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콘서트, 감사합니다~
  • 등록일2008.11.17
  • 작성자최윤석
  • 조회4332
사진 보러 왔다가 관람기 남기고 갑니다. ^^
(글솜씨가 없어서 좀 민망하네요..ㅎㅎ)

***
이름은 여러번 들었지만, 참석은 처음이었던 하우스 콘서트.
갈까 말까 무척이나 고민했었던 콘서트였다.
연주자와 가장 가까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만
또 많이 부담스러운것도 사실이었고,
무엇보다도 거리.. 영훈님 연주를 들으러 속초에서 서울까지 간다면,
남들 보기에 어떨지 싶어 출발하는 날 아침까지도 내내 고민했었다.
그러나.. 영훈님 매니저분께 "송영훈 선생님 연주하시는 곳은 어디든지 오시네요!"
라는 말까지 들은 열성팬..^^;; 눈 딱 감고 고속버스에 올라 세시간 반 걸려 서울에 도착했다..ㅎㅎ

연주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기대가 되었던 곡은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였다.
영훈님이 연주하시는 보칼리제는 여러번 들었지만, 첼로 소나타는, 2003년이었나..?
호암아트홀 연주에서 처음 들은 이후로 두번째였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순서가 약간 바뀌어 가장 먼저 듣게 된 첼로 소나타.
이전 연주와 비교해 봐야지..하는 생각은 영훈님이 첫 음을
연주하시는 순간 없어져버리고, 아무 생각없이 4악장까지 빠져들어갔다.

몇분의 휴식 후 이어진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보칼리제를 연주하시고 나면 음악으로 기도하고 난 기분이라는
어느 인터뷰를 보고 난 후엔 나 또한 기도하는 마음으로 듣게 되는 곡이다..

그리고.. 그 날의 대박, ㅎㅎ 쇼스타코비치의 로망스.
평소엔 약간 빠른 템포의 로망스를 좋아하는데
보칼리제에 바로 이어진 로망스는 느려도 매우 감동적이었다.
기도하는 마음을 그대로 안고 연주하시는 듯,
신중하고 진지한 로망스는 결국 눈물을 보이게 만들었고..
잔뜩 부은 얼굴에 마스카라까지 번지면 정말 못봐줄 것 같아서
억지로 참느라 얼굴이 벌개질때까지 첼로 활 끝만 쳐다보고 있었다.

계속되는 앵콜 요청엔 첼로를 처음 시작하던 때 까지 거슬러 올라가시기도 하셨고,
나중에 첼로까지 인사 시킬 때엔,
무대에서의 진지한 모습 이외에 장난기 가득한 모습까지 볼 수 있기도 했다..

연주 후 이어진 사인회에서도 피곤한 내색 한 번 보이지 않고,
정성스레, 예쁘게 사인 해 주시던 모습에 또 한 번 감동..
"항상 반갑습니다"라는 메시지에 아침부터 갈까 말까 고민하던건
싹 없어지고 오길 잘했다는 마음으로 가득찬 채 연주회장을 나올 수 있었다.

몇가지 아쉬운 점은,
다른 분들도 많이 지적했지만 연주 중 사진촬영.
내 기억이 맞는건지, 연주 중에 소리 나지 않는 촬영은 가능하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막상 연주가 시작되니 카메라 소리에 플래시까지 터트리며 사진 찍는 사람들..
듣는 사람에게도, 연주하는 사람에게도 무척 방해가 된다는걸 아는지.. ㅠ.ㅠ

또 연주 후 사인회에서..
연주자 음료수라도 챙겨주시지... ㅠ.ㅠ
뒤늦게 차라도 갖다드리려고 찾아봤더니 남은건 종이컵에 담긴 와인뿐.
다행이도 운전을 안 하셔서 조금 드시긴 하셨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 매우 색다르고 특별한 콘서트였다.
연주 장소에따라 매번 다른 느낌을 받곤 하는데, 이번 콘서트는...뭐랄까.. 포근하고 편안했다.
영훈님의 연주를 그렇게 많이 다니면서 항상 인사를 드리는데도,
큰 연주회장에서의 연주는 끝나고나면 영훈님한테 말 걸기도 어려워서
"안녕하세요? 사인 해 주세요-"가 전부였는데,
이번엔 연주자와 가까워진 느낌에 조금 덜 긴장되었던 콘서트였다.

하우스 콘서트라는 곳에서 영훈님을 만나게 해 주신 박창수님,
그리고 하우스 콘서트라는 곳을 알게 해 주신 영훈님,
금요일 저녁을 함께 했던 분들..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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