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project in C - 관람후기
  • 등록일2009.10.10
  • 작성자박선영
  • 조회3870
전 주변에 하우스 콘서트를 소개할 때, 공간에 대한 장점을 꼭 말해요.
바닥이 나무로 된 마루라, 악기의 진동이 엉덩이로 전해져 온다구요.^^;
그런데 이번에 또 하나의 좋은 점을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커튼이 둘러쳐져있지 않은 유리창문 밖 풍경이 보인다는 것이죠.
하우스콘서트가 열리는 시간이 저녁시간대이다보니
밖으로 숱하게 늘어선 빌딩들에 불이 켜져 있어 무려 반짝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밖이 더 어둡기 때문에 그 안에 앉은 나의 모습이 그 유리창에 반사되어 보인다는 것.
그 두가지가 겹쳐져 보이는 광경을 바라보는 것은 기분이 썩 좋아지는 일이에요.
도심 속에 이렇게 음악이 연주되고 있는 비밀공간이 있고
그 안에 하우스콘서트를 찾아온 우리만 은밀하게 앉아있다는 기쁨을 누리는 거지요.
뭔가 도회적인 생활 가운데 내가 이렇게 나무 위에 앉아 숨을 쉬고 있음을 확인하는 거지요.

별다른 장치가 없지만 뭔가 감춰지지 않는 매력,
그건 하우스 콘서트 자체와도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 아쉬운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공연 자체에 흠뻑 젖어있었다면 그것을 좀 더 늦게 발견하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실력이 좋은 분들의 연주를 나무라기는 어렵지만,
곡이 시작되기 전이나 후에 연주자분들께서 서로 눈을 맞추며 뭔가를 속삭이시는데
어떤 얘기를 나누시는 것인지 엿듣고 싶어서 못 견디겠더군요.
마치 어른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궁금해하는 유치원생이 된 것처럼요-
그러나 결국 그 내용을 추리해내지 못한 저로서는 조금 섭섭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자분들이 그러시는 것은 종종 봐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하우스콘서트에서는 그런 것마저 다 알아듣게 되기를 바랐나 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함께 관람을 했던 동행자에게 그 서운함을 토로했는데
그녀의 의견은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좋아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연습실에서 연주자들끼리만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런 자리가 편안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지 않겠느냐는 것이죠.
그러한 면에서 생각해본다면 저는 더더욱 실전과 연습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느 쪽이 맞고 틀리고를 논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도
연주자분들끼리 나눈 그 이야기가 무엇이었을지 아직도 궁금하답니다.^^

저로서는 이번이 세번째 관람이었는데 먼저의 두 번은 다 독주였고,
여러 분들이 함께 하는 공연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욕심도 생깁니다. 앞으로 더 지켜보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연주자분끼리 주고받는 언어를 이해하는 귀가 열릴까요?
예를 들어 첼로연주자분 표정은 너무 매력적이어서, 따라 짓고 싶을 정도였거든요.


- 빌딩숲 속에 심긴 나무들 사이에 부는 바람, 고걸 엿듣고 싶어 오르락내리락했던 다람쥐 올림-

아, 그런데 왜 project in "C"인가요? C장조를 주로 연주하시나요? ABCDEFG♪


댓글

0개의 의견이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