻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관객으로서 꼭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던 하우스 콘서트 무대에
연주자로서 먼저 세워주신 하우스 콘서트에 감사드리며,
저도 이제 하콘의 새내기 팬으로서 자주 출석하겠습니다.

유니스트링 앙상블에서 제2바이올린 연주했던 전필승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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