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콘과 외국인
- 등록일2009.06.04
- 작성자김보은
- 조회4140
“How do you feel?”
“awesome”
난 한단어밖에 말하지 못했다. 머리속에는 많은 단어들이 떠올랐지만 그것들을 영어로 변환하지 못해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대학교 1학년때 난 실용영어라는 수업을 들었다. 사람들앞에서 영어로 우울증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학기말시험이었는데, 난 그날의 경험으로 영어울렁증이 생겼다. 호기있게 대본없이 올라가서 아이콘택트(eye contact)까지 신경쓰며 유창하게 영어를 하다가 한순간 막혀버린 것이다. 도저히 생각도 안나고, 창피해서 얼른 강단에서 내려왔다. 당연히 성적은 좋지 못했다.
2009년 6월 2일. 난 하우스 콘서트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벌써 공연은 시작했으니 1곡이 끝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데스크누나의 말을 듣고, 럭셔리한 소파에 앉아서 팜플렛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보다 조금 더 늦게 백인 여성분이 도착했다. 그녀는 하콘관계자에게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은뒤 내 옆에 앉았고, 내게 눈인사를 했다.
금방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꽤 오래 기다려야 했다. 심심했던 난 옆에 있던 백인 여성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외국에서는 아름다운 여성분이 곁에 있는데 말을 걸지 않으면 실례란다) 그런데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이고, 이놈의 영어 울렁증이 문제였다. 난 힐끔힐끔 옆을 보며 그녀에게 어떤 첫마디로 이야기를 풀지 생각했다. 그때 바람이 문틈으로 강하게 불어 귀신소리 비슷하게 들렸다.
‘그래. 바람이 참 쎄네요로 하자. 자연스럽게. 영어로는 It’s strong wind라고 하면 되나?’
혼자서 생각만 줄창 하다가 결국 스튜디오 문이 열렸다.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실내악 연주가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마음을 추스려야 했다. 이내 Daniel Garlitsky씨와 박종화씨, 그리고 Bedirich Quartet의 연주가 곧 시작되었으며 난 그들의 음악과 연주모습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들의 음악은 나의 마음을 하늘높이 통통 튕겨주다가 푹 가라앉히기도 했으며, 빠르게 몰아가다가도 천천히 쓰다듬을 줄 알았다. 고음의 짜릿함과 저음의 깊고 부드러움은 슬픔과 기쁨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 감정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때때로 그들은 현을 손으로 튕기면서 신선함을 더해주기도 했으며, 덥고 관객과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음에도 집중력을 유지하며 혼신의 연주를 했다.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은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관객들은 오랫동안 박수를 치며 환상적인 연주에 대한 감동을 표현했다. 나와 같이 늦게 들어왔던 백인여성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그녀는 나에게 영어 할 줄 아냐고 물어보며 말을 걸었다. 그녀의 표정과 말투는 흥분을 주체못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그렇게 말을 하게 된 우리는 공연에 대한 서로의 느낌을 이야기했으며, 어떻게 하콘에 오게 되었는지를 물어보게 되었다. 그녀는 피아노 연주자 박종화씨의 지인이었고, 난 클래식이 궁금했던 평범한 대학생이라는 이야기에 다다를 무렵, 대화는 끝이 났다.
하우스콘서트는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이 있다. 먼저 연주자들의 숨소리까지 들릴만큼 연주자와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살아있는 음악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난 연주자들의 카리스마와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어 행복했다. 인상깊었던 것은 연주자들의 대부분이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로 연주를 했다는 점이었다. 맨발의 클래식 연주덕분에 나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어려울것만 같고 권위적일것 같다는 편견을 버릴 수 있었다. 이제서야 난 클래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음악에 대한 지식이 없이도 클래식의 진수를 충분히 맛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또한 하우스콘서트는 혼자가기에도 부담없는 편안한 공연이며, 새로운 사람과 거리낌없이 말을 할 수 있는 사교의 장이다. 공연이 끝나고 마련된 와인과 다과 등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은 건강하고 교양있어 보인다. 특히 하우스콘서트의 빼어난 점은 미인이 많다는 것이다. 그녀들이 하우스콘서트같은 멋진 공연을 많이 접하며 아름다워진건지, 아니면 원래 아름다운 사람들이 하우스콘서트를 보러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단지 전자쪽일거라는 추측만 할 뿐이다.
이제 하우스콘서트를 찾는 길이 쑥스럽거나 어렵지 않다. 앞으로 하우스 콘서트가 장소를 옮겨서 거리상 더 멀어질 것 같지만, 색다른 경험에 대한 기대는 먼 거리도 마다할 것 같다. 감동과 자극을 전해주고, 행복을 배달해주는 하우스콘서트에 감사한 마음을 "공연관람"으로서 표현하는 내가 되길 바라며...
