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본 하우스콘서트
  • 등록일2007.10.07
  • 작성자정주희
  • 조회6991
언젠가 한번쯤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하우스 콘서트.
오랜만에 홈페이지에 들러 스케줄을 확인하던 중 박종훈 님의 출연소식을 접하고는
드디어 가볼 때가 되었군, 생각하였다.

딱히 박종훈 님의 팬이라거나 한 것은 아니었고,
(차라리 팬이라면 그냥 스쳤을지도.)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인터뷰하시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아마 문화예술 전문채널이었던 것 같은데 말하자면 심층;;인터뷰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그전에도 우연하게 지나가면서 접한 적은 있었겠지만 어떤 음악가인지는 몰랐었다.
그런데 한시간 동안의 방송분을 보면서 솔직하게 자기자신을 드러내는 것 같다는 생각에
괜히 친근감도 들고 그래서 가까이서 보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생각을 하게 됐었는데

언젠가 한번은(그리고 아마도 한번 이후에는 종종 혹은 가끔) 가보고 싶었던 하우스콘서트에,
마침 심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상태인 때에,
박종훈 님이 출연을 하시게 되어 있다니,
이때다 싶어 혼자 살짝 들러보기로 마음 먹고, 그리고 들러서 연주를 듣고 왔다.

처음 가본 하우스콘서트는 음..
애써 기대감을 안 가지려고 했으나 사실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그대로였다.
고급스럽지만, 참 편안했고 또 인간적이었다.

음악을 위한 공간이라면 결국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는데,
나한테 있어 음악을 들을 때의 편안함은 꽤 중요한 요소인 거 같다.
음악을 듣는 동안 음악하고 가까워지려면
음악 이외의 요소들에는 신경이 많이 안 쓰여야 할 것 같은데,
그러자면 몸도 적당히 자유로운 상태여야 할 것 같고,  
(혼자서 라디오나 씨디를 들을 때 좋은 점이 바로 그 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운드도 제법 괜찮아야 할 것 같고...
(좋은 시스템의 미덕이 이런 것이겠지..)

물론, 하우스콘서트가 딱 그랬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다...

음악을 사랑하는 전문가가 만들어낸 공간이니까 당연하다 싶지만,
음악을 좋아하기만 하는 나한테도 실제로 편안하게 음악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겠구나 싶어 기뻤다.

인간적이라는 것은, 하우스콘서트에 실제로 가보게 됐던 계기가 그러했듯이,
뮤지션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뮤지션 또한  그러한 가까운 만남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에서 느낄 수 있었다.
박종훈 님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소탈한 모습 그대로 스스럼 없이 청중에게 자신을 표현하고 대화하시는 듯 했고,
오페라 무대를 접할 기회가 없었던 내게 가까이서 그렇게 제대로 된 성악음악을 들려주셨던 김수연 님 또한
꾸밈 없는 태도로 대화하시고 노래해주셨던 것 같아 역시 편안했다.
(개인적으로는 원래 좋아했던 피아노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지만,
프로 성악가의 노래소리를 실제로 가까이서 들어본 것은 처음이어서 참 신선하고 멋진 경험이 됐다.)

음악은 사람이 만드는 거고, 사람 자체가 담겨 있는 거고..
그래서인지 음악 자체는 물론 음악과 관련된 사람 얘기를 듣는 것도 참 좋아하는데
하우스콘서트에서는 더 친근하게 음악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다.
물론 음악가에 따라 다를 테고, 또 안 그런 경우는 그 나름대로 음악 자체를 듣는 것만도 충분히 좋지만
이번처럼 소탈하게 자기자신을 잘 표현하는 음악가를 만나는 것은
하우스콘서트랑 참 잘 어울리는 일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가지 더, 콘서트시작 전에 빠방한 오디오시스템으로 아늑한 공간 가득 울리는 녹음음반을 들을 때의 행복감이란...
다음 번에 가게 될 땐 그 행복감을 더 오래 느끼기 위해서
좀 많이 일찍 가서 자리잡고 앉아 있어야겠다 싶다.

여튼, 이래저래 만족스러웠다.
(그랬기 때문에 후기도 쓰고 있는 거 같다..;;)

댓글

0개의 의견이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