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회] 그 후로도 오랫 동안...모든 것이
- 등록일2010.09.18
- 작성자Grace
- 조회3960
오래 전부터 이번 하콘에 가려고 계획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날 갑자기 생긴 일 때문에 지방에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혹시 늦을까봐 마음을 많이 졸였습니다.
게다가 몇 사람의 일행을 데리고 간 터라, 오늘따라 더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어떡하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을까, 계속 조바심을 했죠.
그래서였나봐요, "오늘은 별로 많이 오시지 않았어요"라는 말을 듣자마자
저도 모르게 "아, 다행이예요"라는 말이 나와 버린 건.
바로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늦어 버렸고,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얼마나 미안한지...
당황스러우셨을 텐데, 그냥 웃음으로 받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평소보다 적었던 관객수가
저를 포함하여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행운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소리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꼬리를 잘리고 사라지는 대신,
조금의 여운을 갖고 사람과 사람 사이, 그 따스한 틈새를 떠돌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것 같아서요.
또한, 내 숨소리마저 옆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덜 해도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제가 연주자의 위치였다면, 적은 관객 수에 비례하여 얇아지는 익명의 막이
오히려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듯 합니다.
때로는 열 명의 시선이 천 명의 시선보다 더 뜨겁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요.
저만의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그래서인지 이번 연주는 약간의 머뭇거림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 그런 틈을 조금 남겨 준 것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원래 어떤 상황에서든 순발력이라곤 없는 저같은 사람에겐 늘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사람에 비유를 하자면,
단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일직선으로 다가와서 그대로 심장을 쿡 찔러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주저하면서, 상대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피면서, 한번에 아주 조금씩 속내를 내비치면서,
영 다가오지 않는 건가 싶다가도 잠시 눈 감았다 뜨면 어느새 마음 속에 들어와 있는 그런 사람도 있지요.
이번 연주는 이 두 번째에 더 가깝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하콘 자체가 이미 많은 이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맨 처음엔 조금은 쭈뼛거리면서 그 문을 들어서지만 어느 새인가
단 한 번의 대화로도 오랜 친구처럼 느껴지는 그런 존재가 되고,
긴 하루의 끝에 둘러 앉은 따뜻한 밥상이 되고,
때론 열 올리며 사느라 뜨거워진 이마를 짚어주는 서늘한 손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배추속처럼 살진 켜를 차곡차곡 더해가면서 그 자리를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
그날 갑자기 생긴 일 때문에 지방에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혹시 늦을까봐 마음을 많이 졸였습니다.
게다가 몇 사람의 일행을 데리고 간 터라, 오늘따라 더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어떡하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을까, 계속 조바심을 했죠.
그래서였나봐요, "오늘은 별로 많이 오시지 않았어요"라는 말을 듣자마자
저도 모르게 "아, 다행이예요"라는 말이 나와 버린 건.
바로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늦어 버렸고,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얼마나 미안한지...
당황스러우셨을 텐데, 그냥 웃음으로 받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평소보다 적었던 관객수가
저를 포함하여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행운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소리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꼬리를 잘리고 사라지는 대신,
조금의 여운을 갖고 사람과 사람 사이, 그 따스한 틈새를 떠돌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것 같아서요.
또한, 내 숨소리마저 옆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덜 해도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제가 연주자의 위치였다면, 적은 관객 수에 비례하여 얇아지는 익명의 막이
오히려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듯 합니다.
때로는 열 명의 시선이 천 명의 시선보다 더 뜨겁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요.
저만의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그래서인지 이번 연주는 약간의 머뭇거림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 그런 틈을 조금 남겨 준 것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원래 어떤 상황에서든 순발력이라곤 없는 저같은 사람에겐 늘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사람에 비유를 하자면,
단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일직선으로 다가와서 그대로 심장을 쿡 찔러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주저하면서, 상대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피면서, 한번에 아주 조금씩 속내를 내비치면서,
영 다가오지 않는 건가 싶다가도 잠시 눈 감았다 뜨면 어느새 마음 속에 들어와 있는 그런 사람도 있지요.
이번 연주는 이 두 번째에 더 가깝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하콘 자체가 이미 많은 이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맨 처음엔 조금은 쭈뼛거리면서 그 문을 들어서지만 어느 새인가
단 한 번의 대화로도 오랜 친구처럼 느껴지는 그런 존재가 되고,
긴 하루의 끝에 둘러 앉은 따뜻한 밥상이 되고,
때론 열 올리며 사느라 뜨거워진 이마를 짚어주는 서늘한 손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배추속처럼 살진 켜를 차곡차곡 더해가면서 그 자리를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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