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진 바이올린 연주회 관람기
  • 등록일2008.06.26
  • 작성자이시윤
  • 조회4658
꽤 오랜만에 하우스콘서트를 방문했다.
항상 부모님과 왔었는데, 이번에는 꼭 같이 오고 싶었던 친구를 장시간 설득한(?)끝에 함께 참석하였다.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삼십분 전쯤 도착하였다.
강아지들과 놀면서 얼핏 들리는 리허설 소리를 들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연주를 해본 연주자도 긴장을 할까..?  
나는 왜 항상 남의 연주장에 가서 내가 긴장이 되는지 모르겠다.

일찍 온 덕분에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박창수 아저씨 특유의 조근조근한 소개 후
연주가 시작되었다.

역시 명당자리여서 그런가... 스트라빈스키의 박력 넘치는 멜로디가 미세한 진동으로 내 몸에 전달되었다.
마치 내가 연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연주자의 호흡이 그대로 음악과 어울러져서 함께 전달되는 것.,, 그것도 또 하나의 하우스 콘서트만의 매력이다
어느새 나도 연주자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쇼팽의 녹턴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정말 이 방이 악기통 같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내가 바이올린이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곳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이곳에 오면 연주자의 모습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악기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정말 좋은 학습장이 아닐 수 없다.

음... 내가 김소진씨가 연주하는 모습에서 발견한 것은 거의 손목 비브라토만 쓴다는 것?;;
엥콜곡 바하 무반주 소나타 1번에서는 비브라토 없는 바이올린 자체의 소리가 두드러졌다. 그 소리는 마치 도도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죄송합니다ㅡㅜ)
또 가까이서 보다 보니까 연주자의 열정이 직접 몸에 전해지는 것 같다...

앵콜곡이 한곡으로 끝나서 조금 아쉬웠지만, 즐거운 만찬(?)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렸다.
발코니에서 친구와 비스켓을 먹으며 베토벤 크로이쩌 연주에 대한 쟁쟁한 논쟁(?)을 벌이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김소진씨께 수줍게 인사를 드리고 행복하게 연주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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