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하우스"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 등록일2008.02.16
  • 작성자강효순
  • 조회4895
처음으로 "하우스 콘서트"에 가보았고, 처음으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공연을 봤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혼자 공연을 관람해 해 보았네요.

1. 하우스 콘서트 - 진짜 집에서 콘서트를...
   언제 부터인지 정확지는 않지만, 몇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하우스 콘서트 공연 안내" 메일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큰누나가 하우스 콘서트에서 공연한 이후부터 인 듯 싶네요.(누나 공연도 가지 못했고요.) 항상 이메일을 아무 생각없이 슬적 보고 지워버렸는데 어느날엔 호기심이 생겨 여기 홈페이지에 들어와 봤습니다. 집에서 하는 공연이라 "하우스 콘서트"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게시판과 사진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군요. 더구나 콘서트가 열리는 "하우스"의 위치가 내가 24시간 거주하는 곳과 걸어서 15분 거리! 한번 가보기로 마음먹고,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공연 예약을 했습니다.
  기대했던 만큼 아늑하고 다뜻한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공연자와 관객의 거리였습니다. 방안에 앉아서 가수의 공연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니... (실제론 방이라기 보단 큰 거실이라고 하는게 적절하겠지만..) 의자에 앉아 있는 생활만 하다보니, 오랫동안 양반다리로 앉아 있으면 다리가 좀 저리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래도 공연을 그렇게 가깝게 들을 수 있는 것에 감동했네요. 가수와 눈을 맞추며 음악을 듣는 느낌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2.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공연 안내 게시물에서 흘러 나오는 "So Good Bye"를 듣고, 노래를 부른 그룹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검색해보니 드라마 OST에도 삽입 되었다는데 드라마는 보지 않았었고, 예전에 어디선가 듣고 좋다고 생각했던 매우 익숙한 노래였습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1집과 그 밖에 몇 곡을 찾아 들어보았는데, 전반적으로 조용하면서 편하고도 재미있는 노래 들이었습니다.
  공연에서는 처음 듣는 곡들이 대다수였지만, 어딘가 익숙한 선율이고 할까. 아마도 듣기 편안한 느낌이라서 그랬을 겁니다. 어른들이 부르는 동요 같은 느낌이랄까, 재밌는 가사에 처음들어도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기 편안한 노래가 많았던 점도 좋았고요. 편안한 공연장 분위기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맑고 차분한 목소리가 정말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착해 보이는 김민홍씨와 미소가 이쁜 송은지씨도 정말 매력적이었고, 중간의 멘트도 따듯했고요. 공연 내내 혼자 실실 미소도 짓고, 가끔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노래를 헤드폰 끼고 듣는 것과 직접 듣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은지씨 사진이라도 한장 찍고 싶었지만, 뻘쭘함과 조악한 핸드폰 카메라 화질 때문에 단념해 버렸네요.--;

3. 혼자 공연 보기
   혼자 영화를 본 적도, 혼자 공연장에 가본 적도 없었지만 한번 용기를 내봤습니다. "달콤말랑데이를 맞아 독수공방중인 커플 소외 계층에 계신 분들을 위한 공연"이라는 공연 소개와 하우스 콘서트는 혼자 오는 사람도 있다는 글에 조금 용기를 얻은 것 같아요.(실제로는 커플들이 많이 오신 듯 싶지만..) 정말 가기 직전까지 뻘줌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이미 예약도 했기 때문에 "하우스"에 시간 맞춰 갔습니다. 대충 빈자리에 낑겨 앉고 즐겁게 공연을 감상하고, 공연 후 와인도 한잔 홀짝 마시고 돌아왔습다. 솔직히 뻘쭘한 점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나름 혼자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누군가와 같이 음악회의 감동을 공유하면 좋겠지만, 여건이 안될 경우 혼자라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하우스 콘서트를 혼자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ps. 사실 공연 직후, 관람기를 제 블로그에 올렸었는데 방문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보고, 하우스 콘서트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인기를 실감했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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