“awesome”
난 한단어밖에 말하지 못했다. 머리속에는 많은 단어들이 떠올랐지만 그것들을 영어로 변환하지 못해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대학교 1학년때 난 실용영어라는 수업을 들었다. 사람들앞에서 영어로 우울증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학기말시험이었는데, 난 그날의 경험으로 영어울렁증이 생겼다. 호기있게 대본없이 올라가서 아이콘택트(eye contact)까지 신경쓰며 유창하게 영어를 하다가 한순간 막혀버린 것이다. 도저히 생각도 안나고, 창피해서 얼른 강단에서 내려왔다. 당연히 성적은 좋지 못했다.
2009년 6월 2일. 난 하우스 콘서트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벌써 공연은 시작했으니 1곡이 끝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데스크누나의 말을 듣고, 럭셔리한 소파에 앉아서 팜플렛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보다 조금 더 늦게 백인 여성분이 도착했다. 그녀는 하콘관계자에게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은뒤 내 옆에 앉았고, 내게 눈인사를 했다.
금방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꽤 오래 기다려야 했다. 심심했던 난 옆에 있던 백인 여성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외국에서는 아름다운 여성분이 곁에 있는데 말을 걸지 않으면 실례란다) 그런데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이고, 이놈의 영어 울렁증이 문제였다. 난 힐끔힐끔 옆을 보며 그녀에게 어떤 첫마디로 이야기를 풀지 생각했다. 그때 바람이 문틈으로 강하게 불어 귀신소리 비슷하게 들렸다.
‘그래. 바람이 참 쎄네요로 하자. 자연스럽게. 영어로는 It’s strong wind라고 하면 되나?’
혼자서 생각만 줄창 하다가 결국 스튜디오 문이 열렸다.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실내악 연주가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마음을 추스려야 했다. 이내 Daniel Garlitsky씨와 박종화씨, 그리고 Bedirich Quartet의 연주가 곧 시작되었으며 난 그들의 음악과 연주모습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들의 음악은 나의 마음을 하늘높이 통통 튕겨주다가 푹 가라앉히기도 했으며, 빠르게 몰아가다가도 천천히 쓰다듬을 줄 알았다. 고음의 짜릿함과 저음의 깊고 부드러움은 슬픔과 기쁨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 감정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때때로 그들은 현을 손으로 튕기면서 신선함을 더해주기도 했으며, 덥고 관객과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음에도 집중력을 유지하며 혼신의 연주를 했다.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은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관객들은 오랫동안 박수를 치며 환상적인 연주에 대한 감동을 표현했다. 나와 같이 늦게 들어왔던 백인여성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그녀는 나에게 영어 할 줄 아냐고 물어보며 말을 걸었다. 그녀의 표정과 말투는 흥분을 주체못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그렇게 말을 하게 된 우리는 공연에 대한 서로의 느낌을 이야기했으며, 어떻게 하콘에 오게 되었는지를 물어보게 되었다. 그녀는 피아노 연주자 박종화씨의 지인이었고, 난 클래식이 궁금했던 평범한 대학생이라는 이야기에 다다를 무렵, 대화는 끝이 났다.
하우스콘서트는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이 있다. 먼저 연주자들의 숨소리까지 들릴만큼 연주자와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살아있는 음악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난 연주자들의 카리스마와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어 행복했다. 인상깊었던 것은 연주자들의 대부분이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로 연주를 했다는 점이었다. 맨발의 클래식 연주덕분에 나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어려울것만 같고 권위적일것 같다는 편견을 버릴 수 있었다. 이제서야 난 클래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음악에 대한 지식이 없이도 클래식의 진수를 충분히 맛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또한 하우스콘서트는 혼자가기에도 부담없는 편안한 공연이며, 새로운 사람과 거리낌없이 말을 할 수 있는 사교의 장이다. 공연이 끝나고 마련된 와인과 다과 등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은 건강하고 교양있어 보인다. 특히 하우스콘서트의 빼어난 점은 미인이 많다는 것이다. 그녀들이 하우스콘서트같은 멋진 공연을 많이 접하며 아름다워진건지, 아니면 원래 아름다운 사람들이 하우스콘서트를 보러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단지 전자쪽일거라는 추측만 할 뿐이다.
이제 하우스콘서트를 찾는 길이 쑥스럽거나 어렵지 않다. 앞으로 하우스 콘서트가 장소를 옮겨서 거리상 더 멀어질 것 같지만, 색다른 경험에 대한 기대는 먼 거리도 마다할 것 같다. 감동과 자극을 전해주고, 행복을 배달해주는 하우스콘서트에 감사한 마음을 "공연관람"으로서 표현하는 내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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