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회] 첫 경험..
  • 등록일2008.08.18
  • 작성자박지인
  • 조회4530
나름대로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공연문화를 많이 접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문화생활의 차원이랄까.. 그런것이 있잖아요.
영화,대중음악 < 연극,뮤지컬 < 클래식 (뭐.. 오페라.. ㅡㅡ;;)
접하기 어려운 순이기도 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순이기도 하고.. 비용이 비싸지는 순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의미에서 클래식음악은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뭐.. 나름 고전음악들을 많이 듣느라고 듣고는 있지만, 음악회를 간다는 건..
이브닝 드레스를 차려입고 여유있는 부채질도 좀 해가면서 큰 공연장에서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들어야 하는, 그런 음악이 클래식. 이라는 고정관념이랄까요..

몇주전 "문화지대"라는 프로그램에서 하우스콘서트에 대한 내용을 알고는 앗! .. 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완벽한 "정답"이라는 이해가 없는 음악에서 쉽고 어려움은 그저 마음먹기나름일텐데.. 형식도 정하기 나름일텐데 왜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졌을까요..

몇주동안 고민하고 망설이다가 드디어 어제 방문을 했습니다.
아.. 정말 말그대로 가정집 2층 거실에 빡빡하게 모여앉아 (어제는 사람들이 좀 많은 편이었다고 하시더군요..) 편히 양반다리를 하거나 무릎을 세우고, 벽에 살짝 기대어 음악을 들었습니다.
평소때 듣던 고전음악이 아니라 처음듣는 생소함도 있고 해서 좀 느낌은 달랐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피아노선율에서 느낄 수 있는 (아마 분위기도 큰 몫을 했을 것이구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부드러운 피아노선율과 강렬하기도 한 바이얼린 선율..
편한 분위기.. 정말 누군가의 집에 초대되어 편하게 둘러앉아 들은 것같은 음악.
정말.. 좋더군요.
음악에 대해서는 그저 감상을 말할 정도지만,
지긋이 눈을 감고 벽에 기대서 피아노선율을 따라가다보면, 상어가 출연하는 어두운 바다속이 연상되기도 하고, 바다에 실려 조용히 떠가는 배가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연주자가 미리 설명해주었던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이기도 했지만요.. ㅡㅡ;;
앵콜곡으로 연주해주셨던 타이타닉의 주제곡은 정말.. "자유로웠"습니다.

어제 들은 그 음악들은.. 마치 감정을 표현하는 "추상화"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호로비치를 위하여"라는 영화에서 천재소년이 자연현상이나 자신의 감정을 피아노로 표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감정, 풍경, 현상들을 음악으로 표현한 느낌..
보는 순간 뭔지 모를 느낌 뿐이지만, 보면 볼수록 화가의 감정이 느껴지는 추상화같은 느낌이 바로 그 음악들에서 느껴지더군요.
고전음악의 딱 짜여진 깨끗하고 확실한 풍경화의 느낌이 아닌... 즉흥적이기도 하면서 느낌이 더 강조된 것 같은 음악. 아주 좋았습니다.

끝나고 와인한잔에 치즈를 함께하면서 연주자와 같은 공간에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도 참 좋았습니다. 아직 망설임이 많아서 쉽게 다가가지는 못했지만요..

정말.. 새로운 경험..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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