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회]1년 전, 그리고 1년 후..
- 등록일2008.09.06
- 작성자류혜정
- 조회4268
2007년 9월 21일...김선욱과 권혁주가 함께 했던 그날...
하콘에 첫 방문하던 그날은 180여명이라는 최다관객기록을 세웠고, 저와 하콘의 인연이 시작되던
날이었답니다.
바닥에 떨어진 두 연주자들의 흥건한 땀들을 관객들이 직접 닦아내며 함께 했던 그날의 기억을 안고
그 후 1년만에 단독 연주를 갖게 된 혁주씨를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종일 지치고 피곤한 일상이 견딜만 하다고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큰 맘먹고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하콘. 무료관람 기회를 쓰겠다고 말하는 저에게 몇회 공연이었는지 묻는 스텝분과 제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164회요^^" "아, 권혁주씨 연주였네요^^"
이미 저에게는 참으로 의미있는 연주라는 게 느껴지시죠? ㅎㅎ
그리고 2층계단으로 오르려는 찰나, 빼꼼 연주자 방문을 열고 나오는 혁주씨와 인사를 나누면서,
오늘 연주는 대박이겠구나 생각했답니다. 이건 제가 아는 느낌이구요^^
이번 레퍼토리에서 제가 제일 기다렸던 곡은 바로 첫곡 노바첵 무궁동이었고, 그리그 소나타를 직접 듣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노바첵 무궁동...혁주씨가 참 오랜만에 했을 레퍼토리였기 때문에 본인에게도, 연주자에게도 무척 의미있었을 거라 생각되네요. 정말 신선한 충격...연주되는 동안 같이 숨쉬고 마음으로 같이 연주하며
그 짧은 곡이 너무 아쉬울 정도로 빠져든 것 같습니다. 연주가 끝나고는 정말 두근두근하다 못해
심장이 너무 떨리는 체험을....ㅋㅋ
자, 이제 손이랑 팔 다 풀었으니 더 본격적인 연주가 시작됩니다.
1년 전 두 번째 연주곡은 베토벤 소나타 7번이었지요. 오늘은 좀 더 파퓰러한 5번 봄이 연주됩니다.
아직은 브람스나 베토벤 곡 등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좀 더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연주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던 혁주씨 인터뷰 내용이 기억나네요.
공연장 내부는 이미 조금씩 더워지고 있었지만 잠시나마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쉬는 시간을 보내고, 2부 첫곡 그리그 소나타.
1년 전에는 슈트라우스 소나타로 1부와는 또 다른 느낌의 새롭고 화려한 연주를 들려줬었지요.
사실 그리그 소나타는 일반 관객이 흔히 들을 수 있는 곡은 아닌 듯 하여 여러 관객분들 또한 가장 인상적인 곡으로 남았을지 모르겠네요.
도입부부터 시작되는 강하고 굵은 연주. 혁주씨만의 연주스타일이 돋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전 항상 혁주씨 연주를 볼 때면 오른손과 팔의 움직임만 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인데요. 여담입니다만, 그 오른팔 보험들 생각없는지 권해주고 싶은 생각이에요 ㅋㅋㅋ
개인적으로 그리그 2악장에 새삼 매료되었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너무너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만으로도 이미 눈물이 날 만큼 속으로 "아, 어떡해 어떡해"를 연발했으니...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로 감정이입이 됐다고 할까요.
살포시 미소짓고 있는 관객, 지그시 눈을 감고 듣는 관객, 넋나간 표정의 관객....
3악장에 들어서고 나니 이미 공연장 분위기는 "믿습니다~~~!" 더군요 ㅋㅋㅋ
점점 권혁주라는 연주자를 맹신하고 따르는 분위기가 되어가더라구요.
마지막 곡 왁스만 칼멘 판타지. 말할 필요가 없는 레퍼토리였어요. 혁주씨한테 참 잘 어울리는 곡이니까요. 첫부분 피아노에서 잠깐 손가락이 풀린 이혜진씨의 특유의 귀여운(죄송^^) 표정이 저도 함께 미소짓게 했어요
이번공연 역시 앵콜곡이 참 궁금했는데, 바찌니의 "요정의 춤", 고도프스키의 "옛날의 빈" 두 곡을
연주하더군요.
