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작곡가 시리즈
  • 등록일2011.05.03
  • 작성자하루사리
  • 조회3633
2011년 하우스콘서트 작곡가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하콘 위촉곡은 "소리와 맛" 이었다. 소리를 구성하는 작곡가들이 소리를 요리했다. 10대부터 50대까지 각 세대 5명의 소리 요리사들이 화려하고 인상깊었던 릴레이 디너쇼를 펼쳐놓았다.

모든 소리를 음미한 하우스콘서트 관객은 각 5명의 맛을 이렇게 떠올렸다 :


10대 양희윤.
그는 떫지만 달콤한 생율을 그려놓았다. 그의 할아버지는 텁텁한 껍질을 깎아서 아삭하게 여문 속살을 건내주었다. 밤을 그려놓자 껍질이 깎여 속살로 돌아왔다. 그리면서 기억나고 그리워졌다.

20대 전민재.
그는 깨끗하고 단정한 유리컵을 가졌다. 투명하고 찰랑이는 물을 받았다. 컵에 담긴 물을 들이키자 머리로 치솟는 청량감. 인문주의 태동 직전 정격스러운 소리를 21세기 젊은 감성으로 조리하였다. 맑고 투철한 건강한 이성이었다.

30대 최명훈.
그는 굽이굽이 아리랑 고개를 넘고 있었다. 고개를 넘어갈 때 혀가 바짝바짝 마르고 입이 쓰고 애가 탔다. 구불구불 고개를 넘을수록 속이 울렁울렁, 가끔 의식을 잃어 황홀경도 펼쳐졌다. 어느덧 인내의 쓴 맛은 무미하지만 견고한 체념이 되었다.

40대 최우정.
그는 요리를 즐긴다. 실제로 하콘 주방에 넓직하고 여유있게 재료를 벌여놓았다. 그리운 친구에게 전해줄 음식은 담박하고 조촐하지만 맛이 단순치 않다.
공중에서 흔들리는 악기/재료로 새로운 시간이 열렸다. 주방 바깥으로 나간 소리를 따라 공간이 열렸다. 어느덧 여운이 코와 혀에 얹혀져 깊은 기억으로 스며들었다. 그 온기가 아직도 맴돈다.

50대 박용실.
그는 소한이라 입이 자주 마른다. 그는 물이 맛있다. 그 요리는 즉각 피부로 스며든다. 그 육즙은 바로 입속과 혀의 표피로 흘러들었다.
입 안에 침이 돈다 - 혀(舌)에 물(水)이 도니 살아있음(活)이다. 그러나 "소리/요리의 의미는 환상입니다" 의 (말)소리의 의미는? 요리조리 생각해봤던 소리의미/소리의 미(味).



음식을 먹는다.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맡은 음식이 입 안의 촉각으로 들어온다. 촉각이 혀와 코를 자극한다. 여러 자극이 화학신경작용을 거쳐 감각으로 느껴진다. 음식을 먹는 것은 소리를 듣는 것보다 더 직접적이고 다양한 감각체험이 된다.

음식처럼 보고 만지고 냄새맡고 맛볼 수 있는 소리란? 한 달간 하우스콘서트 식당에서 그 희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우스콘서트 박창수 선생님, 스탭 여러분.
한달내내 고생 많으셨습니다.
- 그 고생이 단 몇 줄로 간추려질리가 있겠어요 말이 참 쉽습니다;;;
덕분에 머리, 배, 오감이 모두 배불렀던 4월이었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차려주시는 음식 감사히 맛있게 먹으러 들를게요.
모두 계속 번성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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