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회 콘서트 관람 후기
- 등록일2007.07.28
- 작성자권기정
- 조회6914



159회 콘서트 관람 후기
어린 왕자의 별이 아닌 어린 왕자의 작은 성에서
하우스 콘서트의 대장님인 박창수 선생님을 콘서트 시작 전(아마도 7시35분경으로 기억한다.)에 만날 수 있었다. 만난 첫 느낌은 작은 성을 가지고 있는 어린왕자(조금은 죄송한 표현이다- 생땍쥐베리의 어린왕자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라는 표현이 맞을 듯해보인다. - 뭐 다분히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연희동을 찾아 전철과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서 하콘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내심 잔뜩 기대하고 만났을 때 들은 하콘지기의 심정은 많이 지쳐있단다. 지쳤다고? 공연 직전이 제일 힘든 때라고 한다. 그 심정 조금은 안다. 아마 공연에 대한 조바심일거라 생각한다. 공연이 끝나고 다들 돌아가면 그는 다시 부활의 날개짓을 하면서 다음 공연을 준비하고 생각할 것이다.
하콘 대장은 천성적으로 싸구려를 싫어하는 사람 같다. 자기가 만드는 모든 것이 싸구려로 느껴진다면 아마 그는 어디론가 잠적하고 말것 같다. 왜 그러냐구?
여기에 온 사람이 제일 먼저 받아보는 것이 프로그램 종이 - 이거 수입지다. - 오로지 혹은 스타드림 계열의 수입지다. 장당 원가 100원짜리- A4 한 장 15원 정도이다. 더 비싼 종이도 있지만 하루의 행사를 위해 다른 종이의 여나므배의 좋은 종이를 사용했다. 그리고 오디오 라던가 마이크 시스템도 나름 좋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하콘이 끝나고 먹고 마시는 와인과 치즈, 그리고 나초 칩, 나름 스탠딩 파티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입장료 2만원 내고 들어와 공연 재미있게 보고 와인 마시고 이야기 하다 가는 이런 좋은 문화가 어디있는가? 집주인이 손님 대접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여기에 온 사람은 심리적으로도 입으로도 만족을 하고 간다. 다른 매체에서는 새로운 문화라고 말하지만 나는 예전의 귀족의 문화하고 말하고 싶다. 돈 많은 귀족이 친구들을 초대해서 음악가를 초청해 좋은 음악과 음식을 대접한 것처럼 하콘 대장도 (처음 오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성의를 다해 대접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159회나 되는 하콘 동안 자신 만의 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마치 어린왕자의 별이 아닌 어린왕자의 성에서 친구들을 초대하는 것을 큰 낙으로 삼고 외로움을 같이 나누는 것이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2% 부족한 느낌이다. 자기 일에 자존심 강한 어린왕자도 느꼈을 것이다. 앞에서 세션들이 연주하고 가수(노래를 부르니 가수라 부르겠다) 가 목놓아 노래부를 때 관객들은 아직도 손님의 입장에서 많이 어색했나 보다. 오늘 나온 가수는많이 긴장했던것 같다. 하지만 특유의 배짱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한곡 두곡 끝날 때마다 박수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이 느껴진다. 드럼의 리듬감이 벽면과 마루를 타고 내 몸을 두드린다. 몸에 전율이 온다. 소름이 끼친다. 아마 이 성에는 이 전율과 소름을 먹고 사는 이무기 같은 괴물이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아마 집 현관 밖에 있는 개들이 그 괴물들의 실체라면 안심이 될 것 같다.)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하려면 아마도 천번 이상의 하콘의 전율과 소름이 필요할 것 같다.
처음의 관객과 가수의 어색함이 하콘이 끝날 때쯤 해소가 되지만 아직도 고기에 후추가 들어가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그 어색함을 해소하는 2%가 바로 끝나고 같이 나누는 음식들이다. 여기에 온 손님은 그제서야 집 주인의 의도를 아는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어린왕자의 성에서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특권이라고 말하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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