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옮긴 곳에서의 공연 관람기
  • 등록일2008.12.08
  • 작성자곽규복
  • 조회4631
1년만에 찾아간 하콘인데 처음으로 관람기를 올리게 되네요.

하우스콘서트는 작년 중순쯤에 알게 되어 연희동에 그 후로 여러번 찾아갔었습니다.  새로 아차산 역 근처에 있는 공연장을 마련하셨다는 소식에 "와아~ 정말 잘 되고 있구나" 라는 반가운 마음과 "혹시 넓어진 만큼 예전의 그 작고 소박한 모임 같던 콘서트가 아니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반반씩 든게 사실이랍니다.

2007년 갈라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근 일년 정도 관람을 못하고 있다가 마침 토요일 공연에다 오케스트라 공연이라 1달전부터 일정을 잡아놓고 방문을 하였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두가지, 기대 반 걱정 반을 마음에 품고서 말이죠.

하우스콘서트의 특징은 마루바닥으로 울리는 음악의 떨림인데 공연장이 커졌으면 이제 의자를 두고 공연을 하시려나?  싶기도 해서 웬지 발전하는 하콘이 뿌듯하지만 한편으로는 옛날 그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들기는 했었습니다.  마치 골목 후미진 곳의 마음에 드는 조용한 카페가 점점 사람이 많아져 북적이게 되었을때 느끼게 되는 박탈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물론 가게가 잘 되면 좋지만 상대적으로 그 가게가 좋았던 이유가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 하콘에서도 느껴질까 두려웠답니다.

하지만 말이죠, 그런 걱정은 들어서는 순간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예전과 다름없이 밝고 환한 미소로 맞아주시던 스태프 분들과 넓직한 마루바닥과 익숙한 방석들을 보고 "아! 여긴 그대로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답니다.  그리고 여전히 어수룩한 말쏨씨 이시지만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시는 박창수 선생님의 일관성 있는 패션까지...  ^^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베토벤의 곡도 좋았지만 슈만의 곡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피아노가 그냥 타악기(?) 비슷한 건반악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날만큼은 바닥의 진동을 통해 "아 맞다, 피아노도 현을 울리는 악기였었지"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케스트라를 그 작은 공간에서 만나다니,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득한 순간 같습니다.  작은 공간이라 그런지 지휘자의 눈빛을 쫓는 연주자들의 눈을 접할 수 있었고 지휘봉의 움직임에 흔들리는 음악까지... 오케스트라가 그냥 각자 악보만 쳐다보면서 연주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조화로 이루어지고 또 그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답니다.

아쉬웠던 점은 제가 하우스콘서트 책을 들고가지 못해서 선생님의 싸인을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같이 가신 분은 그 자리에서 책을 사서 싸인을 받았는데 저희끼리 써주신 글을 해독(?) 하느라 애를 먹긴 했었지만요.  다음번 방문때는 기필코 책을 들고 가겠습니다.

p.s. 책을 읽고 가니 사무실에 놓여있던 도*노 피자 판만 봐도 포테이토 피자인가 보다.. 라고 알게 되었다는...
p.s.2 일년만에 찾아갔는데 정말 오랜만에 오셨다고 반가워 하시던 스태프 분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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