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닌토, 어느 마니아의 자히르
- 등록일2008.06.15
- 작성자정인선
- 조회4481
(각주)
아랍어로 자히르는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 나가서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현상을 말한다.
그것은 신성( 神性)일수도 있고 광기(狂氣)일 수도 있다.
- 포브르 생 페르, 환상백과사전
.
.
.
앞자리..앞자리...
계속 되뇌였어..
그의 두번째 공연을 이미 체험(?)한 바 있던 나로서는
그가 "음악가에게는 특별한 공간"이라 표현했던 그 곳..아름다울 그곳에서
또한번 그의 바람같은 소리를...그림같은 그의 모습을 가까이서 흠뻑 누리고 싶었지..
칼퇴근을 위해 일들의 순서와 속도를 조절하고...
미세하게 두근거리는 신경들을 느끼며.. 카운트다운 하듯..낮시간을 보냈어..
(모름지기 마니아란..이런 거겠지.. ㅎㅎ)
여섯시가 조금 넘어서
종종종...전철역으로...
한번만 갈아타면 되는 가까운 노선이 있는 걸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
신촌역에 도착....
마을버스를 타고...괜히 승객들을 둘러보며...그곳에 가는 사람이 나말고 또 있을까..하는 생각.
버스에서 내린 후
홈피에서 알려준대로
육교를 건너고, LG전자와 주유소 사잇길..그리고 표지판없는 사거리...
이런, 어디로 가야하지..
그냥 주욱 걸어가봤고...평화로워 보이는 주택가..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이 온 집안에 조명을 밝혀둔 집 한 채.
들어서기 전 약속한 친구가 도착했는지 전화를 걸었어..
마침 집안 한 쪽 방에 두 번째 공연에서 보았던 키가 훌쩍 큰 바이올린 동요가 보였고,
그도 살짝 보일 듯 말 듯.
2층으로 올라가니 벌써 앞 줄은 찼고, 친구는 두 번째 줄에 얌전히 앉아 있더라구...
그래..이만하면 성공.
“벽쪽 자리가 좋대요.. 사람들 말이..”
한 쪽 벽 모서리에 자리를 잡았어.
음...그러고보니 두 번째 공연이랑 비슷한 거리와 각도구나..
바로 앞 자리...눈에 익은 모습
두 번째 공연에서 디지털로 낸 그의 세 번째 앨범의 CD자켓을 손수 준비해와
모든 손님들에게 선물했던 또다른 마니아 선배 "녹슨퍄노" 언니의 모습. ^^
그가 공연 중에도, 최근 흠모하게 된 심미안이 아름다운 팬이 한 명 있다며
특별한 애정을 보였던 녹슨퍄노 언니...서울에 사는 분이 아닌 것 같았는데..또 올라오셨구나..
광팬으로서의 강한 동질감, 동지의식을 느끼며 그녀의 등을 따스하게 바라보았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연애이야기...직장이야기...
한참 수다를 떨다 주변을 돌아보니...
이런...남자들은 거의 없고 여자들이 가득하네...
이 여자들도 오늘 그를 만나고나면 나처럼 되겠지? ㅎㅎ
몇몇의 사람들이 무대 코앞까지 옹기종기 자리를 잡아 앉았고...
공연이 시작됐어..
영화배우 김태우와 비슷한 인상을 지닌 한 남자(집주인인 박창수 아저씨^^)가
조곤조곤..너무나 조용한(--;;;) 목소리로 그를 소개하더군..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이게 어느나라 말일까...싶었습니다..”
드디어 그가 무대에 섰어...
아...그래,,,이 모습이었어...
잊고 있었던 두 번째 공연에서의 그의 얼굴이 떠올랐지...
음악가에 대해 음악이 아닌 외모를 운운하는 게
자칫 경망스럽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그의 외모는 그의 음악 못지 않게 감동(?)으로 다가온다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니
어쩔 수 없지 뭐... ^^;;
음...한마디로 그는..그림같았어...
현실아닌 비현실속 사람..아니...사람같지 않다고 해야 하나...
저 신화 속 나르시스 같고,
슬픔..그리움...순수...천진난만...지고의 성스러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심상들을 온 몸 가득 풍겨내고 있는 아름다운 남자...
그가 노래하기 시작했지...
그 자신의 이름이 되었고, CF를 통해 많은 이들의 귀에 익숙해진 Janinto(따스한 사랑)..
