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의 춤 - 장두이 모노 콘서트 -
  • 등록일2007.10.28
  • 작성자안 숙경
  • 조회6421
해골의 춤
                  - 장두이 모노 콘서트 -


장발을 뒤로 묶고, 스님용 배낭을 둘러매고, 두루마기를 가장한 그런 옷에 군화를 신고 뉴욕이란 도시에서 만난 그의 뒷모습은 채플린 영화의 라스트를 보는 것 같다고 어떤 기자는 가슴이 찡 했다고 합니다.
나도 그 장면을 늘 가슴에 품고 다니지요. 마치 나의 분신 같아서.. 그래야만 나의 모든 예술적인 감성이 살아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연극, 무용, 음악 공연에 자기를 던져 몰입하고 진지하게 미쳐간 당당한 예술인으로서, 키 큰 코쟁이들 속에서 돋보였다고 말한  그 기자의 말대로, 그의 멋진 연기를 못 본 게 아쉽지요.
바람 따라 열정을 불살랐던 그의 타국 생활은 아프리카 피아노인 박을 가지고 만든 악기의 연주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안으로 굳게 잠겨 두었던 외로움이 音으로 인해 흘러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지금 연희동 2층 가정집에서, 좀더 가까이에서 벽을 허물고, 관객과 친절한 소통을 하려고, 그 악기를 튕기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소름 돋는 내 모든 감각기관들 분주하다. 그를 보려 머뭇거림 없이 달려온 내 움직임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꽃마차 탄 결혼식, 꽃마차 탄 장례식-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걸. 그는 진즉에 알고 있었나봅니다.
사막의 별들과도 놀았을 게고
네팔의 봉우리에서 하늘도 만났을 게고
갠지스강에 귀의하고 돌아온 그의 음악은 인디안 청년처럼 순수한 자연냄새가 납니다.
피아노 건반이 없는 노래를, 스승이 한 소절 부르면, 다시 따라 부르고, 그렇게 배운 노래가 연희동을 낭만에 젖어 들게 합니다.
빨간 테두리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화려한 선그라스를 쓴 해골이 기분 좋게 웃고 있습니다.
S라인에 율동적인 팔다리를 가진 해골은 징을 들고 회심곡을 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그와 함께 예술을 지켜온 친구들인 해골이 멋지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보았던 흉측한 해골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그의 친구들 해골은 멋쟁이. 소품이 아니고, 함께 가는 동반자인 것 같습니다.
사는 건 어디가나 똑 같다고, 즐기면 된다고, 고통도 즐기면 된다고...
그와 나왕켓촉과 인디안 음악을 얘기하며, 집시음악을 흘리자, 내 모습이 집시 같다고 웃는 모습이 맑고 착하다. 시집을 받아서 고맙다는 인사를 두 번씩이나....
선천적으로 타고 난 것처럼 외로움을 즐거움처럼 달고 다니는 난,
장님을 생각하면서 연주하는 하모니카 소리를 내내 가슴에 묻고 집으로....
나 역시 온몸을 붓으로 삼아 내 안의 모든 열정을 詩로 토해내지....
그처럼 유명하지도 않고, 화려한 이력도 없지만, 순수한 열정만은 똑 같을 거야 - 다독거리며, 아프리카 자장가 *악바예를 그리며 잠을 청하련다.
가위눌림 없이 아주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밤은...
영원한 자유인 그를 연극무대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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