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환상의 발레가 머문 그 곳
  • 등록일2008.06.26
  • 작성자오타성
  • 조회4327
전 부터 친구가 하우스 콘서트에 대해 자랑을 많이 해서
나도 가고 싶다고  했는데, 드디어 오늘 그 곳에 가게 되었다.

대문에 자그만 하게 붙어 있던 "하우스 콘서트" 란 간판을 보고
괜히 심술부리 듯 ,
나 처럼 영어 모르는 사람은 어떻게 읽냐고 했더니
친구가 웃는다.

우리는 2층으로 안내 받았고, 그 곳은 정말 지금껏 내 가 본 공연장 중 최고였다.

생각에는 피아노 한대 덩그러니 있을 줄 알았는데
나름 조명도 설치 되어 있고, 마이크에 스피커까지 공간 전체가 이미 무대고 공연장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친구와 조잘조잘 그 설레임이 얼마 되지 않아 오늘의 연주자
김소진 (Violin) 씨와 현영경 (piano) 씨의 등장에 우린 모두 박수로 맞이 했다.

사실 나는 음악을 모른다.
가요도 싫어하고, 팝도 싫어 하고, 그나마 정서적으로 국악이 제일 편한데
이런 내가 과연 그 아름다운 자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까.

허나, 이건 기우였다.
음악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내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환상의 무대를 만드는 것이었다.

바이올린은 여자가 되고 피아노는 남자가 되고,
음악이 연주되는 순간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내 환상속에선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춤을 추고 있었고, 그들은
사랑도 나누고, 안타까운 이별도 하며,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때론 빠르고 경쾌한 리듬에선 톰과 제리가 등장하여 나를 즐겁게도 하였다.
그리고, 무엇 보다 내가 눈을 떴을 때 내 앞에서 나만을 위한 연주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두 분의 모습은 열정 그 자체였다.

2부에서 나는 빌리엘리어트를 보았다.
아버지를 위해 춤을 추던 모습 그대로 빌리는 오늘 나를 위해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

연주가 끝나고 누구보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것 같다.
김소진씨의 눈물을 보며, 나도 모르게 뭉클함에 함께 울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음악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오늘 나에게 멋진 경험을 시켜준 친구가 세상 그 누구 보다
고맙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와인과 커피 한잔을 마시며 과연 이 감동을 전할 수 있을까 하며 마주보았다.
허나, 말하지 않아도 이미 취해버린 음악이기에 우리에겐 오늘이 최고의 날이다.

오늘 멋진 음악을 들려준 김소진씨와 현영경씨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남기며
부족한 후기를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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