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간질
  • 등록일2009.05.04
  • 작성자엄나래
  • 조회4392
안녕하세요 :D



관람기라,,
어렸을 때 독후감, 감상문은 써본적은 있어도, 공개된 곳에 제 생각을 적어본적은
아마 처음인듯 싶네요.
처음이라니,, 참 제가 너무 재미없는 인생을 살아왔다는 생각도 들고,
이제라도 알게 되었다는 안도감도 들고, 마음이 여러가지 생각들로 차오릅니다^^

저는 굉장히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입니다.
그래서 선생님 수업시간에도 질문 한번 못 던지고,
되레 질문을 받게 되면 얼굴이 빨개지고 그래요.^^

아마 공개된 장소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그런 것 같고,
일대일이나, 소수의 사람들이 있으면 꽤 말을 잘하기도,,?^^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공연은 혼자 가기에는 뭔가 쑥스러운 생각이 들어
영화연출지망생인 제 친구와 함께 동행했습니다.
그냥 친구라고 할 수도 있는데 굳이 영화연출지망생임을 말하는 이유는
이 친구 덕분에 제 생각의 폭이 더 커져서 참 재밌게 공연관람을 마쳤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냥 음악에만 아니, 소리에만 집중을 했다면 친구는 음악과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로
단편영화를 생각했다고 하더라구요.
나름 흥미롭고, 신기했는데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친구가 제대하고 나면 제대로 해주겠죠?^^

제가 이번 공연을 듣고, 보고 느꼈던 첫 느낌은 "간지럽다" 였습니다.
근데 저 단어의 느낌으로도 제 감정과, 생각을 전달 할 수 없다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ㅠㅠ
글과, 말이라는게 사람의 감정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는 하나,
이번 공연을 계기로, 내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게되었네요^^


선생님께서 처음에 간단한 소개를 해주실때
하우스콘서트에는 음악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게 어떤 느낌일까 기대되고, 궁금했습니다.
귀로 듣는 음악을 넘어서 피부로 느껴지는 음악.

첫 바이올린 2중주를 듣고 나서 바로 그 말의 뜻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귀로만 들리는 것이 바닥에 살며시 울리는 진동과 손등을 두드리는 것,
어쩌면 향기도 나는 듯한
제가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오로지 내 앞에서 연주하는 음악에만 열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신기하고, 이게 진짠가? 내가 상상하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처음에는 의심했는데 음악이 계속 될 수록 의심은 커녕
저도 모르게 몸이 움직이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너무너무 x10000.... 재미있었습니다.

재미라,,
지금까지 저는 재미하면 웃고, 즐겁고, 신나는 것? 이 정도로밖에 몰랐는데
제 경험의 폭과 생각의 폭이 넓어지니 재미의 폭도 덩달아 넓어지더라구요^^
(관객입장에서 본다면) 정적인 음악회에서 동적인 재미를 마음 껏 누리고 왔습니다^^

참, 처음에 말했던 간질간질한 느낌은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비올라, 플루트 다 제가 잘 알고 있는 악기라고 생각해왔고
이 악기들로 연주한 많은 고전음악들, 대중들에게 유명한 음악들을 들어봤는데
지난 금요일 공연에서 들은 음악은 제가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라
처음 듣는 순간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간지러움이 있었어요^^
귀가 간질간질하고, 발가락이 간질간질 하고
누가 시원하게 긁어줬으면 좋겠다 라고 느낄 때 즈음
나도 모르게 재미의 순간으로 넘어 왔다고나 할까요?^^
말주변에 없어서 표현이 좀 서투네요,, ; _ ;


언젠가 선생님 수업시간에 아름다움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듣고서
정말 오랜시간 생각 했었거든요. 그 주 내내..
아름다움이 뭘까?
사람마다, 문화마다, 시대마다 아름다움이 다를 수 있지만
그 아름다움을 느끼고, 정의하는데에
다른사람의 지식이나, 다른사람의 생각으로 내 아름다움의 정의를
내린다는 게 참 안타깝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선생님 뜻은 이게 아닐지라도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어요; 너무 막무가내,,?인가요?^^)
어떤 식이로든 (이런 콘서트나, 글, 그림, 영상매체, 인터넷, 친구들과의 수다나 등등)
내 생각과, 경험의 폭을 넓혀 간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아요^^



+ 다음번 콘서트에는 혼자 오도록 노력해보려구요^^

  너무 좋은 콘서트 였습니다.


댓글

0개의 의견이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