바찌니곡은 점점 혁주씨의 18번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본인도 즐기면서 연주하는 모습이 겉으로도 드러나니까요. 두번째 곡 "옛날의 빈"은 러시아 작곡가의 곡인만큼 러시아 향기가 물씬나는 곡이지요. 빈에도 아직 가본 적 없고, 더더욱이 옛날의 빈은 어떠했는지 추억할 꺼리도 없습니다만 왠지 뭔가 꺼내서 추억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곡이에요 ㅋ 혁주씨처럼 이 곡을 표현하기에 어울리는 연주자도 없을꺼라는 생각이^^ 앵콜로 꼭 이 곡을 연주해주었으면 했는데 맘속으로 쾌재를 불렀던 순간이었답니다.
연주가 끝나고 수줍어하는 여자친구와 함께 나타난 혁주씨, 그리고 피아니스트 이혜진씨.
사실 이날 반주를 맡았던 피아니스트 이혜진씨는 혁주씨랑 가장 오랜동안 호흡을 맞췄던 반주자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래서인지, 제가 보았던 연주들 중에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인 것 같습니다.
항상 웃는 얼굴, 연주때는 그 몰입하는 표정과 연주자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때때로 잊지않는
성격좋은 미소들이 이혜진 씨를 볼 때마다 제가 흐뭇해지는 이유일꺼에요.
이날 유독 웃는 얼굴을 많이 보였던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를 만났고, 그의 연주를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이 하콘 199회를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네요. 1년 전 하콘에서, 그리고 1년 후 하콘에서 본 그의 모습은 변함이 없었고, 또 변했습니다. "천재"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지만, 연주를 앞두고 늘상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연습하고 노력하고, 새벽까지 연습하는 권혁주라는 연주자는 분명 이번 연주에서 보았듯이 더더욱 성숙해지고, 더더욱 훌륭한 연주를 할 꺼라는 믿음이 또 한 번 생겨났답니다.
항상 좋은 연주 들을 수 있게 노력해주시는 박창수 선생님, 그리고 스텝분들께 고마운 마음인 거 아시죠? 뭔가 보탬이 되고 해드릴 것이 없나 생각하게 되는 제 주절주절 관람기였습니다^^
하콘에 첫 방문하던 그날은 180여명이라는 최다관객기록을 세웠고, 저와 하콘의 인연이 시작되던
날이었답니다.
바닥에 떨어진 두 연주자들의 흥건한 땀들을 관객들이 직접 닦아내며 함께 했던 그날의 기억을 안고
그 후 1년만에 단독 연주를 갖게 된 혁주씨를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종일 지치고 피곤한 일상이 견딜만 하다고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큰 맘먹고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하콘. 무료관람 기회를 쓰겠다고 말하는 저에게 몇회 공연이었는지 묻는 스텝분과 제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164회요^^" "아, 권혁주씨 연주였네요^^"
이미 저에게는 참으로 의미있는 연주라는 게 느껴지시죠? ㅎㅎ
그리고 2층계단으로 오르려는 찰나, 빼꼼 연주자 방문을 열고 나오는 혁주씨와 인사를 나누면서,
오늘 연주는 대박이겠구나 생각했답니다. 이건 제가 아는 느낌이구요^^
이번 레퍼토리에서 제가 제일 기다렸던 곡은 바로 첫곡 노바첵 무궁동이었고, 그리그 소나타를 직접 듣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노바첵 무궁동...혁주씨가 참 오랜만에 했을 레퍼토리였기 때문에 본인에게도, 연주자에게도 무척 의미있었을 거라 생각되네요. 정말 신선한 충격...연주되는 동안 같이 숨쉬고 마음으로 같이 연주하며
그 짧은 곡이 너무 아쉬울 정도로 빠져든 것 같습니다. 연주가 끝나고는 정말 두근두근하다 못해
심장이 너무 떨리는 체험을....ㅋㅋ
자, 이제 손이랑 팔 다 풀었으니 더 본격적인 연주가 시작됩니다.
1년 전 두 번째 연주곡은 베토벤 소나타 7번이었지요. 오늘은 좀 더 파퓰러한 5번 봄이 연주됩니다.
