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4회 트럼펫 영재가 연주하다
  • 등록일2011.05.15
  • 작성자하루사리
  • 조회4220
최민 군은 만만찮은 실력과 경력을 겸비한 트럼펫 영재다.
영재英才는 아직 꽃이 않 핀 재능을 가졌다.
영재인 최민 군이 작년 갈라 연주에 이어 284회에 독무대를 열었다.

 

누구나 실수한다
실수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실수를 실수가 아닌 것으로 만들도록, 실수를 구조화 시키도록,
우리 시대의 한 예술가가 누차 말한다.

 

연주자들은 대개 고정된 음악을 연주한다. 연주 도중 실수를 했다.
실수가 아닌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원래 악보와 실수한 실제 소리의 간격, 그 틈을 메우는 것은 "숨"이 아닐까.
실수는 이미 지나가서 더 이상 실제 소리가 아니다. 그러나 악착같은 기억.
다시 원래의 경로를 따라서 지금 만들어지는 소리로 옮겨가는 호흡, 기억에서 자유롭게.
원래 경로를 빼곡히 깊게 알고. 만들어지는 소리를 여유있게 듣고.
그럴 수 있는 길고 깊고 안정된 호흡. 이 핵심 아닐까

 

슈베르트의 세레나데에서 앞 소절 6도 음정 도약에서 실수를? 영재가?
아직 꽃이 안 폈으니까 그럴수도..
그러나 큰 흔들림없이 끝까지 밀고 가는 호흡
에서 꽃의 전조를 본다
평소보다 훨씬 실수를 많이 했다는, 하콘 무대가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최민 군은 마지막까지 차분히 연주했다.
울림이 좋은 목성으로 목소리 작은 대표님과 많지 않은 관객을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

 

공연장 전체를 빙 둘러 대부분 벽에 한 자리씩 자리잡은 관객들
꽃봉오리의 향기에 이끌려 삼삼오오 율하우스를 찾았다.
티비에 나올법한 매끈하고 빈틈없는 영"재"가 아니라
종종 느슨해지고 흔들리지만 여전히 다잡고 성실하게 끝까지 책임을 지는
그래서 하우스콘서트 무대에서 공연하게 되어 행복하다는
다부지고 진지한 싱그러운 "영"재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그 성실함과 진지함이 변함없기를 바라고 있었다.
꽃이 피어가는 긴 여정을 같이 지켜 볼 즐거움으로
간만에 한산했던 율하우스를 꽉 채웠다.

 

"여러 어린 친구들이 하콘에서 연주를 했었고
그 중에서 잘 된 친구들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고
어린 친구들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가는가 모습을 보는 의미있는 자리..."
너무 일찍 일어나서 피곤이 역력한 대표님의 설명이었다.
이미 만들어진 공연을 구경하는 관찰자가 아니라
계속 새롭게 짜여질 판의 참여자가 되시라는 메시지였다. 
"음악사 / 역사는 여러분들이 만드는 거예요
꾸준히 보시고 도와주시고 같이 가시죠~"
라고 굳이 말 안 해도 울림이 충분했던
13일의 금요일 하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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