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Gala] 6시간여의 대장정...
  • 등록일2008.12.28
  • 작성자류혜정
  • 조회4277
일반 하콘이 아닌 갈라콘서트에의 첫 나들이..
저와 동행한 십년지기 친구에게는 하우스콘서트를 접하게 된 첫 나들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날씨는 춥고 쌀쌀했지만 어쩐지 하콘 근처에 도착해서 걸어가는 동안, 추위가 가시더군요. (든든히 밥 먹어서 그랬을까요?ㅋ)

하콘에 관한 저의 믿음과 기대를 고스란히 전해 받은 친구와 함께 입장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참 즐거운 대화를 많이 나누었답니다.
드디어 입장...
친구랑 저는 사이좋게 방석을 모른척(ㅋ)하고 마룻바닥에 그대로 앉았습니다.

이번 갈라 출연진들은 사실 모르는 연주자들이 더 많았는데, 그래서 더욱 신선하고 즐거웠습니다.
첫번째 연주자였던 김한 군...ㅋ심심치 않게 봤던 얼굴이라 더욱 반가웠는데, 소문으로만 들었던 범상치 않은 연주실력을 코앞에서 접할 수 있게 되어 어찌나 기쁘던지요. 최연소 출연자 답게 귀엽고도 쎈쓰있는 퍼포먼스까지...^^

강은일님과 박창수선생님의 free music....해금과 피아노의 만남....
아마도 저는 이제 박창수 선생님의 프리뮤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고, 어떻게 즐겨야하는지를 짧은 시간내에 파악한 거 같습니다 ㅋ 다른 관객들의 반응이 흥미로웠어요.

음...저는 사실 지난번 송영훈씨 하콘연주때 동영상을 보고, 라흐마니노프의 첼로소나타의 매력을 발견하게 됐는데요. 장성찬씨의 레퍼토리가 너무 반가웠고, 또 너무 행복했답니다. 중간중간 행복한 미소를 연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저에겐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신 나M밴드...기타리스트의 표정에서 그분들이 얼마나 즐겁게 노래하고 연주하고 호흡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끔 스치듯 라디오에서 들었던 곡들을 직접 들은 건 처음인 것 같네요.

저마저도 두근두근하게 했던 미모를 겸비한 서울시향 두오...어째 낯익은 얼굴들이다 했더니, 서울시향 연주때 뵙던 분들이더군요. 마림바 김미연씨는 열정이 담긴 연주 모습과 너무너무 예쁜 미소를 제 머릿속에 각인시키셨다는....ㅋ 쉽게 접할 수 없는 플룻-마림바 앙상블은 정말 하콘이라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따뜻한 음성으로 1부 마지막을 장식해주셨던 휘진님..
따뜻한 노래 두 곡 불러주시면서 왠지 이미 하콘가족이신 것 같은 느낌을 주셨답니다.

인터미션 때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공연장을 나왔더니, 안은 여름이고 밖은 겨울이더라구요.
몸 좀 식히면서 2부에는 또 어떤 일이...? 기대를...

2부 시작과 함께 앳된 청년....이라 하기에도 어려보이는 두 피아니스트의 four hands 연주는 아마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피아노연주를 즐겨 듣는 편은 아닌데, 예상 외로 너무너무 즐겁고 흥분되는 시간이었거든요.

Dr.L.....특이한 조합의 밴드. 보컬의 목소리와 스타일에서 왠지 뮤지컬 냄새가 난다 했는데, 프로필을 찾아보니 정말 뮤지컬 하신 분...ㅎㅎㅎ (자리 깔까요?ㅋ) 국악기와 양악기의 조합으로 밴드를 구성한 것이 새로웠고, 왠지 한편으론 영화 "Once"가 생각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로 접할 기회가 별로 없다면 없는, 오보에와 바순, 피아노 트리오.
제가 좋아하는 오보이스트라서 더 기대를 하기도 했겠습니다만, 뿔랑의 곡은 역시 멋졌어요.
특히 이 곡은 아기자기하기도 하고, 재밌게 구성되어있더군요.

공연장을 휘어잡으셨던 임철호님....오랜만에 노래한다고 하시는데, 넘치는 무대매너와 카리스마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셨습니다 ㅎㅎ

제가 기다렸던 또 한 팀....금호 영재로 구성된 트리오.
갈라 바로 전날 금호에서 있었던 삐아졸라의 사계 연주를 너무나 멋지게 해냈던 주역들인지라,
본인들은 이틀 연속 연주하느라 힘들었겠지만 브람스 곡도 훌륭하게 소화해내더군요.
연주자 한명한명 뿜어내는 포스와 카리스마가 엄청나서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더랍니다. 전악장을 듣지 못한게 아쉬웠어요^^

마지막에 도착한 재즈피아니스트 진보라양과 멤버들.
과연 진보라양은 듣던대로 프로의 모습 그대로더군요. 그냥 친구들과 집에서 놀면서 연주하듯이,
무대를 놀이터삼아 맘껏 즐기는 모습이었어요.

많은 출연진들을 정신없이 만나고,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고 공식적인 갈라콘서트가 끝이 났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만큼 시원한 와인 한잔과 스텝들이 밤새가며 열심히 준비해주신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오늘 공연에 대한 느낌과 생각들을 친구와 맘껏 나누었습니다.

아마도 비공식 3부 공연을 기대한거 겠죠? ㅋㅋ 실은, 2부 공연 막바지쯤에 공연장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있던 김선욱군을 발견했었거든요 ㅋㅋㅋㅋ
와인병과 잔들이 슬슬 오가고, 관객들이 슬슬 집으로 돌아가고 약간은 한가로워졌을 때쯤 살며시 시작된 3부 공연......피아노 배틀이라고 이름붙이고 싶습니다만...^^

김선욱군을 "형"이라고 부르는 어린 청년 피아니스트들이 (ㅋㅋ) 줄줄이 피아노 앞을 오가며,
이제는 긴장도 좀 풀리고, 씩 웃을 여유도 생긴 상태로 맘껏 연주했답니다. 김선욱군은 결국 세 곡을 연주한 것 같네요^^
라흐마니노프, 모짜르트, 쇼팽 등등......이런 연주자들의 이런 연주를 들을 기회가 또 하콘이 아니면 없겠지요. 그래서 더 즐겁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하콘에 오면.....
관객이 너무 많아서 이래저래 불편할 수도 있고, 오랜시간 바닥에 앉아있기가 힘이 들기도 하고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오길 잘했어....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히 넘칠만큼 더 많은 것을 얻어가고 담아가는 것 같습니다.

고생많이 하셨을 스텝분들 또 많이많이 수고하셨구요. 고마웠습니다.
박창수 선생님께도 응원...늘상 하고 있는거 아시죠?^^
올해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에 또 더욱 행복한 하콘이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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