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회 하우스 콘서트 관람 후기
  • 등록일2009.08.08
  • 작성자문병철
  • 조회4005
하우스 콘서트 일정을 보면 사무엘 윤의 공연이 있다고 적혀 있었다.
사실 나는 사무엘 윤에 대해서 잘 모른다.
성악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이 아닐까....어쨌든....

그때 나는 기가 막힌 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는데,

슈만의 "시인의 사랑"
모짜르트 "피가로의 결혼" 중 아리아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아리아

과거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어김없이 클래식 채널의 주파수로 고정을 시켰다.
남자의 목소리로 음악이 나온다. 남자의 목소리도 정말 와닿았지만
피아노의 반주도 애절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목소리였다.
나는 그 곡이 슈만의 "시인의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훌륭할 수가... 나는 시인의 사랑을 여러번 반복해서 들었다.
아직도 그 때의 여운을 잊지 못해, 프리츠 분덜리히의 목소리만 고집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러나 곡이 바뀌었다. 슈트라우스의 가곡으로 바뀐 것이다.
너무 안타까웠다. 이럴 수가.....
성악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슈트라우스 가곡 중에서도
Nacht나 Morgen밖에 알지 못했다.

지난번의 하우스 콘서트는 토요일 오후 6시에 진행되어
아직 해가 지지 않아 굉장히 밝고 산뜻한 느낌을 주었다. 반면
이번 하우스 콘서트는 저녁이 되면서 은은한 조명이 무대를 비춰주고 있었다.

사무엘 윤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반주자도 등장하였다.
사무엘 윤을 보았을 때, 그 느낌이 굉장히 강렬했다.
사무엘 윤은 매우 카리스마가 넘쳤고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나운영의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부른 뒤
리하트르 슈트라우스의 가곡을 불렀다.

슈트라우스의 가곡을 들었을 때,
처음 느낀 것은 뭔가 따로 노는 느낌??
사무엘 윤의 발성은 어마어마한데 이상하게 그 곡들이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내가 아는 곡들도 그렇게 내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심한 배신감이 들었다.
차라리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부르지...

물론 사무엘 윤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 사무엘 윤과 종교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들도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약속이라는 것은 중요하다.
나처럼 사무엘 윤의 목소리로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고대했던 시간들 또한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잠시 10분 휴식

다시 사무엘 윤과 반주자가 등장한다.
사무엘 윤이 아까 슈트라우스 가곡을 부른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공연 때문에 제대로 부를 수 없었다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바로 이 점이 하우스 콘서트의 장점인 것 같다.
또한 사무엘 윤의 장점이기도 하다.
보통 어떤 연주자가 연주를 형편없이 하고 공연을 마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우리들은 그 연주자가 실력이 없어서 연주가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연주자의 컨디션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는 하우스 콘서트였고, 사무엘 윤이 친절하게 자신의 컨디션
상태에 대해서 설명한다. 나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굳이 하우스 콘서트가 아니라고 해도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자......
2부에서 부를 곡들은 정말 최고의 오페라에서 자주 나오는 아리아다.
오페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피가로의 결혼"은 엄청나게 많이 들었을 것이다.
사무엘 윤은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해서 어떻게 표현할까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오히려 곡을 생동감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아니, 여유로움에서 느껴지는 발성으로 모짜르트를 연주하고 있었다.
사무엘 윤의 장기여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매우 좋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성악에 있어서 바이블레이션이나 고음처리의
기교보다는 진폭을 넓혀 역동적으로 부를 수 있는 테크닉을 더 높게 친다.
그래서 그런지 생동감이 살아있는 사무엘 윤의 목소리는 매우 훌륭했다.

무엇보다도 감동적이었던 것은
로시니 작품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험담은 미풍처럼"이라는 노래였는데,
테너가 된다고 해도 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사무엘 윤은
먼저 자신감에서부터 이 노래를 시작하였다. 물론 이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는 매우 많다. 특히 피날레 부분에서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가수들이
매우 많다. 그러나 사무엘 윤만의 해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너무 흥미로웠다. 굉장히 좋았다.

앵콜의 자유스러운 분위기도 좋았다.
보통 공연을 가게 되면 앵콜곡으로 찬송가를 많이 부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비기독교신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앵콜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사무엘 윤은 양해를 구하면서 앵콜 곡을 마쳤는데,
사실 이게 참 중요하다. 양해를 구한다는 것.....
이날 나는 많이 피곤했는데 좋은 연주를 접할 수 있어서
피로를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공연 도중
바닥에서 엎드려 잤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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