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하콘에...
  • 등록일2009.01.03
  • 작성자차지현
  • 조회4124
김선욱... 능동... 하우스 콘서트....
하필이면 그날따라 잘 읽지도 않는 신문에 난 작은 그 글씨들이 눈에 띌게 뭐람...
클래식음악 "문화"에는 문외한이지만, 달리는 차안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기어이 93.1에 맞추고는 남편 눈총을 사는 나는 "음악이 좋다"라고 말할 수는 있는 지경이라...
익숙한 이름이었다.
사실, 몇년전 TV에서 콩쿨우승 소식을 통해 처음 본 그 음악가는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두고두고 잊지 말아야지 했었다.
거기다... 능동이라니... 여긴 친정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데다.
살짝, 8살짜리 울 아들이 걱정되긴 했지만, 산만하기 그지 없는 애가 음악은 제법 잘 듣기도 하고, 피아노에도 얼마전에 입문을 했으니, 무조건!! 녀석을 믿어보기로 하고는, 서둘러 하콘으로 향했다.

나는 대체 저 나이에 뭘 하고 있었을까?
모짜르트, 베토벤, 슈만, 대가들의 인생을 섭렵하고 있는 그 젊은 피아니스트의 정신과 열정과 노력이 아름답고 고맙고 부러웠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청중과 연주가가 음악으로 공유했던 그 시간과 공간이 당분간 눈 앞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사실, "정말 죽을 것 같다"는 아들내미의 처절한 속삭임에 힘도 들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음악을 느끼게 해 준 하콘 관계자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다만, 유명인이라 관객이 몰리는 행태를 언급하셨는데, 그 유명인때문이라도 용기를 내서 찾아온 나 같은 사람도 있을 테니 클래식음악문화 저변확대의 차원에서 너무 언짢아하지 않았으면좋겠다.

음악을 더 좋아하게 될 것 같고,
낼 교회에 가면, 그 젊은이의 앞날을 위해 조용한 기도를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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