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담고 긴 음악여행(3)
  • 등록일2009.05.30
  • 작성자김미영
  • 조회3972
하우스콘서트의 다섯번째 방문은 늘 그렇듯이 설레임으로 다가옵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공연 때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하우스콘서트에 도착한 시간은 7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습니다.
아직 리허설 중이어서 로비에 앉아 프로그램을 꼼꼼히 들여다볼 여유도 가져봅니다.
공연장은 열기로 차있어 문을 열어 놓았어도 식을 줄을 모릅니다.
하우스콘서트를 드나들면서 소나타 그리고 실내악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 곡에 몰입하는 자세나  감상하는 폭이 넓어져 있음을 느낍니다.

공연은 시작되고.
아름다운 선율은 어느덧 가슴 속에 촉촉히 스며들어 감동으로 이어집니다.
연주자들의 호흡에 나의 숨소리를 얹어봅니다.
나의 숨소리는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선율에 실려 다시 나에게로 다가옵니다.
잔잔히 흐르던 선율은  때로는 격정적으로,
한 악기가 힘을 주어 소리를 높이면 다른 악기는 뒤에서 부드럽게 받쳐 주고
그러다가도 절묘한 화음으로 세 악기가 하나로 모아지는 완벽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까운 친구들과 또는 늘 함께하는 가족들과 서로 주고 받는 대화를 연상해봅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이 갈 때도, 의도하는 바가 달라 반박할 때도 ,
드디어 하나의 목소리로 조화를 이룰 때 만족을 경험하게 됩니다.
음색이 서로 다른 악기가 화음을 이루워가듯이.

공연 중 얼마 전 읽었던 책을 떠올려봅니다.
이 번 공연에 앞서 브람스와 멘델스죤의 피아노 트리오를 들으면서 그 책을 읽었습니다.
"엄마를 부탁해"
지하철 역 구내에서 동행하던 남편을 놓친  칠순의 엄마를 찾아 헤매는 자식들.
치매기가 있어 건강이 온전치 않고 소의 눈을 닮은 엄마.
그들은 엄마를 잃어버리기 이전에 이미 엄마를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책과 후회와 그리움으로 시간은 지나가고.
엄아를 회상하면서, 개개인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다가도
엄마를 찾을 때에는 한 마음이 될수 밖에 없는 그들.
드이어 큰 딸은 성 베드로 성당 피에타 상 앞에서 무릎을 꿇게 됩나다.
예수의 주검을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 상을 우러르며 가슴 깊이에서
솟구치는 한 마디, "엄마를 부탁해"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가 끝나고 있었습니다.

첼리스트 송영훈씨 말씀대로 부드러움과 여유로움, 종교적인 색채가 배어있는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1번 3악장을 오래도록 가슴에 담고 있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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