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 등록일2010.09.18
  • 작성자감지수
  • 조회3675
대학에 입학하고 1학년 때부터 누렸던 소소한 즐거움.
하우스콘서트였습니다.
음악에 대한 갈망이 느껴질때나 전공 공부에 지칠 때
가끔 보러오던 하우스콘서트는 비타민C와 같은 에너지를 주곤했지요
그렇게 어느새 3학년이 되었습니다.

가을이니깐 음악적인 감각도 깨울겸, 추석이지나면 인턴준비니 정신없을듯해서
같은 과친구와 함께 아주아주 오랜만에 하우스콘서트장을 찾았습니다.

운이좋게도 연휴의 영향인지 사람도 많이없어서
맨앞자리를 사수할 수 있었죠

나이가들어 머리가 세어도
좋아하는사람이랑 이런 공연 보러올 여유가 있으면좋겠다!
는 그야말로 소녀다운 대화를 나누면서
공연을 기다렸습니다.

조금늦게, 공연시작.
공연시작 때 저는 왜 항상, 연주자도아닌데 떨리는걸까요.


첫곡은 슈만의 환상소곡이었습니다.

방석없이 앉았더니
바닥을 통해 울리는 첼로의 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첼로소품공연은 처음이었는데,
바닥에 악기를 접촉하고하는 첼로의 특성상 깊은 울림이 직접 관객에게 전달되는 그 느낌에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모르는곡이라
사실 오기전에 미리 예습을 했는데
연주자님의 연주는 듣고 왔던 그 어떤 연주보다도 사랑스러워서
절로 미소가 나오더군요 :)
너무너무 부드러운 소리라 꼭 안아주고싶은 느낌이라할까요.


피아노 솔로의 쇼팽의 마주르카.
쇼팽의 고뇌를 온몸으로 표현하시는 피아노연주자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공연을 보다보면 참 의외로 표정,모션.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하는데요
여기에 거리가 가까웠다는 점도 시너지 효과를 냈지요.
몰아쉬는 숨소리, 연주에 열중해 등을 굽히는 모션 하나하나가
쇼팽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소리 표현과 풍부한 감성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되어
마치 내가 연주하고 있는것만 같은 느낌마저 받은 연주였습니다.


그리그의 바이올린소나타.
연주자님이 등장했을때, 처음 한생각은 엉뚱하게도
와. 참 예쁜 악기다. 였네요 ^^;
정말 줄걸이 부분의 레드컬러가 참 보기드물게 예쁜 악기였어요
그리고 그 악기는 곧, 그 레드만큼이나 강렬하고 생생한 그리그를 연주했습니다.
그리그 답지않다. 고 생각했던 2악장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특히 좋았던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슈만의 피아노트리오.

개인적으로 피아노트리오라는 편성을 참 좋아합니다.
바이올린이 멜로디를 연주하고, 바이올린과 피아노에는 없는 저음을
첼로가 메꾸어주지요. 피아노는 그 둘을 중재해 꽉찬 듯한 소리를 내죠.

찰나의 눈맞춤과 미소, 그리고 악기로 세사람은 대화했습니다.
음악으로 교감하는 세사람이 너무 아름다워서, 또 너무 부러워서 샘이 날정도로
그들은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세 가지 각기 다른 소리가 합치되고 모션이 멈춘 그 짧은 순간,
작은 스튜디오의 모두는 공명을 느꼈습니다.


앵콜곡은 3 FUNNY PICES였는데,
저는 이곡을 트리오 탈리아 공연에서 이미 한번 접했었던 터라 무척 반가웠어요
누가누가 노래할까 하고 두근두근하고 있었는데
연주자님들이 직접 노래하시더군요 ^^
센스와 위트 넘치는 선곡이었네요


너무나 짧게 느껴졌던 즐거움이 끝나고, 와인을 마시면서 살짝 알딸딸한기분으로
내일있을 오전 전자회로 수업을 생각하며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
집중한 탓인지, 느껴지는 기분좋은 피곤함 ..

친구랑 오면서 후회했어요 !
와인마시는데 첼로연주자님을 조우했었는데
you good !
fantastic !
very good !
bravo !
하며 악수라도 하고올걸 하고 많이후회했어요ㅠ_ㅜ

가을의 하콘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요 .
왜인지모를 그리움과 쓸쓸함, 그러면서도 곧 따뜻한 마음이 되어 돌아가지요.

잠깐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을 다시 발견한 기분 !
역시 굿이네요.



댓글

0개의 의견이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