아직은 브람스나 베토벤 곡 등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좀 더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연주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던 혁주씨 인터뷰 내용이 기억나네요.
공연장 내부는 이미 조금씩 더워지고 있었지만 잠시나마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쉬는 시간을 보내고, 2부 첫곡 그리그 소나타.
1년 전에는 슈트라우스 소나타로 1부와는 또 다른 느낌의 새롭고 화려한 연주를 들려줬었지요.
사실 그리그 소나타는 일반 관객이 흔히 들을 수 있는 곡은 아닌 듯 하여 여러 관객분들 또한 가장 인상적인 곡으로 남았을지 모르겠네요.
도입부부터 시작되는 강하고 굵은 연주. 혁주씨만의 연주스타일이 돋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전 항상 혁주씨 연주를 볼 때면 오른손과 팔의 움직임만 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인데요. 여담입니다만, 그 오른팔 보험들 생각없는지 권해주고 싶은 생각이에요 ㅋㅋㅋ
개인적으로 그리그 2악장에 새삼 매료되었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너무너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만으로도 이미 눈물이 날 만큼 속으로 "아, 어떡해 어떡해"를 연발했으니...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로 감정이입이 됐다고 할까요.
살포시 미소짓고 있는 관객, 지그시 눈을 감고 듣는 관객, 넋나간 표정의 관객....
3악장에 들어서고 나니 이미 공연장 분위기는 "믿습니다~~~!" 더군요 ㅋㅋㅋ
점점 권혁주라는 연주자를 맹신하고 따르는 분위기가 되어가더라구요.
마지막 곡 왁스만 칼멘 판타지. 말할 필요가 없는 레퍼토리였어요. 혁주씨한테 참 잘 어울리는 곡이니까요. 첫부분 피아노에서 잠깐 손가락이 풀린 이혜진씨의 특유의 귀여운(죄송^^) 표정이 저도 함께 미소짓게 했어요
이번공연 역시 앵콜곡이 참 궁금했는데, 바찌니의 "요정의 춤", 고도프스키의 "옛날의 빈" 두 곡을
연주하더군요.
바찌니곡은 점점 혁주씨의 18번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본인도 즐기면서 연주하는 모습이 겉으로도 드러나니까요. 두번째 곡 "옛날의 빈"은 러시아 작곡가의 곡인만큼 러시아 향기가 물씬나는 곡이지요. 빈에도 아직 가본 적 없고, 더더욱이 옛날의 빈은 어떠했는지 추억할 꺼리도 없습니다만 왠지 뭔가 꺼내서 추억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곡이에요 ㅋ 혁주씨처럼 이 곡을 표현하기에 어울리는 연주자도 없을꺼라는 생각이^^ 앵콜로 꼭 이 곡을 연주해주었으면 했는데 맘속으로 쾌재를 불렀던 순간이었답니다.
연주가 끝나고 수줍어하는 여자친구와 함께 나타난 혁주씨, 그리고 피아니스트 이혜진씨.
사실 이날 반주를 맡았던 피아니스트 이혜진씨는 혁주씨랑 가장 오랜동안 호흡을 맞췄던 반주자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래서인지, 제가 보았던 연주들 중에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인 것 같습니다.
항상 웃는 얼굴, 연주때는 그 몰입하는 표정과 연주자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때때로 잊지않는
성격좋은 미소들이 이혜진 씨를 볼 때마다 제가 흐뭇해지는 이유일꺼에요.
이날 유독 웃는 얼굴을 많이 보였던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를 만났고, 그의 연주를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이 하콘 199회를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네요. 1년 전 하콘에서, 그리고 1년 후 하콘에서 본 그의 모습은 변함이 없었고, 또 변했습니다. "천재"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지만, 연주를 앞두고 늘상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연습하고 노력하고, 새벽까지 연습하는 권혁주라는 연주자는 분명 이번 연주에서 보았듯이 더더욱 성숙해지고, 더더욱 훌륭한 연주를 할 꺼라는 믿음이 또 한 번 생겨났답니다.
항상 좋은 연주 들을 수 있게 노력해주시는 박창수 선생님, 그리고 스텝분들께 고마운 마음인 거 아시죠? 뭔가 보탬이 되고 해드릴 것이 없나 생각하게 되는 제 주절주절 관람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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