영화 세븐데이즈에 삽입되었던 기도와 같은 노래 Noh Cah(외로운 이들을 위한 사랑)..
두 번째 공연같은 음향에서 들었다면 훨씬 아름다웠을 무반주 아카펠라 Soli(사랑의 주문)..
젊은 친구들이 좋아한다는 보사노바 풍의 La Caei Hoat(쓸쓸한 사랑),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랑..기억들...아픔들...을 따스하게 놓아주는 느낌의 관조적인 노래 RiFiJerh,
(지금 그의 홈피를 딴 창으로 열어놓고서 글을 쓰고 있는데 이 노래가 나와..
또 눈물이 나려고 하네...ㅎㅎ)
지난 번 공연때는 녹슨퍄노 언니가 특별히 좋아한대서 앵콜로 준비했다던 G foli (G 선상의 아리아)
(이 곡 끝난 후 3분짜리 미니특강이 있었지...
G 선상의 아리아와 미션의 가브리엘‘s 오보에..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이 곡들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음..그건 말이지..자닌토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보컬이 주욱 뻗어가는 동시에 현악반주가 점차 하강하는 구조래...그리고 그런 곡들은 숭고하고
슬픈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대..^^)
사랑했던 여자를 그리워하며 호숫가에서 불렀던 노래라며 그저 담담하게 얘기하지만 정작 들으면
너무나 그리움 가득한 Maydah(그리움의 노래)...
그의 친구들 얘기해줄까..
그의 오랜 파트너 로윈타 언니는 지난 번보다 훨씬 아름다워진 모습이었어..
페달을 밟던 아름다운 맨발...
밝은 갈색 눈동자와 좀처럼 크게 웃지는 않고 살짝 미소짓던 모습...
그녀가 만들었다는 "로윈타 페로"라는 사랑스러운 곡을 자닌토가 불러주기도 했지..
김수환 추기경처럼 긴 인중을 가져 장수할 게 분명한 귀여운 청년 동요의
Spring Waltz, Kiss of Gypsy 바이올린 연주는
자닌토의 부드럽고 잔잔한 소리와 또다른 드라마틱한 감흥을 던져줘
누나들이 열광적인 환호로 답해주었지..^^
(근데 동요..미안해..나는 동요의 연주에 내내 집중할 수는 없었어..
저쪽 구석데기에 앉은 그를 흘깃흘깃 훔쳐보느라..이해해줄거지? 주인공이니까..^^)
까만 안경을 쓰고 나타난 데이드림(자닌토는 데두림이라고 부른다지...이름귀엽다...) 아저씨의
문 리버...(마침 어제 그 집의 나무로 만든 베란다에선 흐릿한 달빛을 볼 수 있었지... )와
아픈 사연을 담은 Tears...
결국 모두에게 줄 거였을 시집선물을 둘러싼 관객과의 한바탕 귀여운 장난...
(저...저기..데두림님,,
잘못보면 잠옷을 연상케하는 꽃무늬 바지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구요 --;;;;...)
곧 일본으로 진출하신다는데..좋은 일 가득하시길...
비상하게 나쁜 기억력 덕분에 프로그램을 일일이 확인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
노래하기 전 꼭 물 한모금씩 들이키는 모습,
두 눈을 지그시 감고 기도하듯 노래부르는 모습들은 두 번째 공연과 같았고..
다만...아쉬웠던 건..
소리가 지난번과 많이 달랐어..
음향이 그의 소리들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는 게 분명했고,
그 자신도 목 컨디션이 안좋은 것 같았지..
리허설을 매우 열심히 하느라 힘이 많이 빠졌다며..그치만 혹 삑사리가 나도 하나도 안 챙피하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그치만
소리에 대한 아쉬움을 채우고도 남을 그의 연주 중간중간의 아기자기하고 다정한 이야기들과...
그의 이야기에 생생하게 반응하고 웃어주는 아름다운 관객들이 있었기에
안타까움은 잠시...그 후 내내 흐뭇함 가득~
공연이 끝난 후엔
주인이 정성스레 준비해준 와인과 치즈를 들고 나가
친구와 달빛 흐르는 베란다에서 초여름의 시원한 바람을 만끽했어..
친절한 자닌토..
일일이 손님들과 얘기나누고, 사인도 해주고.
마침 우리에게도 다가오길래 한 컷 찍었지..
