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09 10cm 257th the house concert
  • 등록일2010.07.10
  • 작성자조영지
  • 조회3866




워낙 음악, 그리고 사람들(?) 그리고 공연장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해,

대치동에 살면서도 일주일에 두세번씩 홍대를 찾는 사람입니다.



일년에 딱 삼개월 동안 한국에 있어서 그런지 한 공연이라도 놓치기 싫어

다들 미쳤대도 그렇게 안간힘 쓰며 공연을 찾게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서울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을 위해라면

부천, 제천, 광주, 인천 등등 부모님 걱정끼쳐드리면서 여자애 혼자 잘도 돌아다녔네요.





그렇게 음악을 끼고 살고, 공연을 즐기면서도 전 솔직히 말해 “막귀” 입니다.

원래 성격이 별로 예민하지 못해 그런건진 몰라도,  

음악취향역시 아주 잘 다듬어진 세련되고 멋드러진 음악보다

좀 거칠고, 꿈틀거리는, 옛 로큰롤 사운드를 즐기는 편이구요.



뭐랄까 물론 레코딩상태라던지도 음반이나 음악자체의 완성도를 높여준다고 생각은 했지만,

뭔가 신경이 쓰이지도, 일부러 쓰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오늘 하우스 콘서트 10cm 공연은 보면서 참 느낀게 많아요.



박창수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공연장들은 각기 제일 잘 포옹하는 음악들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오늘 공연이 더욱 감명 깊었던 것 같습니다.







하우스콘서트, 생소하긴 했지만

홈페이지에서 어떤식의 공연인지 읽어 보곤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단 집에서 걸어서 십분거리라 반가운 것도 있었고,

(많은 공연을 다니면서 느낀 건데) 락 페스티벌 같이 큰 무대도

물론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작은 무대가 주는 개인적이고도 디테일한 즐거움을 좋아해서요.



저번에 홍대에서 날이 갈수록 높아져가는 10센치의 인기를 실감한 사람이라

10cm의 공연이 처음인 친구를 설득해 일찍부터와 기다려 번호표 4번을 손에 넣고

옆에 커피숍에서 이야기나하며 기다렸습니다.

번호순인지 모르고 늘어가는 인파에 불안했던 맘은,

신발까지 벗어제끼고, 맨 앞줄 구석탱이에 앉고 나니 그제서야 놓이더라구요.

(공연에 직접가면 씨디나 영상과는 달리 음악하시는 분들과 더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 같은데 앞줄은 그런 느낌이 더 강해서요. 매번 노력해서 앞으로 가려고 하는 편입니다 :))



그 작다면 작고, 크다 하면 크다고 할수있는 방이 꽉꽉 차들어갔고,

저와 제 친구의 기대감은 계속 커져만 갔습니다.

뭔가 다들 옹기종기앉아 왁자지껄한게 분위기가 수련회 레크리에이션 전에 모인 친구들 같았어요.

그렇게 조금 있다가 박창수선생님께서 특유의 조곤조곤하신 목소리로

하우스 콘서트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는데 참 아쉽더군요.

집이랑 이렇게 가까운곳에 이런 공연들이 있었는지 모르고

뭔가 너무 멀리 나돌아다닌것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같이 간 친구는 참 클래식을 좋아하는 친군데

저보다도 눈이 더 반짝반짝해져가지고 귀기울이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친구와 매주오자는 다짐을 하고 있는데

10cm분들이 팬들의 환호성을 뚫고 앞으로 나오셨습니다.



발음은 살짝 버터 발린 허세느낌이 나지만,

가사와 리듬은 섹시하면서도 지극히 공감가고, 귀에 쏙쏙들어오는게

부담 스럽지 않고 미워 할수없는 그런.

귀에 쏙쏙들어오는게 적당히 중독성도 있구요.

정열씨말대로 뉴요커들?

그러니까 요즘 현대인들의 일상을 엿보는것 같아 재미있어,

절로 고개를 까딱이면서 경청했습니다.



특유의 좀 어리숙하면서도 재치있는 입담도

조금은 어색할수도 있었던 관객들을 하나되어 웃을수있게 해주셨구요.







앰프없이, 마이크 없이라 조금은 걱정했던 소리는 결국 괜한 걱정이였어요.

앞쪽에 앉아 그랬던건진 몰라도 달달한 목소리도,

다정한 기타소리도 온몸으로 받았습니다. 멋진 공연 정말 너무 잘봤어요.



그렇게 황홀한 공연후에 2부도 즐거웠어요.

제가 오늘 발치를 네개한 후라 쉬원해 보였던 맥주를 못마신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바뻐보이시는 10cm분들께 아슬하게 손에 넣은 ep 사인도 받고, 사직도 찍었습니다.

친구와 바닥에 다시 철푸덕 앉아 공연에 대한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오늘 공연엔 어떤분들이 오셨나, 지나치게 넓은 오지랖으로 한분 한분 얼굴도 봐가며 수다떨다보니

뎅그러니 남았더라구요 저랑 제 친구.



그러다 질문을 받았어요, 왜 아직도 여기에 남아있냐고.



그러게 왜 남아있었을까요.



여운이 남았어서 였던 것 같다고 답했어요.

뭔가 좋아하고 친한 친구네에 놀러가면 항상 발이 안떨어져서 부모님께 꾸지람들어가면서

겨우 겨우 집에 들어가곤 하는데 그런 느낌이였달까요.

"공연장이니까 공연 끝났으니 가야지," 가 아니라

몸도 마음도 친구집처럼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겨서 그랬는지 여운이 남더라구요.



그렇게 친구랑 공연장에서 나와 아쉬운 마음에

근처 편의점에서 크래미, 꼬깔콘, 치즈, 음료수를 사들고 다시 공연장 주변에 걸터 앉아

거하게 먹으면서, 공연 중 찍었던 하우스 콘서트 영상을 틀어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당연히 공연장안에서 만큼의 감동은 아니였지만

다시 보는데도 웃겼던 멘트들은 또 웃기고, 들었던 노래는 노래대로 또 좋더라구요.







이런 소중한 경험 갖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공연 뒤, 발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즐거운 공연이였어요.





덕분에 편의점에서 산 다과를 먹고 양재천을 걸으면서 또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아마 다음번에 또 친구와 양재천을 걸으면 오늘의 행복함이 생각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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