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
  • 등록일2008.11.15
  • 작성자주시완
  • 조회4286
제가 다니는 화실에 음악 감상 소모임이 만들어졌어요.
이름하여 "젊으니까 괜찮아"
오늘은 "젊으니까 괜찮아" 첫번째 모임 날이었답니다.
첫번째 모임을 열기엔 하우스 콘써트가 제일 적격이었던 것이죠.

연주회는 무척이나 행복한 경험이었고,
조금이라도 첼로 연주회의 감동이 남아있는 지금 써야 글이 잘 써질듯 해서,
밤은 깊었지만,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답니다.

하우스 콘서트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오늘따라 사람이 무척 많았어요.
150명은 족히 될만한 사람들이 더운 숨을 내뿜는 가운데 콘서트는 시작되었지요.

처음에는 무려 35분에 달하는 라흐마니노프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주의를 확 잡아끄는 따스한 첼로 소리에 모두들 숨죽이고 감상을 했지요.
마치 숲 속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사람 주변에 모여드는 토끼, 참새들 같았다고나 할까요.
연주하는 모습도 지켜보고 싶었지만, 소리를 듣고자 온 것이기에, 눈을 감고 최대한 집중.

음악 감상은,
"시간에 따라 계속 진행되는 소리를 따라 나란히 달려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터라,
의식을 모아서 음악과 같이 달렸답니다.
피아노와 첼로, 두가지 악기밖에는 없지만
어느 선율도 놓치기 싫어서 필사적으로 달렸던 것이 기억나네요.
너무 달렸던지, 35분을 채 지속하지 못하고 중간 중간 집중력이 흐려지기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허브향 나는 거품으로 목욕을 하듯이 즐겼어야 했는데 말이죠.
음악과 같이 달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재미는 쏠쏠하더라고요.

음 하나하나에 대한 과도한 집착, 선율에 대한 되새김 때문에
가끔은 집중력이 떨어지더군요.
그래서인지 연주가 진행되면서 쫌 마음이 풀어지기도 했었는데,
그게 오히려  편하게 음악을 듣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선율을 되새긴다는 건,
인터넷에서 전송하는 파일을 하드디스크에 입력시키듯 머리 속에 되새겼던 것인데...
무척 피곤해서 오래 지속하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좀 내공이 쌓이면,
마음은 비우되 집중하는 느낌을 잡을 수 있겠다 싶어요.

감상하면서 색의 이미지를 떠올려보기도 했었어요.
발랄하고 빠른 부분에서는 밝은 계열의 색이 연상되고,
강렬지만 슬픈 부분에서는 어두운 계열의 색이 떠오르더군요.
모랄까, 컴퓨터로 음악 들으면 나오는 영상효과를 자체 제작하는 느낌이랄까요.

중간 중간, 소리가 빛나는 듯한 느낌이 나면
레몬을 손가락으로 짜면 즙이 나오듯, 뇌 속에서 행복 호르몬이 마구 분비되기도 했고요.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이것이 진정 인류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랄까요.

시간은 차차 흘러 흘러, 준비된 프로그램이 끝났고,
감동 받은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에는 진정한 기쁨과 연주자에 대한 존경이 동시에 묻어있었고,
저도 물론 그랬을테지요.
앵콜을 외치는 사람은 없었지만, 박수 소리는 꽤나 오래 지속되었어요.
당연히 그렇듯이 다시 한 번 나와서 앵콜 공연을 했는데, 이게 웬걸,
사람들의 박수 소리에 연주자도 감동 받은 것인지 서너 번을 무대 뒤와
무대를 오가면서 앵콜 공연을 해주었답니다.
완전 뽕뽑았지요 ^^

특히나 귀에 익은 "사랑의 인사"는 라이브 음악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끔 해줬답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서 들어본 음악이니까 비교가 가능하잖아요.
두 말하면 잔소리, 진짜 최고!

연주가 모두 마무리 되고, 마지막엔 와인 파티까지.
웰빙의 끝을 달리는 공연이었습니다.
하우스 콘서트 진짜 강추에요.





+ P.S  남자 분들 주목하세요.
         하우스 콘서트에 오는 여자분들 완전 예뻐요~
         시각, 청각, 미각 모두 다 호강을 누릴 수 있는 하우스콘서트!!
         다음엔 더 많은 분들이 이 기쁨을 누리시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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