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콘 두 번째 방문기 - 인연
- 등록일2008.01.20
- 작성자류혜정
- 조회5002
퇴근하고 하콘가는 길...
왠지 작년 9월 첫 방문때보다 더 설레는 마음이었습니다.
늘 애청하고 있는 "장일범의 생생클래식"의 주인공 장일범님을 만나러 간다는 것,
함께 애청하던 다른 분들을 처음 만나고, 함께 간다는 것,
"오페라" 를 만나러 간다는 것,
오랜만에 하콘을 방문한다는 것....
너무너무 많은 이유들로 마음이 설레었던 것 같습니다.
날씨가 추워도, 더워도....하콘은 언제나 따뜻한 기운 덕분인지 현관문에 들어설 때부터 느껴지는 온도가 비슷한 거 같아요^^
해맑은 수철님, 반갑게 맞아주시고 계단을 오르면서 벌써부터 2층에서 장일범님의 발랄한 웃음소리가 들리더군요.
참 아늑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적당한 인원이 스크린 앞에 모여앉은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한 살도 더 먹었고, "이젠 힘들면 기댈 곳이 필요해"라는 생각으로 맨 뒷자리에 앉았더랬습니다. ㅎㅎ (정말 제일 편한 자세로 볼 수 있었어요)
오페라....
사실은, 개인적으로 오페라에는 관심이 덜했어서 다른 음악분야에 비해 아는 바도 별로 없고,
굳이 오페라를 보러 간 적도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안됐답니다. 그런데 왠지 장일범님과 함께 하는
시간에 솔깃해지면서 이 참에 오페라 공부도 좀 해볼까 하는 호기심으로 이번 하콘에 참여한 거였거든요.
왠지, 오페라..라면 덩치 큰 남녀가수들이 살짝은 억지스러운, 듣기 조금은 거북한 바이브레이션을 섞어가며 노래부르던 것들이 떠올라서 좀처럼 흥미를 느낄 수가 없었던지라..
하지만, 첫 곡 "라 트라비아타"의 영상과 함께 전주가 흘러나올 때쯤...
저는 이미 속으로 "어떡해.."를 연발하며 찌릿찌릿 전율을 느껴가며, 팔에는 소름이 돋은 채 점점 꼬꼬닭이 되어 가고 있었다지요..ㅋㅋㅋ
눈을 감고 들으면, 여지없이 라디오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장일범님의 술술 풀어놓으시는 오페라 이야기 보따리를 주워담으며 한 가지 걱정이 생겼습니다.
......."클래식 연주보러 다니기도 버거운데, 이제 오페라까지 보러 다니게 되면 어쩌지?........
ㅋㅋㅋㅋㅋㅋ
처음 만난 분들과도 스스럼 없는 대화를 서로 나누고, 말 그대로 "축배"를 들면서 보낸 뒷풀이 시간 또한 너무 여유롭고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뭣보다 성격 좋으신 장일범님과 함께해서, 그 웃음소리 맘껏 들을 수 있어서 더 즐거웠어요 ㅎㅎ
이번 하콘을 통해서 "오페라"와 좀 더 가까워지게 됐고,
새로운 오페라 가수들을 알게 됐고,
무엇보다도 "음악"으로 인한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꼈답니다.
방법은 서로 다를지라도 저들은 어떻게 음악을 즐기는지, 어떻게 행복해하는지 듣고, 알게 되어서
참 뿌듯했습니다.
하콘도 제게는 아주 소중한 인연이구요. 하콘에서 만난 모든 인연들이 오래도록 행복으로 남을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콘 스텝분들,
제가 사진찍어드린다고 좀 당황스럽게 해드린 건 아닌지 모르겠으나,
항상 앞에서, 뒤에서 그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수고하시는 모습들이 너무 아름답고 보기 좋았는데, 너무 뒤에만 계신 탓인지 사진에 담긴 모습은 보기 힘들었던 거 같아서 일부러 제안해봤답니다.ㅎㅎ
그 마음들 오래 간직하시고, 하콘에 다녀가는 모든 인연들에게 그 마음들 전해지길 바랄께요.
사진 여기에 올려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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