친구는 "나와 자닌토"를 잘 찍어줬는데,
나는 "친구와 자닌토"의 사진을 망쳐버렸어,, 세 번이나 찍었는데도 매번 흔들려서..--;;
친구와 자닌토가 일부러 그러는거 아니냐며..^^;;
음...일부러는 아닌 것 같고..내 무의식이 한 짓 같네...하하하
그 곳에서 목격한 에피소드 하나.
어떤 남자손님이 사인을 받고 간 후 바로 어떤 여자손님이 사인해달라고 했는데
마침 그 여자손님한테 펜이 없었어..
자닌토가 앞서 사인받아간 남자손님을 불러세워서 펜 좀 빌려달라고 하더라구..
그 펜으로 사인을 해주면서 들리는 둥 마는 둥 “ 두분이서 사귀면 되겠네요 호호호”
나 참...오지랖하고는...그 와중에...
아까 공연 중의 재잘재잘 만담(?)들이 떠오르면서 참 그답다...고 생각했지....
어때? 공연이야기......
그 밤.. 편안하고 따스한 그 곳에선
연주자와 손님들이 주체와 객체로 분리되어 있는 여느 무대들과 달리...
자닌토와...
얼마 되지않은 그의 마니아팬과...
그를 처음 만나는 다수의 팬들이..
그렇게 그의 음악과 하나가 되어 사랑을 나눴대...
참으로 아름다운...사랑이었다고...생각해...
언젠가..
그가 얘기한 것처럼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아닌 하프, 첼로와 어우러진 공간에서.....
그의 아름다움과 또한번 사랑을 나누고 싶지 않아?...
친구들....
.
.
.
p.s
그리고...집에 돌아와 그의 노카를 음반으로 들으며 따라 불렀다...
가사를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지만...그가 하듯 나는 나만의 언어로...
옆에 있던 친구가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한다...
결코 물리적으로는 비슷한 음성이 아닌데...
대상에 몰입한 한 마니아는 어느새 그 대상을 닮아가고 있나보다....
.................................................................................
자정이 넘기 전에 후기를 써야한다는 규칙을 지키느라
신데렐라처럼 급한 마음으로 주절주절 써봤어요..
후....게으른 내가 그래도 쓰긴 썼네...
곧 열두시가 되는구나..
문닫기 전에...올려놔야지... ^^
아랍어로 자히르는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 나가서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현상을 말한다.
그것은 신성( 神性)일수도 있고 광기(狂氣)일 수도 있다.
- 포브르 생 페르, 환상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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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자리..앞자리...
계속 되뇌였어..
그의 두번째 공연을 이미 체험(?)한 바 있던 나로서는
그가 "음악가에게는 특별한 공간"이라 표현했던 그 곳..아름다울 그곳에서
또한번 그의 바람같은 소리를...그림같은 그의 모습을 가까이서 흠뻑 누리고 싶었지..
칼퇴근을 위해 일들의 순서와 속도를 조절하고...
미세하게 두근거리는 신경들을 느끼며.. 카운트다운 하듯..낮시간을 보냈어..
(모름지기 마니아란..이런 거겠지.. ㅎㅎ)
여섯시가 조금 넘어서
종종종...전철역으로...
한번만 갈아타면 되는 가까운 노선이 있는 걸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
신촌역에 도착....
마을버스를 타고...괜히 승객들을 둘러보며...그곳에 가는 사람이 나말고 또 있을까..하는 생각.
버스에서 내린 후
홈피에서 알려준대로
육교를 건너고, LG전자와 주유소 사잇길..그리고 표지판없는 사거리...
이런, 어디로 가야하지..
그냥 주욱 걸어가봤고...평화로워 보이는 주택가..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이 온 집안에 조명을 밝혀둔 집 한 채.
들어서기 전 약속한 친구가 도착했는지 전화를 걸었어..
마침 집안 한 쪽 방에 두 번째 공연에서 보았던 키가 훌쩍 큰 바이올린 동요가 보였고,
그도 살짝 보일 듯 말 듯.
2층으로 올라가니 벌써 앞 줄은 찼고, 친구는 두 번째 줄에 얌전히 앉아 있더라구...
그래..이만하면 성공.
“벽쪽 자리가 좋대요.. 사람들 말이..”
한 쪽 벽 모서리에 자리를 잡았어.
