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번만 이라도~~
  • 등록일2010.07.31
  • 작성자강경자
  • 조회4483
언니, 강산에 콘서트 갈래?”
언제 어디서 하는지 묻지 않고 나는 바로 오케이를 해버렸다.
그게 나다. 좋은 일 앞에서는 다른 것들이 보이질 않는다.

지난주 금요일 성동구청에서 형님을 만난 후, 미국대사관을 찍고, 매봉역에서 승미 동생이랑 여섯시 쯤 만나기로 했다.
일은 처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형님이 인감도장을 잃어버린 탓에 뜻하지 않게 양주를 가게 된 것이다. 만난 김에 서류를 받아가라며 다음에 만나자는 나의 제안을 단칼에 잘라버렸다.
형님을 따라 녹양역에 내리고 나서야 복용 씨 얼굴이 떠올랐다. 이게 뭐야 보고 싶은 사람을 지척에 두고 그냥 가야하니... 섭섭한 마음을 전화 한 통화로 대신한 채 다시 전철을 타고 매봉역으로 달려갔다.

8시 공연 전에 당일 현장 선착순 예매를 하는 까닭에 우린 일단 줄부터 섰다.
6시 30분이 되자 예매를 시작했다. 30번 그게 우리의 순번이었다.
일단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7시 30분에 공연을 하는 하우스콘서트 장으로 들어갔다.
그 옛날 대학로에서 ‘김광석’을 만난 날이 떠올랐다. 짬뽕을 많이 먹어 그렇게 노래를 불러도 목이 쉬지 않는다며 너스레를 떨던 그의 목소리는 아직도 생생한데 이젠 그를 볼 수가 없다.
8시가 되자, 큭큭!!! 레게풍 색깔의 똥바지를 입고 그가 나타났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랜드 피아노 1대와 기타 하나 그리고 스탠드 마스크가 전부인 탓에 가수의 몸짓 하나 행동 하나하나에 그 많은 이들의 눈길을 받아야 한다.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강산에와는 정반대로 고경천 피아니스트의 개구쟁이 같은 몸짓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콘서트장에서 가장 흥에 겨울 때는 내가 아는 노래를 가수가 부를 때이다. 강산에가 ‘라구요’를 부르자 어느새 우리들도 따라 부르고 있었다.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마지막으로 ‘성기완’ 씨의 시집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라며 부른 노래의 가사는 그 날 아침과 그녀의 집 앞이 전부였다. 수없이 많은 그 날 아침을 보낸 후에야 늙다리 총각은 그녀의집 앞에 서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사는 거 뭐 있어
아니, 사는 거 뭐 있다.
그게 뭔데,, 이제부터 찾아봐야지
누가 봐도 프로인 그가 공연 중 떨리는 음성으로 ‘강산에 너 프로지’하며 자조적인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보며 그렇구나!! 강경자 안에서만 울림과 떨림이 존재한 것이 아니었구나! 그 짧은 만남 덕에 나는 예전보다 강산에 그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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