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하우스콘서트를 보고 나서..
  • 등록일2009.05.23
  • 작성자이재호
  • 조회4446

종빈선배님이 아래에 쓰신 글 정말 빠져서 보았습니다.
정말 공감가는 내용도 많았고, 꽤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막힘없이 쭉쭉 읽은거 같네요.
저희 선배님이지만 다시 한번 더 자랑스러워집니다.

아 이런 제 소개를 안했군요.
저는 한성대학교 클래식기타 동아리, 하나되는 소리 한음 15기 이재호라고 합니다.

마치 부모님 손에 이끌려 박물관을 가듯이 선배들에게 이끌려 갔다는 표현이 맞을정도로
이 하우스콘서트에 대해 전혀 모른채 오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것도 조금 늦게 말이죠. 2만원이면 그렇게 싼 가격도 아닌거 같은데 그것도 늦어서
다 못볼걸 생각하니 어떤 의미에선 조금 들어올까 말까 오면서도 계속 고민했었습니다.

하지만 1년도 채 못쳤지만, 클래식기타를 배우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느낌들과
진짜 프로는 과연 어느정도일까 라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중간에 들어와서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들었던 곡은 편곡된 도라지타령이었습니다.

정말 숨을 쉴 수가 없을정도의 몰입감이더군요.
하우스콘서트의 어마어마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같은곳에서 부모님과 클래식을 몇번 듣긴 했지만,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저로써도
지루하고 피곤해지던데, 전혀 그럴 틈조차 없을 정도로 몰입해서 들었습니다.

연주와, 그리고 그 노래를 기타와 온몸으로, 또 숨소리로 표현해주시는 연주자분들을 보면서,
아.. 저게 진짜 프로의 모습이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프로라면 실수없이 완벽하게 곡을 연주하는 것을 뛰어넘어서, 조금의 실수가 있든 없든
그 노래의 흐름과 분위기, 그리고 그 음악에 자기 자신의 감정까지 실어서 듣는 사람들을
음악으로 설득시키는, 그런 설득의 대가들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더군요.

또 저는 상상력이 되게 풍부해서,
어떤 음악을 들을때 그 음악의 이미지가 상당히 강렬하고 구체적으로 와닿으면
머리속으로 배경이나 전체적인 소설같은 스토리가 떠오르곤 합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항구의 사계 에서 겨울을 연주할때,
캄캄한 밤 집에서 퇴근한 회사원이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펑펑 눈이 오고 있는걸 보고,
아이처럼 하얀 눈이 오는것이 아름다워 두근두근 동심으로 돌아간것 같은 행복과,
눈이 쌓여 고속도로가 많이 막힐것을 걱정하는 어른의 우려를 느꼈습니다.

멍하니 밖을 보며 행복을 느끼다가 또 걱정하고, 또 행복해하다 걱정하고.
그런 스토리를 연상하면서 보니까 곡이 더 와닿게 되고, 더 몰입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어제의 그 여운을 잊지 못해,
오늘 하루종일 기타를 손에서 떼지 못하고 틈만나면 쉬면서 쳐댔더니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고 삐걱삐걱대네요.

관람평인지 일기인지 두서없이 이래저래 생각나는데로 끄적이다보니,

이젠 제가 뭘 썼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다음주, 첼로와 피아노 그리고 바이올린의 실내악 협주로 알고있습니다.
같이오고 싶은 사람과, 또 오겠습니다.

어제의 여운, 또 느끼게 해주실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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