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찬 소리가 좋았다.
그리고 가슴을 파고 들었다.

예쁘게만 하려 하지 않고,
그렇다고 마냥 강렬하지도 않은,
있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마음에 들었다.

소리는 나탄 밀슈타인을 지향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던 점에서
연주자의 음악적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음악을 몹시 사랑하고 즐기는 모습이 연주 곳곳에 묻어 나왔다.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있지 않고,
청중과 기꺼히 음악의 즐거움을 함께 하려는
열린 마음이 따듯하게 느껴졌다.

연주가 끝나고 연주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무척 좋았다.
예상대로 밀슈타인을 흠모하고 있었다.
오늘 연주한 스트라빈스키와 바르토크의 곡목보다
훨씬 과격한 현대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에 미국에 갔지만 우리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점이 흐뭇했다.
5년만에 쉬러 잠깐 고국에 들렸다 했다.
이곳에서의 연주는 관객의 호흡을 지척에서 느낄 수 있어 아주 편안하다고 했다.

스트라빈스키 이태리 조곡 2악장의 서정적 아름다움과 곡 내내 음악을 진정 사랑하고 즐기는 모습,
바르토크 광시곡 1번의 거침없는 분방함,
쇼팽 야상곡 20번의 값싼 감상에 빠지지 않는 품격 높은 해석이 좋았다.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편안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음악적으로 잘 소화해 냈다.
부디 일취월장하여 깊은 연주를 들려 주는 음악가가 되길 기원한다.

반주자의 거침없는 피아노 연주 또한
독주자의  꾸밈없는 연주 스타일과 잘 어울어져
멋진 앙상블을 이루어 냈다.

이어진 앙코르,
어머니 생신 선물로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는
바흐 샤콘느는 너무 길어 대신 연주한다는
따뜻한 소갯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의 첫 악장은
가슴을 울렸다.

처음 간 하우스콘서트.
음악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말없이 전해지는
음악의 전당을 마련하신 주인장께 경의를 표한다.
내내 건강하시고 큰 발전있으시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