음...그러고보니 두 번째 공연이랑 비슷한 거리와 각도구나..
바로 앞 자리...눈에 익은 모습
두 번째 공연에서 디지털로 낸 그의 세 번째 앨범의 CD자켓을 손수 준비해와
모든 손님들에게 선물했던 또다른 마니아 선배 "녹슨퍄노" 언니의 모습. ^^
그가 공연 중에도, 최근 흠모하게 된 심미안이 아름다운 팬이 한 명 있다며
특별한 애정을 보였던 녹슨퍄노 언니...서울에 사는 분이 아닌 것 같았는데..또 올라오셨구나..
광팬으로서의 강한 동질감, 동지의식을 느끼며 그녀의 등을 따스하게 바라보았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연애이야기...직장이야기...
한참 수다를 떨다 주변을 돌아보니...
이런...남자들은 거의 없고 여자들이 가득하네...
이 여자들도 오늘 그를 만나고나면 나처럼 되겠지? ㅎㅎ
몇몇의 사람들이 무대 코앞까지 옹기종기 자리를 잡아 앉았고...
공연이 시작됐어..
영화배우 김태우와 비슷한 인상을 지닌 한 남자(집주인인 박창수 아저씨^^)가
조곤조곤..너무나 조용한(--;;;) 목소리로 그를 소개하더군..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이게 어느나라 말일까...싶었습니다..”
드디어 그가 무대에 섰어...
아...그래,,,이 모습이었어...
잊고 있었던 두 번째 공연에서의 그의 얼굴이 떠올랐지...
음악가에 대해 음악이 아닌 외모를 운운하는 게
자칫 경망스럽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그의 외모는 그의 음악 못지 않게 감동(?)으로 다가온다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니
어쩔 수 없지 뭐... ^^;;
음...한마디로 그는..그림같았어...
현실아닌 비현실속 사람..아니...사람같지 않다고 해야 하나...
저 신화 속 나르시스 같고,
슬픔..그리움...순수...천진난만...지고의 성스러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심상들을 온 몸 가득 풍겨내고 있는 아름다운 남자...
그가 노래하기 시작했지...
그 자신의 이름이 되었고, CF를 통해 많은 이들의 귀에 익숙해진 Janinto(따스한 사랑)..
영화 세븐데이즈에 삽입되었던 기도와 같은 노래 Noh Cah(외로운 이들을 위한 사랑)..
두 번째 공연같은 음향에서 들었다면 훨씬 아름다웠을 무반주 아카펠라 Soli(사랑의 주문)..
젊은 친구들이 좋아한다는 보사노바 풍의 La Caei Hoat(쓸쓸한 사랑),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랑..기억들...아픔들...을 따스하게 놓아주는 느낌의 관조적인 노래 RiFiJerh,
(지금 그의 홈피를 딴 창으로 열어놓고서 글을 쓰고 있는데 이 노래가 나와..
또 눈물이 나려고 하네...ㅎㅎ)
지난 번 공연때는 녹슨퍄노 언니가 특별히 좋아한대서 앵콜로 준비했다던 G foli (G 선상의 아리아)
(이 곡 끝난 후 3분짜리 미니특강이 있었지...
G 선상의 아리아와 미션의 가브리엘‘s 오보에..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이 곡들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음..그건 말이지..자닌토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보컬이 주욱 뻗어가는 동시에 현악반주가 점차 하강하는 구조래...그리고 그런 곡들은 숭고하고
슬픈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대..^^)
사랑했던 여자를 그리워하며 호숫가에서 불렀던 노래라며 그저 담담하게 얘기하지만 정작 들으면
너무나 그리움 가득한 Maydah(그리움의 노래)...
그의 친구들 얘기해줄까..
그의 오랜 파트너 로윈타 언니는 지난 번보다 훨씬 아름다워진 모습이었어..
페달을 밟던 아름다운 맨발...
밝은 갈색 눈동자와 좀처럼 크게 웃지는 않고 살짝 미소짓던 모습...
그녀가 만들었다는 "로윈타 페로"라는 사랑스러운 곡을 자닌토가 불러주기도 했지..
김수환 추기경처럼 긴 인중을 가져 장수할 게 분명한 귀여운 청년 동요의
Spring Waltz, Kiss of Gypsy 바이올린 연주는
자닌토의 부드럽고 잔잔한 소리와 또다른 드라마틱한 감흥을 던져줘
누나들이 열광적인 환호로 답해주었지..^^
(근데 동요..미안해..나는 동요의 연주에 내내 집중할 수는 없었어..
