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회 하우스 콘서트 관람 후기
  • 등록일2009.08.23
  • 작성자문병철
  • 조회4494
이번 하우스 콘서트 프로그램은 총 6곡이었고 거기다가 앙코르곡이 한 곡 더 있었다.
빌딩 밖 야경의 이미지와 하우스 콘서트 연주 이미지는 언제 봐도 잘 어울린다.

라벨을 제외한 나머지 곡은 모두 현대음악이었다.
현대음악이란 참 알 수 없는 음악이지만 참 재미있기도 한 음악이다.
사실 음악이란 계속 실험적이어야 한다.
색다른 음의 배열, 새로운 소리의 창조, 과거 소나타 형식을 벗어난 구조
거기에 엉뚱한 발상을 첨가하면 정말 상상도 못할
음악이 창조되기 때문이다.

요즘 느끼는 거지만...
현대음악 또는 고전음악을 작곡한 사람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음악을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아닐까?
별 볼일 없는 작품들도 거장들이 연주하면
음악이 아니던 것들이 음악처럼 들리곤 한다.
그래서 나는 요즘에는 작곡가보다도 연주자에 초점을 맞추곤 한다.
비단 나만 느끼는 효과일까?
그래서 이날 나는 연주자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듣기로 하였다.
어차피 6곡 전부 모르는 곡이었으니까.

에어컨을 껐다.
에어컨을 끌 정도로 민감한 곡이라고 한다.
첫 번째 곡,
This is why people o.d. on pills and jump from the Golden Gate Bridge
스케이트보드 타는 것을 묘사한 곡이라 한다.
나는 이 곡을 듣다가 관객들을 한번 보고 다시 눈을 감으면서 듣다가
관객들을 쳐다보았다.
관객들은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하였다.
나는 바이올린의 낑낑거리는 소리가 거슬렸다. 일부러 그런 건가?
연주 자체가 별로였다.

두 번째 곡,
Claudius Ptolemy
이게 두 번째 곡인지도 모르고 그냥 들었다.
그러나 두 번째 곡은 좋았다. 현대음악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굉장히 서정적이었다. 마치 영화 "마지막 황제"를 보면
마지막 황제가 사는 궁의 그 차갑고, 어둡고, 외롭고, 습한 느낌이
들었다. 첼로 소리는 이러한 느낌을 표현하는 데 참 적절한
악기인 것 같다.

세 번째 곡,
For Aaron Copland
이 곡은 바이올린 솔로로 진행되었다. 아마 음의 배열을 제비뽑기 하듯이
퍼지게 한 효과를 노린 것 같은데, 그 무의식적으로 퍼뜨린 음들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는 있었겠지만,, 다만 바이올린 연주자가 그러질 못했다.
바이올리니스트는 음악을 표현하지 않았고 다만 바이올린을 어깨에 받치고
활을 보잉하고 있었다.

네 번째 곡,
Study I for Treatise on the Veil
이 곡은 우리가 항상 듣던 바이올린, 첼로 소리가 아닌 새로운 소리로 접근하고 있었다.
첼로의 현에다 클립 같은 것을 끼우는 것 같았다.
이 곡을 연주할 쯤, 엄청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에어컨을 꺼서 매우 더웠기 때문이다.
이 곡이 크게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연주도 크게 부각되는 것은 없었다.
그저 새로운 소리에 도전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는 생각이 내 머리 속을
지배하였을 따름이었다.
아참, 공포영화에 나올 법한 음악이었다.

잠시 10분 정도 휴식을 하였다. 에어컨을 다시 켰다.
그리고 라벨의 곡이 시작되었다.
Sonate en quatre parties
아마 총 4악장으로 구성된 곡이었던 것 같다.
1악장을 들었을 때 느껴진 것은, "참 좋은 곡이구나"였다.
2악장에서 맨 처음에 현을 끊어질 듯 뜯는 소리가 참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3악장....
3악장에서 조용하게 첼로의 은은한 소리가 풍겨져 나왔다.
나는 그 소리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아마 현대음악이 아니어서 좋았을 수도 있다.
그 전까지는 첼로가 강렬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는데
그 아쉬움을 털어낼 만한 깊은 첼로 소리를 나에게 선사해 주었다.
커피의 깊은 맛을 느끼듯 퍼지는 첼로 소리 후의
바이올린의 낑낑거리는 소리는 너무나도 언밸런스했다.
4악장은 굉장히 밝으면서도 신나는 왈츠같은 분위기의 곡이었는데,
템포가 조금 빨랐으면 더 효과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신명나고 흥겹게 연주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게
너무나도 아쉬웠다.

그리고 마지막 곡
Duo
Ⅰ. Intenso Vibrante
Ⅱ. Calmissimo, non espressivo
처음 시작할 때는 마치 조율하는 것처럼 소리를 내다가 계속 변화하면서
진행되는 곡인 것 같았는데, 중간에 칠판 긁는 소리 비슷한 소리를 내거나
소위 "삑사리"라고 말하는데, 그런 소리를 내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이 곡이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이 곡이 굉장히 실험적인 곡도
아니었던 것 같다.

앙코르곡
첫 곡을 피아노와 같이 연주하였다.
피아노가 들어가니까 더 효과적이었다. 피아노 연주자는
자기 자신을 돋보이기보다는 받쳐주는 데 주력했던 것 같다.
간간히 강렬하게 표현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전반적으로 참 좋은 연주였다. 의미 있는 연주이기도 했다.
첼리스트가 좀 더 강렬하고 역동적이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바이올리니스트는 좀 더 가다듬은 소리, 깨끗한 소리를 들려주었으면 하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종이...
팸플릿이라고 하나? 그 종이에는 간략하게 프로그램을 소개했는데,
다음부터는 좀 더 자세하게 소개되었으면 한다.
관객들 중에서 가족끼리 오신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자식들이 어떤 곡을 하냐고 물어보게 되면 어떤 곡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는 어느 정도 정보가 있으면
듣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댓글

0개의 의견이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