저쪽 구석데기에 앉은 그를 흘깃흘깃 훔쳐보느라..이해해줄거지? 주인공이니까..^^)
까만 안경을 쓰고 나타난 데이드림(자닌토는 데두림이라고 부른다지...이름귀엽다...) 아저씨의
문 리버...(마침 어제 그 집의 나무로 만든 베란다에선 흐릿한 달빛을 볼 수 있었지... )와
아픈 사연을 담은 Tears...
결국 모두에게 줄 거였을 시집선물을 둘러싼 관객과의 한바탕 귀여운 장난...
(저...저기..데두림님,,
잘못보면 잠옷을 연상케하는 꽃무늬 바지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구요 --;;;;...)
곧 일본으로 진출하신다는데..좋은 일 가득하시길...
비상하게 나쁜 기억력 덕분에 프로그램을 일일이 확인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
노래하기 전 꼭 물 한모금씩 들이키는 모습,
두 눈을 지그시 감고 기도하듯 노래부르는 모습들은 두 번째 공연과 같았고..
다만...아쉬웠던 건..
소리가 지난번과 많이 달랐어..
음향이 그의 소리들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는 게 분명했고,
그 자신도 목 컨디션이 안좋은 것 같았지..
리허설을 매우 열심히 하느라 힘이 많이 빠졌다며..그치만 혹 삑사리가 나도 하나도 안 챙피하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그치만
소리에 대한 아쉬움을 채우고도 남을 그의 연주 중간중간의 아기자기하고 다정한 이야기들과...
그의 이야기에 생생하게 반응하고 웃어주는 아름다운 관객들이 있었기에
안타까움은 잠시...그 후 내내 흐뭇함 가득~
공연이 끝난 후엔
주인이 정성스레 준비해준 와인과 치즈를 들고 나가
친구와 달빛 흐르는 베란다에서 초여름의 시원한 바람을 만끽했어..
친절한 자닌토..
일일이 손님들과 얘기나누고, 사인도 해주고.
마침 우리에게도 다가오길래 한 컷 찍었지..
친구는 "나와 자닌토"를 잘 찍어줬는데,
나는 "친구와 자닌토"의 사진을 망쳐버렸어,, 세 번이나 찍었는데도 매번 흔들려서..--;;
친구와 자닌토가 일부러 그러는거 아니냐며..^^;;
음...일부러는 아닌 것 같고..내 무의식이 한 짓 같네...하하하
그 곳에서 목격한 에피소드 하나.
어떤 남자손님이 사인을 받고 간 후 바로 어떤 여자손님이 사인해달라고 했는데
마침 그 여자손님한테 펜이 없었어..
자닌토가 앞서 사인받아간 남자손님을 불러세워서 펜 좀 빌려달라고 하더라구..
그 펜으로 사인을 해주면서 들리는 둥 마는 둥 “ 두분이서 사귀면 되겠네요 호호호”
나 참...오지랖하고는...그 와중에...
아까 공연 중의 재잘재잘 만담(?)들이 떠오르면서 참 그답다...고 생각했지....
어때? 공연이야기......
그 밤.. 편안하고 따스한 그 곳에선
연주자와 손님들이 주체와 객체로 분리되어 있는 여느 무대들과 달리...
자닌토와...
얼마 되지않은 그의 마니아팬과...
그를 처음 만나는 다수의 팬들이..
그렇게 그의 음악과 하나가 되어 사랑을 나눴대...
참으로 아름다운...사랑이었다고...생각해...
언젠가..
그가 얘기한 것처럼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아닌 하프, 첼로와 어우러진 공간에서.....
그의 아름다움과 또한번 사랑을 나누고 싶지 않아?...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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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리고...집에 돌아와 그의 노카를 음반으로 들으며 따라 불렀다...
가사를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지만...그가 하듯 나는 나만의 언어로...
옆에 있던 친구가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한다...
결코 물리적으로는 비슷한 음성이 아닌데...
대상에 몰입한 한 마니아는 어느새 그 대상을 닮아가고 있나보다....
.................................................................................
자정이 넘기 전에 후기를 써야한다는 규칙을 지키느라
신데렐라처럼 급한 마음으로 주절주절 써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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